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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차 판시팡 산행기 올립니다. (2018.12월호 하노이 한인소식에 게재 예정)
하노이 산악회에서는 매년 가을 판시팡산 (3,143m, Phan Xi Păng, 番西邦峰) 등산을 해오고 있으며, 2018년 올해 10번째가 된다.
올해도 8월 초에 산행 계획이 공지되어 참가자를 모집하였는데, 참가 조건은 9월 23일까지 신청 및 9월 23일까지 회비(600만동) 납부, 산행 전까지 훈련 산행에 3회 이상 참가 등이다.
참가자가 15명으로 확정되고 회비 납부가 완료됨에 따라 훈련산행은 떠이티엔-땀다오 코스 2회, 엔뜨산 북벽 코스 2회, 엔뜨산 앞면 코스 1회, 누이바산 1회 이렇게 6회가 실시되었다.
이중 떠이티엔 땀다오 코스는 떠이티엔사(Chùa Tây Thiên, 西天寺) 가는 길의 조금 전 좌측의 비탈길로 올라가서 길게 이어진 능선길, 계곡을 건너 다시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 땀다오 산 측면 코스의 마지막에 있는 디아응옥사(Chùa Địa Ngục, 地獄寺)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로, 길고 가파르기로 유명하다. 비가 오면 길이 미끄러워 고생을 많이 하게 된다. 엔뜨산 앞면 코스 산행은 10월 20일 있었는데, 마침 이 산행에 김도현 대사님과 윤상호 하노이 한인회장님도 함께 참가했다.
판시팡 산행의 개요는 11월2일(금) 저녁 하노이를 출발하여 사파까지 가서,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2일차는 깟깟마을을 출발하여 2,800m산장에서 1박을 하며, 3일차는 산장에서 판시팡산 정상을 등산하고 케이블카로 하산하며, 점심식사 후 하노이로 돌아오도록 되어 있다.
준비물 중 의류로 다운페딩(자켓), 겨울바지, 양말, 방한장갑, 방한모자, 여벌옷, 긴팔상의, 장비와기타물품으로 배낭, 등산화, 스틱, 썬그라스, 버프, 호루라기, 우의, 헤드렌턴, 방수백, 스포츠타월, 스패츠, 세면도구, 컵, 식기, 수저, 물 1L이상, 행동간식 등이며, 포터가 운반할 공동 장비 및 물품에 구급낭, 무전기2개, 제공음식, 제공침낭, 매트, 김치, 라면, 찌개거리, 주류, 물(1인당2L)버너 조별2, 코펠 조별2, 부탄가스 조별2개 등이며 짐은 포터에게 맡길 짐과 직접 가지고 갈 짐으로 구분하여 준비하였다.
11월 2일은 출발하는 날, 저녁 8시 45분경 산행 참석자 15명과 응원과 환송을 하기 위해 나온 회원들과 가족들 등 20여명이 쭝화의 인삼가든에서 판시팡 출정식 겸 저녁 식사를 하였다.
인태환 회장님으로부터 전반적인 산행계획에 대한 설명이 있은 후 준비물 점검 및 분배를 하고, 9시 25분에 도착한 18인승 DCAR 리무진에 탑승하여 하노이를 출발했다. 소형 버스는 쭝화를 출발하여 10시 55분에 푸토의 뚜언뜨 휴게소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하고, 11시 30분에 다시 출발하여 라오까이를 거쳐 익일 3시 55분에 사파에 도착했다. 호텔에 들러 약 2시간의 짧은 휴식을 취했다.
6시에 기상하여 인근 식당에서 아침 식사로 모두 퍼보(소고기쌀국수)를 먹었다.
사파현(Huyện Sa Pa, 縣沙垻)은 라오까이성(Tỉnh Lào Cai, 省老街)에 소속된 현으로, 현도는 사파시진(Thị trấn Sa Pả ,沙垻市鎮)이다. 이 시진의 평균 해발고도는 1400m로 고원지대이다. 판시팡산에 가려면 반드시 이 마을을 거처야 한다. 시진은 우리의 읍,면에 해당하는 지방 행정구역이다.
