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리문답 십계명 8
제4계명
네 부모를 공경하라
이 계명을 주신 분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사람들은 부모 공경의 계명을 무시하고 바람에 흩날려 버렸습니다. 아무도 하나님이 주신 이 계명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 이것은 거룩한 하나님의 말씀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말은 곧 수도원 생활을 하거나 무슨 거룩한 영적 직분을 얻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자녀들이 계명 위에 바로 서고 하나님 앞에서 양심에 따라 행동하여 이렇게 말하도록 가르치십시오. ‘선하고 거룩한 최선의 행동은, 모든 것을 다하여 내 부모를 공경하고 순종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이 친히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명하신 것은 나 자신이 생각한 어떤 것과 비교 할 수 없이 귀합니다. 또한 하나님보다 높고 훌륭한 선생을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그분의 가르침보다 훌륭한 가르침이 없다는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 사람이 바르고 선한 일을 하려고 할 때, 하나님은 나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풍성히 가르쳐 주십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준행하는 그곳에서 하나님이 기쁨이 드러납니다. 하나님이 이 계명을 주셨고 그분이 가장 좋은 것으로 이 계명을 주셨다는 사실을 아는 한, 나는 당연히 이 계명을 준행할 것입니다. 부모 곁을 지켜 섬기고 순종하면, 그곳에서 선하고 기쁜 것들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부모 공경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이다.
젊은이들이 하나님을 바르고 선한 일로 섬기려고 한다면, 다른 모든 것은 제쳐 두고 이것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일들은 내려놓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살피고 행동하라고 하십시오. 이것이 젊은이들에게 가장 으뜸 되는 하나님의 계명입니다. 하기 싫고 지겨울지라도 이 진리를 알고 실천하는 자녀는 진정 큰 위로를 얻어 기쁘게 자랑하게 될 것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이 일이 하늘에 계신 내 하나님 마음에 합한 것인 줄 확신합니다.
자녀들로 하여금 크고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산더미같이 쌓인 곳으로 가보라고 하십시오. 그런 다음 부모 공경보다 더 크고 귀한 일을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자신 있게 말해보라고 하십시오. 하나님은 그분의 권위에 ‘순종하라’명하십니다. 그러고는 하나님 다음 자리에 부모를 앉혀 놓고 부모에게 순종하라 명하십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가장 귀한 것으로 여긴다면, 당연히 부모의 뜻과 말씀도 그만큼 귀합니다. 물론 부모 공경도 하나님 공경에 종속된 계명이며, 앞에 나온 계명들과도 대립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 계명을 따르는 자녀는 수도사의 그 어떤 거룩한 행위보다 거룩하다.
하나님은 당신을 선택하고 귀하게 만드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합당하고 귀한 일을 행하십시오.
비록 사람들이 이 계명을 하찮게 여기고 무시하더라고, 당신만큼은 이 계명을 크고 귀한 것으로 여기십시오. 그 이유는 우리의 가치 때문이 아니라 이 계명이 보석과 거룩한 보물 안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 계명은 하나님의 말씀과 계명들 가운데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카르투지오 수도사들이 치르고 있습니까?
하나님의 계명을 준수한답시고 행하는 영적인 일들이 어디 하나라도 하나님 앞으로 가져갈 만한 것들이 있기나 한지요? 그래 놓고서는 자기들끼리 기쁜 마음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이 일을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까!’ 도대체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천지에 이런 가련한 사람들이 또 있을까요? 그들은 부모 공경의 계명을 지키며 살아가는 어린 아이 앞에서조차 민망함으로 얼굴을 붉히게 될 것입니다. 차라리 수도사들이 자기 인생 전체를 돌아보면서 ‘하나님 내 인생을 돌아보니 당신께 드릴 물 한 모급조차 없었습니다.’라고 고백해야 되지 않을까요?
결국 수도사들 스스로 고안한 행위들(출가 금욕 묵언)은 이런 악한 부조리를 만들게 되었고, 하나님의 계명을 경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들은 이런 것을 지키느라 그 대가로 고통 받고 조롱받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계명은 수도원이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며 명령이다.
