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한 사이
설거지도 해주시고, 복숭아, 자두도 두고 가셨다.
누가 이리 해주셨을까 했는데
이장님 사모님이 해주셨단다.
우리 자식(?) 같아서 했다고 하신다.
에어컨도 편히 쓰라고 하신다. 부담 갖지 말라고.
감사합니다.
7월 9일 화요일, 이다정
7월 12일 아침.
부녀회장님이 이른 아침부터 마을회관으로 오셨습니다. 금요일에 있는 경로당 프로그램 끝나고 마을분들과 먹을 삼계탕을 준비하신다고 합니다. 저를 보시더니 지난번에 다친 턱부터 확인하십니다.
막 따온 복숭아 한 상자를 보여주시더니 골라보라고 하십니다.
소심하게 제일 위에 얹혀 있던 복숭아 두 개 고르니
“골라도 뭘 그런 걸 골라~” 하시며 잘 익은 복숭아 세 개를 떡하니 손에 얹어주십니다.
감사합니다.
"궁금한데 매번 전화할 수도 없고."
"전화주세요. 저 뭐하는지 다 알려드릴 수 있어요.", "제가 웬만해서는 집에 없을 때, 출발할 때 연락드릴 텐데 어제까지는 일이 많아서 돌아오는 날 연락드렸어요."
"그래, 집에 불 안 들어오면 무슨 일 있나보다 할게.", "그래, 집 들어올 때는 꼭 데려다 달라고 최승호 선생님께 말씀드렸어."
"그래, 조심히 잘 다녀. 아프더라도 집에서 아퍼."
감사합니다.
7월 12일 금요일 아침, 이다정
어제 군산에서 사 온 빵을 마을 주민 몇몇 분께 나눠드렸다.
살 때는 분명 한가득이었는데 나의 착각이었다.
집집마다 나눠서 드리려 하니 몇몇 개 되지 않았다.
직접 찾아뵈니 집에는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가족분들이 더 계셨다.
“뭘 이런 걸 샀어. 학생이라 돈도 없으면서.”
“이런 건 직접 나눠드리는 거야. 가서 나눠드리고 와. 나는 요것만 먹을게.”, “자두 따볼래?”
“아, 괜찮습니다.”
“괜찮아~ 나도 어릴 적에 이런 것 따보고 싶었어.”
빵을 담았던 종이가방에는 어느새 체리자두가 담겨있다.
빵도 하나밖에 안 남았고, 어르신 한 분만 살고 계시는 줄 알았는데. 어머님이 한 분 더 계셨다.
“양도 큰데 뭘. 잘 먹을게요. 고마워요.”
외출한 사이 설거지한 접시들과 함께 막 쪄서 나온 듯한, 따듯한 옥수수 3개가 놓여있다.
누구실까 했는데 이장님 댁 사모님이었다. 감사합니다.
“아유 황송하지 뭘~ 잘 먹었어요.”
나는 빵 조금 드린 게 다인데 감사와 체리자두와 옥수수를 한가득 받았다.
나눔 참 귀하다!
7월 14일 일요일, 이다정
부녀회장님이 금요일마다 제가 없는 사이, 집 들러 청소해 주셨습니다. 맛난 반찬 냉장고에 남겨주셨습니다.
원래 자기가 하던 일이라 하셨지만, 이곳에 머무는 사람으로서 덕분에 편안히 지낸다, 감사하다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덕분에 청소 잘하고, 밥 잘 챙겨 먹었습니다.
2024년 7월 내내, 이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