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십수년간, '미네소타' 하면 떠오르는 얼굴은 단연 케빈 가넷이었습니다.
그는 팀의 리더이자 에이스였으며, 상징이자 모든 것이었죠.
공격 전술, 수비 시스템, 팀 컬러.....모든 것이 그에게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팀은 그를 중심으로 수년간 서부의 플옵 컨텐더로 군림했으며, 03-04시즌에는 샘 카셀, 라트렌 스프리웰을
영입하며 미네소타 역사에 길이 남을 'Big 3'를 결성, 서부 컨퍼런스 1위라는 쾌거를 거두며 지긋지긋한 1라운드 징크스를
떨쳐내고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합니다. 비록 포인트가드진이 부상으로 전멸하여 당시 '전당포 라인업'을
결성했던 레이커스에게 4:2로 분패했지만, 다음시즌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히 높았습니다.
그러나....
샘 카셀의 부상과 태업, 그리고 스프리웰의 그 유명한 '위대한 밥상'.....
미네소타는 우승후보라던 시즌 전의 평가와는 딴판으로 플레이오프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3년간의 암흑기.
'케빈 가넷이 있는 팀'에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3년 연속 플레이오프 탈락은 팀과 팬에게 좌절을 안겨주었습니다.
아니, 물론 희망도 있었죠. 그 3년간의 삽질이 아니었다면 맥칸더 V, 랜디 포이, 코리 브루어 그리고 크레익 스미스는
지금 미네소타에 없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가넷도, 팀도 더 이상 인내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07-08시즌을 앞둔 오프시즌, 미네소타는 보스턴과
사상 초유의 1:7 트레이드에 합의합니다.
케빈 가넷 ↔ 알 제퍼슨, 제럴드 그린, 라이언 곰스, 세바스찬 텔페어, 티오 래틀리프, 1라운드 픽 두 장.
미네소타는 팀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던 슈퍼스타 케빈 가넷을 트레이드하는 대가로, 위의 엄청난 영건군단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영건들까지 포함하여, 포틀랜드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젊은 라인업을 구축했죠.
한번 리빌딩을 천명한 맥헤일 단장의 움직임은 재빨랐습니다.
트로이 헛슨과 주완 하워드를 바이아웃하며 현금을 아끼고 로스터를 정리했고,
트랜튼 하셀과 그렉 버크너를 교환하며 영건들을 위한 라커룸 리더를 데려왔으며,
리키 데이비스와 마크 블런트를 마이애미로 보내며 앤트완 워커, 마이클 돌리액, 거기에 마이애미의 향후 1픽까지
가져와 팀 샐러리 유동성을 한방에 해결해버렸습니다. 바이아웃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있던 워커의 고랭지작물 모드는
일종의 보너스죠.^^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성적은 참담했습니다.
영건들이 주축이 된 팀 답게 접전에서 극히 약한 모습을 보였고, 특히 4쿼터 최후의 순간에 한 끗이 부족해
무너지는 경우가 수도 없었죠.
즉각 언론의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스타 트리뷴에서는 미네소타를 NBA 역대 최저승률 기록을 세웠던 필라델피아와 비교하며
비웃었고, 폭스스포츠의 마이크 칸은 최악의 수비수, 가장 실망스러운 루키, 최악의 GM, 그리고 All NBA Worst Team을
늑대들로 도배하다시피하며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그로부터 보름 가량이 지난 현재....
더 이상 미네소타를 비웃는 사람은 없습니다.
가넷 트레이드가 삽질이었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예전만큼 많지 않습니다.
미네소타가 NBA 역대 최저승률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언론의 비난과 팬들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팀을 다지는데만 집중했던 GM 맥헤일. 랜디 위트먼 감독님.
어시스턴트 GM이자 스카우팅 총괄 책임자 프레드 호이버그. 위트먼 감독님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아 날마다
체육관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렸던 제리 시스팅스, 빅커스텝 코치님. 그리고......누구보다 열정적인 우리의
젊은 늑대들.
그들은 리빌딩 첫 해인 현재, 이미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비가 겹겹이 막아서도...
찍히고 또 찍혀도....
두명, 세명이 달려들더라도.....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피흘릴 지라도....
그들은, 결코 좌절하지 않습니다.
한 쿼터에 8점이라는 창피한 기록을 세우고도.
1쿼터에 20:40이라는 처참한 Run을 당하고도.
늑대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최강의 적들을 넘어서.
그리고...전설을.... 넘어서!
이제는 초록빛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와.....파이널에서 만나는 날이 멀지 않은 미래에 꼭 올 것입니다.
아무리 많이 져도 괜찮습니다.
다시 꼴찌가 되어도 괜찮습니다.
당신들이 결국은 해낼 것임을 알기에, 믿고 있기에.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습니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내게는 언제까지나 당신들이 최고입니다.
Go Wolves.
첫댓글 맥칸츠는 꼭 카터같더군요. 브루어가 조금 저조한게 그렇지만 울브스도 화이팅입니다
울브스... 가넷때부터 늑대라는 이미지가 넘 멋지십니다. ㅎㄷㄷ (우리 넷츠도 먼가 있어야 하는데...ㅎ)
잘읽었습니다..^^미네소타를 사랑하는 열정...변함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정한 팬이시네요 ^^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이제부터 한팀이나 선수에 꾸준히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고 싶어지네요 .
미네소타는 빅알만 믿고 갔으면 좋겠다능...^^
젊으니까!
아랑님의 필력은 nyc님과 쌍벽이시군요. ^^
잘 읽었습니다. ^^
그래도 미네소타는 영건들이 많아서 2,3년 뒤에는 강팀 될 게 보이지만.... 우리 마이애미는=3 노장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