7시 경에 아침 식사를 마치고 산행을 위하여 산행 출발지인 깟깟마을을 향해서 버스는 출발한다.
7시 20분경에 깟깟마을에 도착하여 포터들과 짐을 분배하고 출발 준비를 하고, 7시 50분에 깟깟마을 매표소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깟깟마을은 사파에서 약간 경사진 곳으로 내려가 물가에 위치해 있다. 마을을 지나 내리막길로 좀 더 내려가니 개울과 만나는 곳에 조그마한 철제 현수교가 설치되어 있고, 다리를 건너 옆으로 가니 맑은 물이 흐르는 제법 큰 계곡을 만난다. 넓은 개울을 건너니 30도에서 40도 정도 되는 가파른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서 응달진 곳이 많다. 길 옆의 풀에 맺힌 이슬이 바지를 적신다.
조그만 계곡의 물을 지나니 다시 가파른 경사가 계속된다. 아마 이곳의 경사는 60도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등산로는 계단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경사가 가파르다 보니 계단의 폭이 발 길이의 반도 안 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지팡이나 주변의 나무를 잡지 않으면 오를 수 없을 정도이다. 약 300m 고도를 올라가니 이제 완만한 능선이 나타난다. 공원 측에서 작년에 계단을 설치했다고 들었다.
우리와 등산을 함께하는 포터 아줌마들은 슬리퍼를 신고도 산을 잘 올라간다. 외관상 체력은 우리보다 못해 보이나 짐을 지고 나르는 지구력은 우리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된다.
11시 30분, 해발 고도 1800m, 이제는 능선길이다. 가끔 평지도 나오고 또 시원한 바람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수월한 편이다. 공기도 맑고 주변의 원시림 나무와 바닥에는 쓰러진 나무에 위에 자라는 작은 풀들과 이끼들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아름답게 보인다.
12시 9분, 해발 1900m까지 도달했다. 여기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되어 있다. 조별로 준비해 온 버너와 코펠로 라면과 오뎅을 끓이고 밥을 하고, 개별적으로 가져온 과일과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었다. 포터와 가이드는 장작불로 국을 끓이고 밥을 하여 점심 식사를 했다. 포터들의 국을 한 숟가락 얻어 먹어보니 우리나라의 국 보다 상당히 싱겁다.
13시 10분 모두 식사를 마치고 커피 한 잔씩을 마시고 다시 출발한다. 조금 지나니 해발고도 2014 m 계속 능선길이 이어진다. 계곡을 지나고 능선에 조그마한 평지가 나타나고 있다. 능선이라서 옆에서 바람이 불어 시원하다.
가파른 능선길을 오르고 또 올라 드디어 산장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팀은 15시 50분에, 두 번째 팀은 16시 30분, 그리고 마지막 팀은 17시 10분에 도착했다. 훈련 산행을 했지만 각자 체력이 다르고, 그날의 컨디션이 다르므로 산행 속도의 차이가 많이 난다. 산장에 도착하니 무척 피곤하다. 모든 피로감이 몰려오는 것 같다. 모두 산장의 침상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한다.
여기 산장은 산의 능선에서 작은 가지가 튀어나온 곳으로 그 튀어나온 비탈진 가지 위에 앞으로는 1층이고 뒤로는 2층으로 목재 침상에 양철지붕의 삼각형 구조로 약 20평 정도 된다. 산장은 능선상에 위치하므로 바람이 많이 분다. 오늘 저녁은 이 산장에서 하루 밤을 보내게 된다. 날씨는 맑으나 조금 있으니 추위가 느껴진다. 이곳 능선의 날씨는 추워서 모닥불을 피워서 불을 쬐기도 한다. 모두들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식사를 했다. 메뉴는 밥과 라면, 오뎅과 삼겹살이다. 식사에 이어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하다가 20시 경에 취침에 들었다. 산에서 밤은 일찍 찾아오고 길게 느껴진다. 18시만 지나면 주변이 깜깜해진다. 여기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헤드라이트 불빛으로 조명을 한다.
