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렴, 낙심한 보시녀들아,
수많은 빚을 갚아야 하는 고통처럼
사람은 예외없이 죽음의 고통을 맞이하네.
임종의 순간이 오면
염라왕의 수졸들이 붙잡아 데려가네.
부자가 돈으로 살 수 없으며
장군이 큰 칼로 베어낼 수 없으며
꾀 많은 여인이 눈치껏 면할 수 없으며
유식한 학자가 변론으로 연기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이네.
겁쟁이가 여우처럼 살금살금 달아나지 못하며
불운한 자가 호소할 수 없으며
용자(勇者)가 자기 용맹을 자랑할 수조차 없네.
모든 나디들이 몸 속에 모일(죽을) 때
두 산 사이에 끼인 듯 으스러지나니
일체 영상과 감각이 어두워지네.
뵌 사제와 점쟁이들이 소용없어질 때
믿었던 의사도 도리질하네.
죽어가는 자와 대화 나눌 이 없고
수호신과 신들조차 사라져 가네.
설령 아직은 숨이 붙어 있다 해도
죽어가는 살점의 퀴퀴한 냄새만 풍기고
싸늘한 잿더미 속에 남겨진 숯부스러기처럼
죽음의 벼랑으로 다가가네.
죽으면서
어떤 이는 여전히 사주(四柱)와 별점을 치고
어떤 이는 통곡하며 울부짖고
어떤 이는 재물을 생각하며
일생동안 모은 재산
남의 손에 넘어가리라 후회하는 이도 있네.
사랑이 깊고 동정이 크다 한들
그는 오직 홀로 되어 길을 떠나네.
좋은 벗과 배우자도
그곳에 그를 버려두고 떠나가네.
애착하던 몸은 묶여
둘둘 말려서 실려나가네.
혹은 물 속에 던져지고
혹은 불 속에 던져지고
혹은 황량한 벌판에 간단히 버려지네.
신실한 여인들아,
최후에 가지고 갈 것 무엇이냐?
게으르게 앉아서
모든 것이 지나가게 버려둘 참이냐?
내일 아침 그대 숨이 끊어지면
재산인들 무엇하며
인색할 이유 어디 있으리?
다정한 친척들이
죽어가는 자 에워싸건만
아무도, 한순간도 그를 돕지 못하네.
모든 것을 남겨두어야 하리라 알면서
일체의 큰 애정과 집착이
끝내는 허망한 것임을 깨닫네.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면
오직 성스러운 진리만이 그를 구제하리라.
사랑하는 보시녀들아,
죽음을 흔쾌히 준비해야 하리라!
그때가 찾아와도 후회와 두려움이 없으리라!
[출처] 밀라레빠 176. 죽음의 고통은 누구나 겪네. 죽을 때 진정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작성자 마하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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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레빠의 십만송
176. 죽음의 고통은 누구나 겪네. 죽을 때 진정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나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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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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