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이 모이니 이젠 두려운게 없다.(남자 7명 그리고 여자 3명.)기차역에서 간단한 인사를 하고 숙소를 잡기로 했다.
첨 만난 사람들이지만 머나먼 타국땅에서 만나니 금방 친해 졌다.낯선 여자가 말을 걸어 온다.
여자:혹시? 체대 다니세요?
나:헉.....잉? 뭐요? 체대요.
여자:체대 다니죠.폼이 딱 체대 스타일인데요.아까 담 넘는거 봤어요.
나:(웃으며)절 왜 체대로 보시나요.다 담 잘 넘어요.왜~~뭐 땜시...절 체대로 ....
여자:솔직하게 말해요.괜찮아요.
나:전 체대가 아니구요.무식한 공돌이거든요.계과 다녀요.
이러면서 인사를 대신 했다(앞으로도 체대 다닌다는 얘기는 한국 올때까지 들었어요)
그런데 인도 어디를 가나 관광객을 봉으로 생각하는 인간들이 있기 마련이다.또 다시 삐끼가 다가온다.
삐끼:니네 낙타 사파리 할거지?
우리들:그래....
삐끼: 날따라와라..
우리들:저 인간들 또 사기치는거 아냐...하지만 뭐 10명인데 무슨일 있을라구..새벽이니까 빨리 방이나 잡죠?
방도 잡고 샤워도 하고....이젠 정말 살만하다.밤새 기차를 타고 와서 인지 모두들 잠에 빠져 있었다.하지만 난 그럴수 없었다.(그놈의 본전 생각이 나서..)
주변을 둘러보고 주변의 성을 찾았다.티벳 식당이 눈에 들어 왔다.어라~~~그런데 이게 웬일....주인이 한국말을 한다.
10년전에 한국에서 3년정도 살았다고 한다.한국 생활동안 번돈으로 식당을 운영하다는 했다.그때 유행했던 노래가 "울고 싶어라~~~"였다나...
정말 울고 싶어진다.하지만 이곳의 음식이 한국인 입맛에 딱이다.고추가루도 들어가고 ..정말 환상이다.인도에서도 이런 음식을 먹을수 있다니...정말 감격이다.또한 "사랑했지만~~~"이란 김광석 노래도 나오고...
짱~~~~~~~~~얼마만의 감격인가!(지금까지 빵과 과일로만 죽지 않을만큼만 먹고 살았거든요) 무심코 들어간 이 식당에서 만족할만한 수제비와 음악도 듣고...정말 알다가도 모를나라..인도.
성 꼭대기에 올라가 한참을 명상에 잠겼다.(전쟁 나지 말라고 기도 했어요!!!ㅎㅎㅎㅎㅎ)어느덧 해는 조금씩 기울고 이젠 커페 생각이 났다.(지금까지 커피는 거의 우유맛이었다)다시 식당을 찾았는데....
날 또한번 환상으로 몰어 넣는다.주변은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고....
이번에 "광야에서"정말 진짜 진짜 베리베리 짱이다.환상이다.순간 한국생각이 난다.지금까지 한국으로 한번도 연락 한적이 없었다.그저 살아 돌아 오라는 친구들의 배웅을 받고 이곳에 왔고 집에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만 드리고 떠났던 나...모두가 그립니다.(물론 카페 회원님들도 만나고 싶었어요.)갑자기 밀려오는 향수병.나가면 다 애국자가 된다고 하더니.........
왜 이러지....지금까지 이러진 않았는데 ...를 생각하며 자리를 일어 섰다.내일이면 아침부터 사막으로 출발 한다.이젠 잠을 청해야지.
아침에 까마귀 소리에 눈을 뜨고 짐을 챙겼다.사막이란.....과연 어떨까?
라는 궁금중을 안고 차에 올랐다.많은 생각을 해 본다.(오아시스는 진짜 있을까?ㅋㅋㅋㅋ 전갈도 있겠지...)그리고 쥔장님 사진처럼 멋진 모래 언덕을 담을수 있을까?등등의 의문점을 ........
눈앞에 낙타가 들어 왔다.2m가 훨씬 넘는 덩치에 순간 쫄았다.드디어 낙타 사파리가 시작 되었다.(낙타는 뒷다리부터 일어나기 때문에 앞으로 꽝 할수 있거든요)한 5분쯤 탔는데 벌써부터 다리가 아프다고 난리다.(남자들은 신체 구조상 더 아플수 밖에 없어요 ㅎㅎㅎ) 이곳은 겨울이다 그런데 햇쌀이 정말 장난아니다.준비해간 썬 크림으로 얼굴을 도배 했다.
이때 친구놈이 하는말....
친구놈:세수해도 로숀한번 안 바르는놈.....썬크림은.
