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사
뽀얀 먼지를 휘날리며 수많은 왜적들이 진천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왜적들의 눈에 엄청나게 큰 장수같이 보이는 형상이 눈에 들어왔다. 깜짝 놀란 왜적들은 순간 갈등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렇게 큰 장수가 달려와서 칼을 휘두른다면 진영은 풍비박산이 날게 뻔했기 때문이다. 큰 장수와 싸움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심하던 왜장은 마침내 퇴각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수많은 왜적들은 혼비백산하여 물러가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용화사 석불입상에 얽힌 전설로 진천의 옛 읍지인『상산지(常山誌)』 고적(古蹟)조에 전하는 것이다. 전국토가 왜적의 총칼에 의해 초토화되고 있을 때 왜적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여 진천을 지켜내었다는 석불입상의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진천의 수호신으로까지 불리어지고 있다.
진천의 수호신이 머무르는 이 용화사는 안타깝게도 언제 누가 창건했고, 원래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또한 언제 폐사가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예전의 역사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용화사 경내에 우뚝 서 있는 석불입상은 왜적을 물리쳐 진천의 수호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이러한 전설은 사람들에게 면면히 전해져 공양을 올리게 했고, 마침내 1946년 용화사라는 이름의 사찰이 창건되기에 이른 것이다.
용화사 입구
용화사 석불입상
충북유형문화재 제138호
이 불상은 높이가 7m나 되는 돌로 만든 거대한 보살입상(菩薩立像)이다. 타원형의 얼굴에 눈이 작으면서 감은 듯 웃는 표정이며, 코는 길면서 큼직하고, 볼에는 보조개가 나타나 전체적으로 은근하게 웃는 모습이다. 신체는 양감(量感)이 거의 없는 기다란 직사각형(直四角形)을 이루고 있다. 오른손은 가슴에 들었는데 손도 작고 빈약하며, 팔도 가늘고 보잘 것 없다.
왼손은 배에 대어 연꽃을 들었는데 역시 빈약하다. 불의(佛衣)는 가슴을 거의 드러낸 채 통견(通肩)으로 입고 있으며, 하체에는 U자 모양의 옷주름을 겹쳐 나타냈는데 사이사이에 중간이 끊어진 옷주름이 표현되어 있다. 목의 삼도(三道) 아래쪽에 표현된 목걸이의 영락(瓔珞)장식은 보살상의 얼굴과 함께 이 보살상을 돋보이게 하고 있으며, 머리꼭지에도 벙거지 형태가 올려 져 있는데 후대에 올려진 것이 아닌가 한다. 이처럼 이 보살상은 장신의 거구, 양감없는 사각형의 형태, 빈약한 세부표현 등에서 이 지역 고려시대(高麗時代) 보살상의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는 거상(巨像)계통으로 주목된다.
용화사 석불입상
용화사 박가범전
원래 용화사에는 1959년에 건립한 대웅전 건물이 있으나 이 건물이 퇴락하고 석조미륵불입상과 닿아있어 지금의 위치에 새로운 법당 건물로 지은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석가모니부처님을 모신 전각을 대웅전이라고 하는데, 새 법당에는 '박가범전(薄伽梵殿)'이라는 편액이 걸려있다. '박가범'이란 범어(梵語) '바가바(Bhagavat)'의 음역으로 세존(世尊), 중우(衆祐), 파정지(破淨地)라고 번역한다. 『대지도론(大智度論)』에는 이 '바가바'의 뜻을 덕이 있고, 법의 실상(實相)을 잘 분별하고, 명성을 얻는 것이 부처님과 같은 이가 없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로 볼 때 “박가범전”이라고 전각 이름을 붙인 것은 여래의 열 가지 호칭가운데 하나인 세존(世尊: 덕을 갖추어 세상에서 존경받는 이)이 계시는 집이라는 뜻으로 여겨진다.
또한 『불지론(佛智論)』에 보면 '자재(自在), 치성(熾盛), 단엄(端嚴), 명칭(名稱), 길상(吉祥), 존귀(尊貴)'이 모든 것을 통틀어 박가범이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내용은 주련에도 쓰여져 있다.
건물은 다듬은 기단위에 원형의 초석을 놓고 원형기둥을 세웠으며, 공포는 기둥 위에만 올린 주심포식이다. 정면의 창호는 어칸이 6분합문이고, 좌우협칸은 4분합문으로 문살은 빗살문 모양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정면에는 『박가범전(薄伽梵殿)』편액과 박가범이라고 한 이유가 적힌 주련이 걸려 있다. 주련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재치성여단엄(自在熾盛與端嚴)
여시육덕개원만(如是六德皆圓滿)
명칭길상급존귀(名稱吉祥及尊貴)
응당총호박가범(應當摠號薄伽梵)
용화사 여래전
용화사 박가범전내
용화사 박가범전내 나한들
용화사 박가범전내 나한들
용화사 삼성각
용화사 삼성각내 칠성탱
용화사 삼성각내 독성탱
용화사 삼성각내 산신탱
용화사 찾아가는 길
진천IC를 나와 안골3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진천읍내로 들어간다. 군청과 경찰서 이정표를 따라 계속 직진하다보면 진천대교를 건너게 된다. 그러면 진천경찰서를 지나 다시 공설운동장 쪽으로 직진하다보면 GS마트 앞 로터리(오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정육백화점과 진천파크모텔이 있는 길로 접어들어 1km정도 가서 정암한마음아파트 앞 삼거리에서 다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300m 쯤 가면 오른쪽에 용화사가 자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