‘보라, 이것이야말로(부모공경) 죽도록 금식하고 끊임없이 기도하는 묵언수행의 모든 거룩함보다 더 귀하지 아니한가?’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한 근거를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확실한 성경 본문과 하나님이 주신 증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수도사들은 이런 명령의 말씀(부모공경)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세상의 비탄하며, 비참한 무지입니다. 이 속에서 악마는 거짓된 거룩함과 자기공로의 성적표를 우리를 더욱 유혹합니다.
그 때문에 제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은, 눈과 귀를 열고 악마의 거짓 속삭임에 유혹당하지 않도록 순수한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라는 것입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아주 선한 열매들을 맺게 될 것입니다. 부모는 보다 많은 기쁨과 사랑과 따뜻한 교제와 존경을 집안에서 누리게 될 것이고, 반면에 자녀들은 부모의 온 마음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고집 피우며 자녀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이는 부모뿐 아니라 하나님의 화를 자초하는 일이 됩니다. 이것은 양심이 가져다주는 보물과 기쁨으로부터 눈을 돌린 채 불행의 성을 쌓는 꼴입니다. 모든 사람이 불평하듯 세상은 지금 그렇게 흘러갑니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야만스럽습니다. 부끄러움도 존경심도 없습니다. 매를 들지 않으면 움직일 줄 모르고, 온 힘을 다해 뒤에서 헐뜯고 중상합니다. 그 때문에 하나님은 이런 자들을 모두 불행과 비탄으로 몰고 가며 징벌하십니다.
마찬가지로, 거의 모든 세상 부모들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니 마치 바보가 다른 바보를 가르치는 꼴이 되었습니다. 배운 것이 그런 것이니 자녀도 배운 그대로 따라 삽니다.
부모 공경은 이웃을 향한 금전적 후원이나 선행보다 중요하다.
이제 이 계명이 가르치고 있는 가장 크고 중요한 주제를 말해야겠습니다. 만일 우리에게 아버지와 어머니가 없다면,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부모라고 부를 수 있는 나무나 돌이라도 세워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하나님은 우리에게 살아 계신 부모를 주시면서 ‘공경하고 순종하라’ 명하십니다. 그렇다면 더욱 순종하고 공경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요?
분명히 새길 것은, 이것이 하나님의 계명이라는 사실입니다. 또한 이 계명은 모든 천사들이 기뻐할 일이지만 악마에게는 불편하고 거리끼는 일입니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 하나님 섬김에 관한 세 가지 계명 다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위입니다.
가난한 자를 위한 후원과 이웃을 위한 그 어떤 선한 행동들과 비교해도 이 계명은 훨씬 더 귀합니다. 왜냐하면 부모라는 지위는 이 땅 위에 세워진 하나님의 대리자 신분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해도 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충족할 수 없다.
그 외에는 우리가 반드시 드러내 놓고 책임져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부모로부터 받은 선한 행실과 모든 행복에 대해 감사로 보답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악마가 지배하는 세상에는 자녀들은 부모를 안중에 두지 않습니다. 이는 마치 우리 모두가 하나님을 잊고 사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어떻게 먹이고 지키고 보호하는지, 그리고 영육 간에 그 많고 좋은 것들을 어떻게 주시는지 누구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불행한 시간이 엄습해 오면 우리는 성급히 화를 내고 불평합니다. 그러고는 평생에 받은 축복을 깡그리 잊어버립니다. 이처럼 부모에게도 똑같이 대합니다. 이것을 인식하고 마음에 새기며 사는 자녀는 아무도 없습니다. 이런 마음을 주시는 이는 성령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악함을 잘 아십니다.
그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에게 계명을 통해 기억하게 하시고, 부모 공경을 실천하도록 하십니다. 각자 부모님이 당신에게 무엇을 해 주셨는지 진지하게 돌아보십시오. 그러면 우리 육체와 생명이 부모로부터 나왔고, 게다가 먹이고 입혀 주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는 온통 부정함으로 가득 차 저주받은 자일 것입니다.
옛 지혜 자들의 말은 분명 옳습니다.
‘하나님, 부모, 스승의 다함없는 은혜는 갚을 길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하지 말라고 해도 진심으로 부모를 존경하고 떠받들게 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이 부모를 통해 자기를 축복해 주신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