이곳 산장은 해발 2763 m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여기 현재 기압은 770 hPa(헥토파스칼)이다. 해수면 상의 대기압 1013 hPa에 비교하면 약 76% 정도 된다. 그러다 보니 호흡으로 우리 몸으로 들어가는 공기의 부피는 같아도 압력이 24%정도 낮으니 실제로 들어가는 공기량은 해수면에 비하여 24% 줄어든 공기를 마시게 되며, 따라서 오르막길을 조금만 올라가도 숨이 가쁘게 느껴진다.
산장의 지하 1층에 열린 공간에서 베트남 사람들이 식사 준비를 한다. 장작을 피워서 밥과 국을 준비 하는데, 그 연기가 산장 바닥 나무 틈새로 위층에 있는 숙소로 올라온다. 우리는 밤새 내내 연기를 마셨는데, 나만 유독 두통이 시달렸다. 내 머리맡에 연기 통로가 있는 것으로 생각이 들었다. 하노이 도착 후에도 이 영향으로 몸살이 나서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다음 날 새벽 5시 반에 혼자 일찍 일어났다. 카메라를 들고 산장에서 약 30m 뒤쪽으로 올라가니 해 뜨는 광경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다. 한참 기다려 6시경에 아주 멋있는 일출 광경을 촬영할 수 있었다.
등산 3일차 오늘 아침 식사로 밥과 오뎅국 그리고 삼계탕이 준비되었다. 회장님이 특별히 준비한 특식이다.
7시 42분 산장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다시 정상으로 향한다. 여기에서 이제껏 동행한 포터들과 헤어져야 한다. 포터들은 정상에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8시 20분에 황련산맥(dãy núi Hoàng Liên Sơn, 黃連山脈)의 주능선에 도착했다. 경치가 절경이다. 멀리 사파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구름이 산 능선을 넘는 것이 보인다. 조금 더 가니 판시팡 정상이 보인다. 잠시 구름 속에 가려졌다 다시 구름이 걷히는 광경이 볼만하다.
황련산맥 주능선에서 다시 계곡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한다. 내려가는 시간이 대략 1시간 정도이다. 내려가는 길이 길다. 등산하면서 내리막길이 나타나면 짜증이 난다. 이번에 내려간 만큼 다시 더 올라가야 하니 힘이 더 들기 때문이다. 내려간 계곡에서 다시 올라가서 산비탈로 황련산맥 주능선에 다시 도착했다. 주능선에 올라가니 판시팡 정상이 다시 바로 앞에 보인다. 정상의 베트남 국기, 구층탑과 약사여래불 입상도 보인다. 여기에서 정상까지는 계단으로 되어 있다. 계단을 올라 약사여래불이 서있는 곳에 도착했다. 등산로에서 약사여래불이 있는 정비된 계단과는 길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 석재 난간을 뛰어 넘어가야 한다. 등산로는 개설해 두었는데 막상 정상과는 등산로로 연결이 안 되어 있다.
12시 30분 우리는 판시팡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은 맑고 멀리 까지 조망할 수 있었으며 상쾌한 바람이 불어 더운 몸을 식혀 주었다. 정상은 원래 뾰쪽한 바위로 되어 있었는데, 목재로 넓고 평평하게 마루를 만들었는데, 높이는 조금씩 다르나 대략 100여평은 될듯했다. 마루 가장자리에는 튼튼한 난간을 설치했으며, 높이가 다른 마루 사이에는 계단으로 연결했다. 정상 표시는 약 두자 높이의 삼각형 스테인리스 철판으로 정상부의 바위에 고정되어 있는데, 표시의 원안에 별과 FANSIPAN 3,143m이 각인되어 있다. 또한 정상 표기와 비슷한 표시를 3곳 더 설치하여 많은 방문자가 있더라도 사진 촬영의 편의를 고려한 것이 느껴진다. 정상에서 단체 기념 촬영을 하고 각자 인증 사진을 찍었다.
