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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우리는 평상시 술먹으면서 이와 같은 얘기들을 많이 쏟아내곤 하죠.
"남자의 연애곡선은 우하향, 여자의 연애곡선은 우상향"
아니 왜 곡선을 이따구로 만들어놨어 이거 책임자가 누구야!!
[출처 : 서준의 감동클리닉]
항상 그렇다는 식의 논지는 필패를 부릅니다.
저런 연애곡선 안 가진 사람들도 있어요. 근데, 저런 연애곡선 가진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기도 한 것 같습늬다.
그래서~ 알아 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연애곡선을 가지고 있다면, 당췌 저렇게 만드는 메카니즘이 뭔지./
역시나, 제 잡설에 불과하며, 어디가서 이 말씀하시면 쪽 당하실 수도 있어요. 히히. 주의하세요.
Don't try this anywhere!!!
▒ 진화 심리학적 메카니즘
진화 심리학의 모태는 진화 생물학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 역시 다음의 2가지 기본 대전제를 지니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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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자연선택 (생존, ex_ 목이 짧은 기린들은 안드로메다行)
② 성선택 (번식, ex_ 수컷 공작새가 화려한 깃털로 암컷을 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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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깐, 모든 생물들은 두 마리 토깽이를 잡아야 하는 숙명!
살아 남고, 또 번식하고!!
근데, 인간 역시 별다를 거 없다는 거예요.
살아 남기 위해 아둥바둥 살고, 또 번식하기 위해 사랑을 하죠.
뭐야!?!? 연애, 사랑이 그렇게 중요해!?!?!?!?!?!?
아 뭐 일단 진화론적으론 그렇대요.
누가 뭐래도 『성선택』은 인간 행위를 결정짓는 두 가지 큰 뿌리 중 하나라고 하니 말예요.
그리고 사견으론, 저 역시 이 부분엔 엄청 동감하는 바입니다.
우리들 인간에게 사랑, 연애, 결혼 엄청 중요한 것 같단 말이죠.
여포가 초선이 때문에 양아비와 척졌대더라, 로미오와 줄리엣이 그랬다더라, 뭐 이런 수준까지 갈 것도 없이.
이미 우리들 인생에 사랑이란 요소는 감히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존재인 게 맞잖아요. 맞잖습니까.
그래, 성선택이란 요소가 그렇게 중요해서 우리가 이렇게 사랑에 얽매여 사는 거냐?
만약, 우리가 사랑과 잇대어 살 수밖에 없도록 진화되었다면,
어떨 때 사랑을 느끼게 되고, 그게 각 개체의 번식과 영달에 어떠한 기능성을 가지고,
이런 것도 다 방향을 정해 놓고 진화되었겠네???????
자, 진화론의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여기서 나옵니다.
우리는 설계된 게 아니에요. 우리 현생 인류는 단지 결과물일 따름입니다.
로직에 따라, 이러이러해야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니까, 요로코롬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
이렇게 진화돼 온 게 아니라,
1번부터 100번이 있어, 오랜 세월이 흘렀더니, 10번과 45번 97번 100번의 후손들만 득실득실하네?
아하!! 그렇다면, 나머지 96명의 후손들은 도태되었겠구만,
저 4명의 유전자가 가장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겠군, 그러니 그 후손들만 지금 지구상에 가득한 거 아니겠어!!
이게 현대 학문의 "진화에 대한 정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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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모두는 어느 winner 구석기인들의 자손이며, 그렇기에 그 선조들의 유전자를 물려 받았다.
- 그 구석기인들이 지니는 특성은 그들의 생존과 번식에 차별적인 어드밴티지를 제공했을 거다.
- 다른 구석기인들은 그렇지 못 했기에, 생존과 번식에 실패, 결국 도태되었다.
- 따라서, winner 구석기인들의 자손인 우리 역시, 그들과 동일한 메카니즘을 지니고 있을 거다.