어느덧 점심시간이다.역시 먹는건 즐겁지만 인도 음식은 좀 그렇다.하지만 사막은 아무것도 없다.주는데로 받아 먹어야 살수 있다.모닥불을 피우고 짜파티를 굽기 시작 했다.씻지도 않은 손과 그 더러운 물로 반죽을 하고....역시 먹기 거북하다.하지만 이 짜파티가 얘네들 주식이니까 ..어쩔수 없었고 또 살아서 한국에 돌아 가야 한다는 생각에 먹었다.(역시 고추장과 함께.....)모든걸 손으로 해결 해야 한다니 도리가 없었다.하지만 나에겐 친구들이 사준 숟가락이 있지 않은가.기쁨맘에 숟가락으로 퍼 먹고.....또 손대신 숟가락먹는다고 다들 덤벼 들었다.(결국 숟가락으로 5명이 함께 먹었다.)결국 어느것이 더 더러운지 모르겠더라구요.
또 다시 출발......
어느 민가가 보였다.양과 염소를 방목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낯선 동양인을 보니 신기한가보다.달려 와서는 담배를 달란다.그것도 10살도 안돼어 보이는 꼬마가....뚜껑 열릴 일이다.
꼬마:담배 주세요?
나:뭐 .....담배...머리에 피도 안마른 녀석이...넌 한국이었으면 죽었어 짜식아....겁도 없이(이말은 한국말로 했어요)역시 말을 못 알아 들으니 좋군.....ㅎㅎㅎㅎ
그래도 하나 주었다.그 피같은 담배 한개피를.....눈물을 머금고.
청년이 다가온다.그러더니 ....
모두 회의를 거쳐서 거금을 투자하여 염소 한마리를 샀다.그런데 고기가 있으면 당연 따라 오는것이 있어야 하지 않은가...바로 술....ㅎㅎㅎ
결국 몰래 짱빡아 둔 위스키도 .....물병에 담아 왔다.(라자스탄주는 힌두교가 대부분이어서 담배,술,고기는 먹지 않는다고 하네요)이제 남은건 사막에서의 camp fire... 한참을 가다가 멈춘다.그리고 이곳에서 하루 잔단다.설마 ....아무곳도 없었다.그저 평평한 모래다.그런데 이곳에서 잔다는 사실이 놀랍다.(지금까지 밤 이슬만 막아주면 잘 잤는데...이곳은 진짜 아무것도 없다)
헉......그런데 사막에 콜라가 있다.검은 얼굴의 어떤 인간이 콜라를 먹으라고 한다.(잠시 부시맨이 떠오른다.)모두들 목이 말랐으니 콜라를 원샷할 정도로 먹고 있는데....
인도인:돈줘~~~!!
우리들:공짜 아니냐?
인도인:공짜가 어딨냐? 40루피다.돈 내놔...
이런 인도 콜라겂에 몇배를 더 달라니(참고로 콜라값은 12루피거든요)허탈한 웃음과 그 인도인의 치밀함에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줬다.인도인의 상술에 다시 한번 혀를 내 두린다.
어디에센가 들려오는 흑염소의 울음소리...음메~~~메~~~~
뒤를 돌아 봤다.아까 산 염소 아닌가?
나:야!! 임마 왜 산체로 끌고와....
인도인:죽은고기는 먹는게 아니다.직접 잡아서 먹어야 한다.내가 잡아 줄께 걱정하지 마라....
나:어이가 없다.
한쪽에선 여자들이 난리를 친다.
나이스걸:오빠 우리 염소 살려주자...먹지 말자.
남자들:잠시 침묵....
그때 다시 인도인이 다가 온다.
인도인:칼있냐?
나:뭐 할려구?
인도인:염소 잡아야지.
나:그래 맘돼로 해라...(인도갈때 소잡아서 추장 되려고 준비해간 등산용칼이 소 대신 염소를 잡는데 쓰다니....)
결국 어둠이 내리자 마자 염소는 최후를 마지 하였고 바베큐대신 푹 긇였다.염소를 잡기전에 거의 울며 매달려온 여자들이....손에 들고 갈비뜯듯이 먹고 있으니....그러면서 하는말.
"오빠 맛있다 먹어봐 그리고 술좀 줘....고기엔 쐬주가 있어야 하는데 이 술이라도 마셔야지"
순간 사람이 이렇게 달라지나하는 생각을 한다.정말 인도보다 더 어처구니 없게 만든다.ㅎㅎㅎㅎ
그래먹자!!!!
어느덧 만족한 식사와 간단한 술이 끝나고 이제 모닥불에 둘러 앉았다.동아리에서 여행 갔을때의 모습처럼(전 여행 동아리 소속이거든요.여행가면 모닥불을 피우곤 했었죠.꼬추 말뚝뽑아서 .....아주 아주 잘 타요)
이젠 잠을 자야 하는데 과연 잘수 있을까 막막하다.빈대와 이가 최소한 1억 마리는 있을법한 브랑켓....이걸 덮고 자야 한다니...눈물이 앞을 가린다.군대 훈련들어가도 이정도는 아니였는데....눈물이 앞을 가린다.그래도 어쩌랴 아직 이틀이나 남았는데 적응해야지...
사막의 밤은 무진장 추웠다.그 브랑켓이 이렇게 따뜻할줄 누가 알았는가.
하늘에는 별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질것 처럼 반짝이고 별똥별도 지나 다니고 암튼 분위기는 진짜 끝짱이다. 밤이슬만 막아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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