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자연의 섭리는 인간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도 무덥던 여름과 가뭄은 이상하리만큼 8월 중순을 넘어서면서부터 사그라지고 이제 저녁에는 오히려 추위를 느끼는 지경에 이르렀다. 방원재 앞의 드들강도 녹조가 점점 커지더니만 며칠 전 계속된 폭우로 인해 거의 사라졌다. 고추잠자리가 어지럽게 떠다니고 코스모스가 방긋 웃는다.
가을이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했다. 선선한 바람을 느긋하게 즐기며, 밤새는 줄 모르고 책에 빠질 수 있는 그런 계절이다. 반성하자. 사람들 만나는 시간을 줄여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을 더 늘리자. 1월 남미를 다녀와서 아직까지도 글을 끝내지 못하고 겨우 잉카트레킹에 대해서만 글을 썼다. 마추픽추, 아르헨티나와 이과스폭포, 남극, 파타고니아트레킹 쓸 일이 많다.
7월 16일은 영광cc 이기상 회장의 초청으로 총동창회 회장단 운동이 있었다. 19일 총동창회 사무처장 대상자 면접을 했다. 21일 김태규 상임부회장이 자신의 집으로 총동창회장단을 초청하여 보이차를 대접했다. 다양한 보이차 중에서도 품질이 우수한 보이차를 엄선하여 호강을 했다. 김 회장은 보이차의 달인이다. 28일 덕봉 형이 서울에서 내려와 운동을 하고 방원재에 만은 사람들이 모여 민어파티를 했다. 여름 운동을 가급적 피하고 있는데 이번 달은 어찌된 영문인지 산보다 필드를 더 나가게 되었다.
30일 큰 아이의 생일이라 천안에서 가족들이 모여 점심을 했다. 8월1일 양덕준 회장의 초청으로 세종 실크리버에서 운동을 하고 후배들과 저녁을 했다. 2일 시의회기자실에서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반대 광주 4개 대학 총동창회 기자회견이 있었다. 먹튀의 우려가 있는 기업에게 광주의 큰 기업을 팔아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을 표현했다. 늦둥이 진영이가 영어와 중국어를 학습하기 위해 싱가포르 국제학교로 떠났다. 아직 어린아이가 스스로 가겠다고 해서 대견했다. 6일 방원재로 60년사 편집위원들이 방문하여 점심을 했다. 7일은 적십자동문회 모임을 방원재에서 했다. 8일 전남대 ROTC 후배들이 입영교육을 받고 있는 중앙군사학교를 모교 총장, 총동창회장을 모시고 방문했다. 학교장이 후배인 권혁신 소장이라 더욱 반가웠다. 재학생들의 엄청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2일 진영이가 돌아왔다. 13일 집사람과 진영과 함께 설악산을 갔다. 매년 오색에서 대청봉을 거쳐 봉정암, 백담사로 내려오면서 스스로의 체력을 테스트했는데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취소하고 토왕성폭포 전망대를 다녀왔다. 15일 돌아와서 택시운전수를 관람했다. 16일 남도일보 김성의 사장과 간부들과 저녁을 했다. 18일 경총 주최 조찬모임에 이용섭 일자리위 부위원장이 오셔서 참석하고 목포를 내려가 일을 보고 저녁은 서일석 변호사 등 몇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19일 축령산을 다녀왔다. 21일 서울에서 정양석 의원과 법조 후배들 몇 사람이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갖고, 22일은 김상훈 북구의회 의장 등과, 24일은 강기정 전 의원의 싱크탱크 출범식을 다녀왔다. 내년 광주시장 선거를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과의 인연이 있어 가급적 행사에는 참석할 계획이다.
25일 총장 초청으로 총동창회 회장단 부부동반 모임이 있었다. 26일 가족들과 후배 몇 사람 부붇오반으로 완도 청산에 놀러갔다. 휴가의 막바지라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으나 술만 마시고 왔다. 청산에서 오자마자 대학 지도교수였던 정 교수님과 친구가 방원재를 방문하여 저녁을 함께 하며 옛 이야기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8일 총장 초청 국회동문 모임이 있어 일찍 서울에 올라가 잠시 일을 보고 모임에 참석하고 밤에 돌아왔다. 29일 목포에서 김광근 세무서장 부임을 축하하는 만찬이 있었다. 31일 이태리 피렌체에 있는 딸이 잠시 나와 광주를 내려오지 못하고 다시 출국한다고 해서 서울에 올라가 저녁을 가족들과 함께 했다.
그렇게 올 여름은 갔다. 과연 무엇을 했는지 물론 그동안 몇 권의 책을 읽고, 잉카트레킹에 대해 글을 쓰고, 또 동창회장님 축사를 몇 개 쓰고 했겠지만 희망과 셀램이 있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