- 구석기 시대로 회귀하여, 그 시대에는 생존과 번식이란 도메인에서 어떤 특성을 지니는 편이 효과적이었을 지 추론해 보자.
- 효과적인 기제가 추론되었는가? 그렇다면, 그걸 우리 현생 인류에게 적용시켜 보자.
- 말이 돼? 설명력이 충분해?? 오키도키 그럴싸 해, 그런 것 같아, logically 가능한 얘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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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는 바는 바로, "진화 심리학의 학문적 flow"입니다.
우리가 당췌 왜 이러고 사는지에 대한 연유를,
현대에서 찾는 게 아니라, 우리의 조상들 및 그 때의 환경으로부터 추론하는 거죠.
유전자는 대물림되므로, 그들의 후손인 우리도 어김없이 그 유전자를 물려받았을 터.
현대를 사는 우리가 지니는 문제점들을 과거로 역추적하여 해결하는 방식인 겁니다.
자, 그럼 이제부터 역추적 해 봅시다.
인간 여성은 배란 가능한 난자가 하나죠.
한 번 임신하면 출산까지 일년입니다.
인간 아기들은 조산早産으로 세상의 빛을 봅니다.
다시말해, 다른 포유류에 비해 심신이 덜 성숙된 채로 출산된단 겁니다. 그래서,
제 어미의 도움을 더 많이 필요로 하죠.
해서, 인간 여성은 제 평생에 많은 후손을 볼 수 없는 구조를 지닙니다.
기껏해야 일년에 한명, 그 한명 키우느라 온 신경을 쏟아야 하니, 또 임신하기엔 역부족,
게다가, 사바나 시절이라면 수많은 포식자들의 존재로 인해 인간 아기들의 조기 사망률이 컸겠죠.
즉, 인간 여성에게는 자신의 유전자를 지닌 소수의 후손을 장성할 때까지 금이야옥이야 성장시키는 게 번식의 핵심이었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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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관점에서 보면,
유전자의 대물림 및 확산이 곧 생물학적인 성공을 규정하게 되요.
[참조 :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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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인간 여성에게는 "하나 낳아서 그 한 명 잘 키우자"가 번식의 키포인트가 됩니다.
이러한 연유로 다음과 같은 여성들이 번식에 특히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죠.
① 모성애가 특출난 여성
☞ 그 무엇보다도 아이의 웰빙이 우선 → 아이의 생존 확률을 높임
② 아이의 아버지를 고르는 기준에 있어서 신중한 여성
☞ 아이가 장성할 때까지 아이와 자신을 잘 돌봐줄 수 있는가가 메이팅 선택(사랑)의 관건
☞ 남자가 능력있고 자상할 수록 → 아이의 생존 확률이 높아짐
③ 사랑을 느끼기까지 비교적 많은 시간이 걸리는 여성
☞ 좋은 아버지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신중함이 필요, 따라서 충분히 시간을 두고 남자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
☞ 비교적 단기간에 사랑을 느끼는 여성에겐 상대적으로 남자를 평가할 시간이 부족, 좋은 아버지를 고를 확률 떨어짐
☞ 오래 만나야 사랑을 느끼는 여성에겐 남자를 평가할 시간이 충분, 좋은 아버지를 고를 확률 신장 → 아이의 생존 확률이 높아짐
세줄요약)
인간 여성에게 최고의 메이팅 상대는 능력있고 자상한 남자, 그러한 남자를 고르기 위해서는 신중함과 충분한 시간이 필요
따라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특성을 지녔던 인간 여성의 선조가 번식의 winner가 되었을 것임
결국, 그 유전자를 대물림 받은 현대 여성의 연애곡선은 우상향이 표준이 됨
인간 남성의 정자는 한창때면 하루에 3000만개 가량이 만들어 집니다.
[출처 : 타노이 마사오' 몸의 구조]
여자와는 달리, 아다리만 맞으면 일년에 기십까지도 자손을 볼 수 있는 구조인 거에요.