정상에서 보면 북서 면은 거의 절벽에 가까우며, 이곳으로 올라오는 구름을 볼 수 있다. 북동쪽200m 아래에는 사파로 연결되는 케이블카 역이 있고, 남쪽으로는 절(kim sơn bảo thắng tự, 金山寶勝寺)과 9층탑을 볼 수 있다. 정상에서 케이블카역으로 내려가는 길 중간에는 대형 석가모니 부처님 좌상이 사파 마을을 향하고 있다.
부처님 좌상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하사(chùa hạ, 夏寺)가 있다. 조금 더 내려오면 돌로 크게 문을 만들고 거기에 문 이름을 붙였는데 옛날에는 청운득로(靑雲得路)라고 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같은 내용의 베트남어(thanh vân đắc lộ)로 고처져 있다.
청운득로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케이블카 정류장에 도착한다. 미리 구입해둔 탑승권을 받아 13시10분경 케이블카에 탑승하고 하산하는 경관도 절경이다. 이 경관은 너무 험준하여 사람이 접근하기 곤란한 산의 경관을 볼 수 있으며, 밑에 내려오면 계단식 논의 장관도 볼 수 있다.
13시 40분 경 우리는 산 아래 케이블카 역에 도착했다. 판시팡산의 하산을 마친 것이다. 케이블카 역에서 택시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호텔 욕실에서 샤워 후 옷을 갈아입고 점심 식사 장소로 이동한다. 15시경 우리는 광쭝(Quang Dũng)식당에서 메뉴는 송어회와 송어 찌개 그리고 밥 등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오늘 주류는 Men보드카, 사이공맥주, 참이슬 등이 인기를 끌었다. 식사 하는 중 오늘 특이한 일과 재미있던 일 등으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러다 보니 16시에 버스를 출발하기로 한 약속이 늦어져 17시에 식사를 마치고 버스가 출발했다.
출발한 버스 안에서 팡시판 등반인증서와 기념 메달을 배부하고 각자 애창곡을 무반주로 부르는 재미있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22시 경 박닌 팀은 노이바이 국제공항 부근에서 하차하고, 22시 38분 버스는 중화출발지에 도착했으며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바로 해산했다.
이번 산행에 참석자는 김성호, 김세천, 김영기, 김자영, 김희라, 다오, 박종숙, 성웅기, 안경순, 안완식, 이덕로, 인태환, 윤성용, 조경미, 차영창 등 15명이다. 이중 박종숙씨는 하노이 산악회원은 아니나 호치민시에서 특별히 이번 산행에 참석했다.
산행 신청 단서에 이번 깟깟마을(cat cat)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기존의 짬똔(Trạm Tôn)출발 코스 보다 어려운 코스이므로 체력에 자신이 없으신 분들은 신청을 자재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으나 참가자 전원이 아무런 사고 없이 등산을 잘 마무리 했다.
등산코스 길이는 대략 도보 13.2km, 케이블카 6.3km 합 19.5 km정도이며, 소요 시간은 도보시간 8시간 30분 케이블카 시간 30분 합 9시간 정도이다.
이번 판시팡 산행은 어려운 등산코스를 오르면서 체력과 인내력을 확인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정상에서 환상에 가까운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었고, 함께한 동료 회원들의 우정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는 뜻 깊은 산행이었다.
첫댓글 멋진 산행후기 잘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무사산행을축하합니다 내가작접산행한것처럼 설명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기는 서울입니다
멋진 산행후기와,
예년 코스와 올 해 코스 비교괘적도,
그리고 날씨가 좋아 더 멋진 사진들 즐감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