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노트 13 수행 노트는 1996년도부터 미얀마 마하시 명상원에서 수행을 지도하시는 스승과 한국인 수행자들의 수행면담을 해를 거듭하면서 기록한 내용입니다. < 참고 >는 수행자의 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서 별도로 보충한 내용입니다. 수행은 개인의 근기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총론에서 벗어나면 안 되므로 반드시 스승의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또 스승에 따라 다른 수행방법도 있습니다
1. 질문 : 좌선을 할 때 다리에 쥐가 나서 정해진 시간을 채우기가 어렵습니다.
답변 : 좌선을 하기 위해서 앉을 때는 먼저 머리와 허리를 바르게 펴야 한다. 다리에 쥐가 나지 않도록 하려면 발을 포개서 앉지 말고 가지런히 놓고 앉는 것이 좋다. 다리에 쥐가 나지 않아야 오래 앉을 수 있다. 이렇게 앉은 뒤에 마음은 배의 일어남과 꺼짐에 집중한다.
참고 : 좌선을 할 때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오래 앉아있을 수가 없습니다. 좌선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으면 먼저 고개를 너무 숙이거나 너무 들지 말고 바르게 합니다. 그래서 머리의 무게를 몸에 그대로 실어야 합니다. 허리는 펴되 너무 반듯하게 펴려고 힘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허리를 펴되 힘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세웁니다. 허리를 너무 바르게 세우려고 힘을 주면 긴장하여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눈은 지그시 감습니다. 손은 무릎 위에 편안하게 놓습니다. 주먹을 쥐지 말고 펴는 것이 좋습니다.
다리는 포개고 앉는 반가부와 결가부좌가 있는데 이런 자세는 몸이 부드럽거나 경험이 있는 수행자가 하는 자세입니다. 이런 자세 외에도 평좌가 있습니다. 평좌는 다리를 포개지 않고 안팎으로 가지런히 놓는 자세입니다. 평좌를 하려면 안쪽 다리의 발뒤꿈치를 가랑이에 바짝 당겨서 놓습니다. 그런 뒤에 바깥쪽 발뒤꿈치를 가운데다 두고 바짝 당겨서 앉습니다. 이렇게 앉으면 다리를 누르지 않아서 통증이 생기지 않고 쥐가 나지 않습니다. 이때 두 발이 바닥에 모두 닿아서 앉는 자세가 삼각지지대처럼 안정되어서 오래 앉아있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이런 평좌를 할 때 매번 같은 다리를 안쪽으로 하지 말고 바꾸어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다리가 긴 쪽을 안쪽에 두고 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다리를 오래 같은 위치에 두면 골반의 균형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리의 위치를 바꾸어서 앉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다리에 쥐가 나면 알아차리면서 천천히 다리의 자세를 바꾸면 됩니다. 다리에 쥐가 나는 것은 몸이 긴장하기 때문이므로 긴장을 풀어야 합니다. . 쥐가 날 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쥐가 날 때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몸에 쥐가 나면 순간적으로 마음이 긴장합니다. 이때 긴장하는 마음을 알아차리면 몸에 난 쥐가 순간적으로 사라집니다. 물론 이렇게 되려면 쥐가 난 마음을 알아차리는 새로운 마음이 정확하게 마음을 겨냥해야 합니다. 몸과 마음은 매우 밀접하게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대상을 아는 마음을 알아차리면 몸이 순간적으로 지배를 받아 이완됩니다.
이렇게 알아차린 뒤에 호흡을 알아차리면 됩니다. 답변에서 배의 일어남 꺼짐을 알아차리라는 말은 마하시 명상원에서 호흡을 알아차리는 수행방법입니다. 그러므로 코나 가슴이나 배나 또는 전면에서나 자유롭게 알아차리는 수행자는 호흡의 위치에 구애받지 말고 자유롭게 알아차리면 됩니다.
마하시 명상원에서는 호흡을 배의 일어남 꺼짐이라고 하지 호흡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마하시 명상원의 이러한 표현은 정확하고 바른 정의입니다. 사실 배에는 호흡이 없습니다. 호흡은 코로 들어가는 바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경전에서도 호흡이라고 할 때는 코의 들숨과 날숨을 의미합니다. 코로 들어간 바람이 순식간에 배까지 가지 않습니다. 이때 배의 일어남 꺼짐은 몸에 있는 지수화풍 4대 중에서 풍대에 속합니다. 풍대는 바람의 요소로 몸의 모든 움직임을 나타내는 작용입니다. 이러한 풍대 안에 호흡이 속해 있습니다. 그래서 코가 아닌 곳에서 일어나고 꺼지는 움직임을 편의상 호흡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위빠사나 수행에서 호흡의 위치를 중요하게 여겨 그곳에서 알아차리도록 하는 수행방법이 있고, 그렇지 않은 수행방법이 있습니다. 사마타 수행을 할 때는 코의 호흡을 집중하도록 합니다. 마하시 명상원에서는 아랫배의 일어남 꺼짐을 알아차리도록 합니다. 이 방법도 강력한 집중방법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마하시 명상원에서 배의 일어남 꺼짐을 알아차리라는 것은 명칭을 붙여서 알아차리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명칭을 붙여서 좀 더 강력하게 집중하고자 하는 수행자는 일어남 꺼짐이라고 명칭을 붙여서 알아차려도 좋습니다.
한국명상원에서는 호흡의 위치를 정하지 않고 명칭을 붙이지 않습니다. 몸의 어느 위치이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곳에서 알아차리도록 합니다. 몸에서 호흡을 알아차릴 수 있는 곳은 코, 가슴, 배, 몸의 일부, 전면이 있습니다. 이 중에 알아차리기가 좋은 곳이면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선택합니다.
한국명상원에서 이렇게 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수행자가 호흡의 특정한 위치를 정하면 의외로 호흡을 알아차리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 대상인 호흡을 알아차리기가 어려워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런 때는 호흡의 위치에 상관없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곳에서 알아차리면 됩니다.
둘째,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하면 전면에서 호흡을 알아차리기 때문에 몸의 위치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할 때는 대상과 아는 마음만 가지고 수행을 하기 때문에 특정한 위치를 정하는 것이 의미가 없습니다.
셋째, 코의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리는 방법은 가장 강력하고 가장 확실하게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너무 힘을 주어서 잘못 알아차리면 두통이 생기거나 상기의 위험이 있습니다.
넷째,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은 화가 났을 때 화가 난 마음을 알아차린 뒤에 가슴의 느낌을 연계해서 알아차립니다. 화난 마음은 비 물질이라서 알아차리기가 어렵기 때문에 화난 마음으로 인해서 생긴 가슴의 느낌을 알아차립니다. 이렇게 알아차려서 거친 느낌이 중간 느낌으로 다시 미세한 느낌이 되면 마음도 고요해집니다. 그리고 이런 격렬한 느낌이 사라진 뒤에 그 자리에서 일어나고 꺼지는 호흡을 알아차립니다. 또 화가 났을 때 즉시 가슴에서 격렬하게 뛰는 맥박이나 느낌이나 호흡을 알아차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알아차리면 신수심법 사념처 수행을 종합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