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사무엘이 이르되 왕이 행하신 것이 무엇이냐 하니 사울이 이르되 백성은 내게서 흩어지고 당신은 정한 날 안에 오지 아니하고 블레셋 사람은 믹마스에 모였음을 내가 보았으므로
12 이에 내가 이르기를 블레셋 사람들이 나를 치러 길갈로 내려오겠거늘 내가 여호와께 은혜를 간구하지 못하였다 하고 부득이하여 번제를 드렸나이다 하니라
13 사무엘이 사울에게 이르되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 왕이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14 지금은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할 것이라 여호와께서 왕에게 명령하신 바를 왕이 지키지 아니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구하여 여호와께서 그를 그의 백성의 지도자로 삼으셨느니라
묵상:
사울이 왕이 된 지 2년이 되었을 때,
블레셋 사람들과 전쟁을 하게 되었다.
블레셋이 병거 삼만, 마병 육천명을 이끌고,
믹마스까지 올라와서 진을 치게 되었다.
믹마스란 예루살렘 북동쪽에 있는 지역으로,
블레셋 군사들이 이미 이스라엘 땅 깊은 곳까지 침투해 들어왔다는 것이다.
이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굴과 수풀과 바위 틈으로 숨어 들어갔고,
요단을 건너 요단 동편 길르앗 땅으로 도피를 가는 사람까지 생겨났다.
전쟁을 위해 모인 이스라엘 군사들을 심히 떨게 되었고,
사울 왕으로서는 2년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사무엘은 정한 기한에 사울에게 오지 않았고,
군사들은 점점 흩어지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울은 하나님께 번제를 드리게 되었고,
번제를 드리자 사무엘이 온 것이었다.
사무엘이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말은 이것이었다.
11절, "왕이 행하신 것이 무엇이냐"
사울이 대답했다.
11절, "백성은 내게서 흩어지고 당신은 정한 날 안에 오지 아니하고 블레셋 사람은 믹마스에 모였음을 내가 보았으므로"
12절, "내가 여호와께 은혜를 간구하지 못하였다 하고 부득이하여 번제를 드렸나이다"
1) 이스라엘 백성은 두려워서 점점 흩어지고,
2) 사무엘은 약속한 날에 오지 않았고,
3) 블레셋 군대는 믹마스까지 쳐들어왔고,
4) 그래서 사울이 여호와께 은혜를 구하고자 번제를 드렸다는 것이다.
인간적으로 봤을 때, 사울은 최선의 행동을 했던 것이다.
사울이 하나님을 불신했던 것도 아니고, 위기의 상황에서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고자 제사를 드렸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사무엘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13절,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
13절, "왕이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14절,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할 것이라"
14절, "여호와께서 그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구하여 여호와께서 그를 그의 백성의 지도자로 삼으셨느니라"
한 마디로, 사울이 하나님께 제사 한 번 드렸다가 왕위가 짤리게 된 것이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본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사울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왕이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13절)
"여호와께서 왕에게 명령하신 바를 왕이 지키지 아니하였으므로" (14절)
사울이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했다고 두 번이나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여호와께서 그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구하여 ~ 그의 백성의 지도자로 삼으셨느니라" (14절)
간접적인 말이지만, 사울은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은 어떤 사람을 말할까?
문맥상으로 보면, 사울 다음에 등장한 다윗을 말할 것이다.
다윗이 왕으로 뽑힌 이유는 이후 문맥에서 명백히 나오고 있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리라" (삼상 16:7)
그러니까,
다윗의 중심(마음)은 하나님께서 인정하셨고,
사울의 중심(마음)은 하나님께서 인정하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이 관점으로, 오늘 본문을 다시 읽어 보자.
사울은 어떤 마음으로 번제를 드렸을까?
어떤 마음이었길래, 하나님께서 사울의 중심은 인정하지 않으셨을까?
사무엘을 무시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왕이 된 지 2년 만에, 사무엘을 무시하고, 왕 자신이 번제를 드릴 수 있다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사무엘을 세우신 분은 하나님이셨고,
당시 사무엘은 선지자와 제사장 역할을 모두 수행하고 있었다.
선지자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왕과 백성에게 전해 주었고,
제사장으로서 왕과 백성을 대표해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던 것이다.
그러니까, 사무엘을 무시한다는 것은
선지자와 제사장을 세우신 하나님을 무시하는 것이고,
이스라엘 왕이기 때문에 자신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이었던 것이었다.
다윗은 이런 사울과 정반대의 행동을 했다.
다윗은 자신을 죽이려 했던 사울을 죽일 기회가 있었지만 죽이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하나님께서 그를 세우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울을 죽이는 것은 하나님을 무시하는 행동이었기 때문에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또한 다윗은
나단 선지자의 말과 책망을 들었을 때, 그것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다.
나단 선지자는
다윗에세 성전을 건축하지 못하도록 말했고, 다윗은 선지자의 말에 순종했다.
그리고 나단 선지자가
다윗이 범한 밧세바의 사건에 대한 죄를 책망했을 때, 다윗은 그 자리에서 바로 회개했다.
만약 나단 선지자가 사울에게
성전을 건축하지 못하게 했고, 밧세바 사건에 대한 죄를 책망했다면, 사울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지 않았을까?
선지자를 무시하고 행동했을 것이고, 이것은 결국 그 선지자를 보내신 하나님을 무시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오늘 본문은 사울이 번제 한 번 드려서 망한 이야기가 아니다.
하나님을 무시한 자가 어떻게 망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중심을 보시는 분이심을 기억해야 한다.
주님,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 주심,
저희 마음을 새롭게 하여 주옵소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역자들을 귀히 여기는 마음을 주옵소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으로 이 땅으로 살아가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