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as Tommy란 무엇인가?
"텍사스에서 온 토미" 이 자식은 어찌하여 린디홉으로 들어오게 되었는가?
1. 패턴
우선 스윙 댄스에서 클로즈드 포지션에서 팔뤄의 팔을 뒤로 꺾듯이 돌려서
오픈 포지션으로 바꾸는 동작을
Texas Tommy(린디홉) 또는 Apache/Apache whip(주로 웨스트 코스트 스윙에서)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Texas Tommy와 Apache는 각각 독립적인 댄스의 이름입니다.
2. Texas Tommy
텍사스 토미(타미?)는 린디홉 등장 이전,
특히 1910-1913년에 미국에서 크게 유행한 춤으로
어떤 의미에서는 최초의 스윙댄스라고도 불립니다.
그 이유는 그 이전의 커플 댄스들이 모두 클로즈드 포지션에서 춤이 이루어졌지만
텍사스 토미에서 처음으로 오픈 포지션으로
'브레이크 어웨이'되는 부분이 생겨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포지션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주요한 패턴이 바로
우리가 배운 '텍사스 토미'의 동작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1900~1910년대까지 미국에는 정말로 많은 춤이 등장했다가 사라지곤 했는데,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모아 백악관에서도 추게 된 텍사스 토미였지만,
곧이어 등장한 찰스턴이 모든 춤을 평정해버려 조용히 시들어갔습니다.
흑인들이 추던 고전 텍사스 토미
11
3. Apache
Apache는 역시 20세기 초반 파리에서 유행하던 스트리트 댄스입니다.
그러니까 '아파치'가 아니라 '아파쉬'로 발음해야 합니다.
아파쉬는 파리 물랑루즈 등의 길거리에서 추던 거친 댄스로
그 동네에서 좀 날리던 깡패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물론 그 자식은 아파치 인디언에서 이름을 따왔겠죠)
이 춤은 상냥하고 신사적인 춤이 아니라
남자들이 길거리 여자들을 자기 맘대로 후리고 돌리고 심지어 때리는 식으로 추던 춤이었습니다.
그러니 여자를 끌어안고 클로즈드 포지션으로 있으려 하면
여자는 도망가고 남자는 그걸 돌려세우고 하는 과정에서
채찍으로 감아 돌리는 듯한
'아파쉬' 패턴이 만들어진 거겠죠.
아파쉬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길거리 탱고와도 흡사한 면이 많습니다.
그 시대 무비스타 발렌티노는 탱고를 못 추었는데,
영화에서 아파쉬를 추면서 마치 탱고를 추는 척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영화 <물랑루즈>에 나오는 '록산의 탱고' 부분이 바로 탱고 음악에 맞춰
아파쉬 댄스의 분위기를 구사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린디를 출 때 다소 격정적인 음악의 액센트에
'아파쉬' 패턴을 쓰면 나름 어울리겠죠?
* 주의: 아파쉬는 다분히 마초적인 댄스라 남자들이 여자를 휘두르려고 할 때
여자들이 반격하며 싸우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 '아파쉬' 패턴을 잘못해서 팔을 꺾으면 바로 팔꿈치 공격을 당할 수 있습니다.
4. Texas Tommy라는 말 자체의 뜻
사실 대부분의 댄스나 패턴의 동작이 크게 의미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텍사스 토미의 어원도 여러 설이 있지만 크게 중요해 보이지는 않는군요.
1) Tommy가 당시 보병을 뜻하는 은어였는데, 그러니까 텍사스 출신의 육군 보병?
그보다는 보병처럼 길에서 질질 걸어다니는 비천한 신세의 창녀를 뜻하는 말일
가능성이 높다는군요. 별로 우아한 어원은 아니네요.
2) 당시 텍사스에서 온 토미라는 흑인 댄서가 있었는데
엄청나게 에너제틱해서 머리에 물 한 바가지를 뒤집어 쓰면 발바닥에서
드럼 소리가 나도록 미친듯이 춤을 춰서 그에게서 나왔다는 설.
-> 그러나 '텍사스 토미'는 커플 댄스인데,
이 남자는 솔로 댄서이니 설득력은 좀 떨어지네요.
3) 그밖에 실존인물 몇몇에 갖다맞히는 설.
-> 토미처럼 흔한 인물이 텍사스에 한둘이었을까?
5. 개그 - 텍사스 토미에
(병약하신 분/이토 준지를 모르는 분은 읽지 마세요)
나는 사실 이 패턴을 할 때마다 잘못해서 팔뤄 팔을 꺾으면
'텍사스 토미에'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난생 처음 스윙바에 갔던 날 나는
구석자리에 홀로 서 있는 매혹적인 고딕계 미소녀를 보게 되었다.
쓸쓸한 눈빛으로 플로어를 바라보는 소녀...
그러나 몇 곡이 흘렀는데 아무도 그녀에게 춤을 신청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녀는 '벽의 꽃'인가?
린디 초급 4주차인 나는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춤을 신청했다.
'닉이 어떻게 되세요?'
'토미에예요.'
그리고 우리는 플로어에 있는 어떤 커플보다
아름다운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 패턴을 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아직 배우지도 않은... 선배 리더가 하는 모습을 보고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던...
아니, 내 앞의 소녀가 그 패턴을 써달라고 간절히 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원투... 나는 '텍사스 토미'를 쓰기 시작했다.
3&4에서 팔을 돌리고 5로 넘어가는 순간...
우지끈 하고 그녀의 팔이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당황한 나는 괜찮냐고... 그러나 소녀는 눈에서 피를 흘리면서
웃음을 지었다. 재밌어요. 또 해줘요.
알수없는 신비한 명령의 눈빛에 이끌려
나는 다시 그녀를 돌렸다. 우지끈...
곡이 끝난 뒤..
나는 온몸의 뼈가 부러진 채
비틀대며 벽으로 걸어가는 토미에를 멍하니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음 곡이 시작되자
나는 스윙바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에게 다가갔다.
(아, 물론 토미에보다 아름다울 수는 없다)
벽에 선 토미에가 내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명령했다.
"그걸 해줘."
나는 인트로가 끝나기도 전에 '텍사스 토미에' 패턴으로
그녀의 팔을 부러뜨렸다.
벽에 기댄 토미에가 온몸에 피를 흘리며 웃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이때까지...
나는 내게 닥쳐올 슬픈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첫댓글 마지막이 대박~~ㅋ
텍사스 토미 ^^ 아파치랑 같은 패턴을 말하는 거였구나 ㅎ
이 패턴할때 회전해주는 팔뤄가 어찌나 이쁘게 보이는지 ㅎ
마지막 무서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