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화) 시편 62:1-12 찬송 591장
(다윗의 시, 인도자를 따라 여두둔의 법칙에 따라 부르는 노래)
1.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며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
2.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크게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3. 넘어지는 담과 흔들리는 울타리 같이 사람을 죽이려고
너희가 일제히 공격하기를 언제까지 하려느냐
4. 그들이 그를 그의 높은 자리에서 떨어뜨리기만 꾀하고 거짓을 즐겨 하니
입으로는 축복이요 속으로는 저주로다 (셀라)
5.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6.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7. 나의 구원과 영광이 하나님께 있음이여 내 힘의 반석과 피난처도 하나님께 있도다
8. 백성들아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 (셀라)
9. 아, 슬프도다 사람은 입김이며 인생도 속임수이니 저울에 달면
그들은 입김보다 가벼우리로다
10. 포악을 의지하지 말며 탈취한 것으로 허망하여지지 말며 재물이 늘어도
거기에 마음을 두지 말지어다
11. 하나님이 한두 번 하신 말씀을 내가 들었나니 권능은 하나님께 속하였다 하셨도다
12. 주여 인자함은 주께 속하오니 주께서 각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심이니이다
(개역 개정)
- 잠잠히 소망의 하나님만 바라라 -
본시는 61편과 마찬가지로 다윗이 압살롬의 반역 시(時)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비탄시이다.
그리고 비탄시이면서도 본시는 구원의 주체이신 하나님에 대한 묘사와
구원의 대상인 인간이 하나님께 대해 가져야 할 바른 신앙 자세에 대한
교훈을 많이 담고 있는 지혜시적 성격이 강하다.
이러한 본시는 ‘셀라’라는 음악 용어에 의해
자연히 세 단락으로 구분된다.(1-4절, 5-8절, 9-12절)
이 가운데 1,2절과 5,6절은 본시 전반부와 중반부에 대한
일종의 전주(前奏)에 해당하는 부분으로서 본시의 핵심 주제를 나타내고 있다.
즉 환난에 처한 자가 구원에로 나아갈 수 있는 첩경은
인간적인 방법과 생각으로 얻는 길이 아니라
‘반석’, ‘구원’, ‘산성’이 되시는 하나님께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가지고
잠잠히 그분께만 소망을 두고 기다리는 길이라는 교훈을 준다.
그리고 연약한 시인을 핍박하는 대적의 악한 속성에 대해 언급한 3, 4절과
시인 자신은 물론 백성들을 향하여 여호와 절대 의뢰 신앙을
권면하는 7,8절은 서로 대구(對句)를 이룬다.
끝으로 후반부 9-12절은 본시의 결론에 해당되는 부분으로서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는 악인들의 횡포를 본받지 말고
종말로 선·악간에 심판하실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라는 권면을 주고 있다.
한편 이러한 본시에서 시인이 특별히 강조하며 언급하고 있는 것은
‘권능은 하나님께 속하였다’(11절)는 것과 ‘인자함도 주께 속하였다’(12절)는 것이다.
철저한 공의를 행하면서 동시에 사랑을 나타내는 일은
인간으로서는 절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절대자이신 하나님은 사랑과 공의를 상호 한치의 모순도 없이 행하신다.
때문에 불의와 행악을 일삼은 자들에 대해서는 엄정한 공의의 심판을 행하시면서도
당신을 의뢰하는 자들에게는 무한한 자비를 베푸신다.
그리고 이런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임을 알면서도
불의한 현실 속에서 쉽게 낙망하거나 섣불리 세상 사람들과 동일하게
인간적인 방법으로 고난을 면해보려고 앝은 꾀를 부린다면 얼마나 어리석은가?
세상이 격동할지라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는 자세!
이는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의 이성과 능력이 절대시되고
나아가 우상시되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에게
가장 요구되는 신앙 자세라 할 것이다.(시33:18-19; 롬5:2)
8절) 「백성들아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 (셀라)」
앞에서 하나님에 대한 자신의 절대 의존 신앙을 밝히던 다윗은
갑자기 백성들을 향하여 하나님을 피난처로 삼아 의지할 것을 권면하고 있다.
이것은 그가 하나님을 의지하는 일이 그 자신의 일로만 그칠 수 없고
하나님의 백성 모두의 일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먼저 백성들을 향하여 ‘시시로’ 하나님을 의지하라고 권면하고 있다.
‘시시로’란 ‘자주’란 의미가 아니라 ‘항상’이라는 의미이다.
우리는 자주가 아니라 항상 하나님을 의지해야 한다.
하나님은 도움이 필요할 때는 의지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존재가 아니다.
하나님은 항상 의지해야 하는 존재이다.
평탄할 때나 환난이 올 때나 한결같이 하나님을 의지해야 한다.
환난의 때에 하나님을 더욱 간절하게 부르고 의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환난의 때에만 하나님을 부르고 의지하는 것은
지극히 얄팍하고 기복적인 신앙의 모습이다.
그런데 계속해서 보면 다윗은 ‘그 앞에 마음을 토하라’고 한다.
이것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방법을 말한 것이다.
여기서 ‘토하다’ 라는 말은 ‘물을 쏟아놓다’ 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하나님 앞에 마음을 토한다는 것은 그릇에 있는 물을 쏟듯이
마음에 있는 모든 것을 하나님 앞에 쏟아놓는 것을 말한다.
즉 슬픈 일, 괴로운 일, 근심되고 걱정되는 일, 수치스런 일, 악한 일 등
모든 것을 하나님 앞에 내어놓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자신의 모든 문제를
하나님께 내어놓고 의뢰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을 의지한다는 것은 항상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문제를 내어놓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는 것이다.
자신의 모든 문제를 자기 스스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하나님을 통하여 해결하려는 자세가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자세이다.
어떤 이는 자신의 사소한 문제까지 다 하나님께 내어놓는 것은
의지력이 약한 사람이나 하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의 사소한 문제라도 하나님을 통하여 해결하려는 것은
하나님만을 전적으로 의지하겠다는 믿음의 표현이다.
사실 인간은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이다.
사람들은 인간의 능력을 지나치게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한 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런즉 늘 기도로써 하나님께 우리의 마음을 토하고
하나님께 도우심을 바라면서 허락하신 인생 길을 걸어가야 한다.
「여호와여 구하오니 내가 진실과 전심으로 주 앞에 행하며 주께서 보시기에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옵소서 하고 히스기야가 심히 통곡하더라」 (왕하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