한마음학원 ‘송년의 밤’ 행사에 다녀와서
챔버 라인댄스팀 봉사자 신향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마음학원 이용자들의 송년의 밤 행사를 빛내기 위한 공연을 다녀왔다. 바쁘게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이라 틈틈이 퇴근 후 몇 번 모여 연습을 하였을 뿐 준비를 제대로 못해 사뭇 미안한 마음으로 찾아갔다. 요양병원에서 어르신을 위한 공연은 몇 번 해보았지만 장애인들을 위한 공연은 처음이라, 처음 본 그들의 표정 없는 모습이 생소하고 낯섦과 약간의 두려움으로도 다가왔다.
음악이 나오자 즐겁고 신기하게 바라보는 그들의 눈망울을 보자 금세 마음이 풀리고 잘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함께 즐기자는 생각에 즐겁게 춤을 출 수가 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선물을 나누어 주는 시간에 한 분 한분 이름도 불러주고 눈높이를 맞추면서 반짝이는 요술봉을 흔들며 함께 사진도 찍었다. 작은 선물에 즐거워하고 쑥스러운 듯 받아드는 모습은 천진함 그 자체였다. 장애를 가졌지만 마음은 따뜻하기 그지없음에 바라보는 눈시울이 뜨거워지곤 했다. 행사가 끝나기 전 찍은 사진으로 예쁜 공주의 모습으로 변신시켜주고 장미꽃 정원의 요정처럼 편집을 해주는 한 이용자의 실력도 놀라웠다. 저들의 눈에 비친 우리들의 모습이었을까?
자신들의 마음이 공주이고 요정이기에 그렇게 그려보고 싶은 건 아니었을까!
장애를 가졌다 하여 보이는 모습에 뭔가 거리를 두고 바라봤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하고 끊임없이 ‘좋다, 나쁘다, 잘한다, 못한다’라고 분별하고 경쟁하는 마음을 감추고 꾸미고 가식으로 웃음 짓는 우리들이 바로 장애인인 것이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내 눈이 왜곡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봉사는 기술적으로 뛰어나야 하고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님도 알게 되었다. 같이 눈을 맞추고 손을 잡고 즐거워하며 있는 그대로 나누는 것이 봉사임을 아는 계기가 되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석양을 바라보며 비탈진 길을 내려오면서 우리는 말한다. 뭔가 하루를 잘 산 것 같은 느낌, 준 것이 아니라 뭔가 가슴 가득 채워가는 느낌이라고, 내년에 또 만날 것을 마음속으로 기약하며 새로운 것을 준비하려 한다.
*2023년 송년의밤 행사에 참여한 챔버 라인댄스팀 봉사자 중 한명입니다. 멋진 무대와 의상을 준비하여 이용자들과 직원들의 관심과 사랑을 가득 받았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행사를 빛내준 신향란, 최귀남, 박미정, 임삼순(생활지원팀장)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