따라서, 인간 남성의 성공적인 번식 전략은 다다익선이 됩니다. 쉽게말해, 유전자의 "인해전술"인 거죠.
이러한 연유라면,
과거 어떤 특징이 구석기 남자의 번식에 더 유리했을까란 질문에 비교적 쉽게 답변할 수 있을 겁니다.
① 쉽게 사랑에 빠질 수록
② 기다리지 않고 먼저 대쉬할 수록, 적극적일 수록
③ 능력이 닿는 한, 여러 여자와 관계를 맺을 수록
기계적으로 말하자면, 100군데 씨를 뿌려서 10군데 수목으로 자라게 되면 성공
우리는 지금 환경을 거슬러올라가 역추적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의 두 남성을 비교해 보죠.
쉽사리 사랑에 빠지지 않고, 여성과의 관계 형성에 진중하며, 한 상대와 평생을 보내는 A
vs.
쉽게 사랑에 빠지며, 여성과의 관계 형성에 적극적이며, 능력이 닿는 한, 여러 여성들을 상대하는 B
사바나 시절이라면, 어느 쪽이 더 번식에 유리한 조건이었을까요?
어느 쪽이 더 본신의 유전자를 더 널리 퍼뜨리고, 대물림시킬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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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 앞을 지날 때였다. 한 수탉이 대단한 정력을 과시하고 있다.
부인인 쿨리지 여사는 농장 주인에게 수탉이 하루에 몇 번이나 교미하는지 물어 보았다.
"열두 번 정도입니다." 농장 주인의 대답이었다. 그러자 쿨리지 여사는 말했다.
"그런 사실을 대통령에게도 알려주세요."
이 말을 들은 대통령이 농장 주인에게 물었다. "매번 같은 암탉인가요?" 그러자 농장 주인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매번 다른 암탉입니다."
농장 주인의 대답을 들은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것을 아내에게도 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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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지 효과(Coolidge effect)라고, 유명한 에피소드죠.
_ 수컷이 동일한 암컷과 계속 교미를 하면 결국 지치게 되지만, 다른 암컷을 만나면 곧바로 힘을 내서 교미할 수 있게 됨
진화론적으로,
지금 수탉들의 전신은, 쿨리지 범프를 받은 수탉 선조들이었겠죠.
새 암탉을 보고서도 힘을 내지 않는 수탉들은 아무래도 유전자 규모 싸움에서 쿨리지 파를 이겨내기 힘들었을 거에요.
【신경생리학적】으로, 사랑은 "호르몬"의 작용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세로토닌, 페닐에틸아민, 도파민, 엔도르핀 etc...
과거라면, 확실히, 초장에 확 불타올랐다가 점점 그 대상에게 사랑이 식는, 그리고 새 상대에게 다시 확하며 불타오르는
그런 특성이 보다더 유전자 확산 및 대물림 싸움에서 유리했을 겁니다.
한 여성에게만 세로토닌, 페닐에틸아민 등을 헌정하지 않고,
여러 여성들과 각종 호르몬들을 교감하며 언제나 새롭게 사랑을 느꼈던 사바나인 수컷
추론에 의하면, 그들의 사랑곡선은 우하향일 확률이 높습니다.
▒ 매몰비용 메카니즘
제가 일전에 소개시켜드렸던 개념이죠. [참조 : 무명자' 믿거나말거나 대인관계 스킬 팁-2-]
『매몰비용효과』란 쉽게 말해서,
내가 여태까지 들였던 노력, 시간, 비용 등의 총체적 costs 지각으로 인해,
해당 행위를 계속 끌고 나가려는 경향성이 생김을 일컫습니다.
또한, 내가 선택한 행위에 강하게 몰입되며, 무조건적인 호감을 표현하게 되요.
【phase.1】
자, 남자가 초반에 확 달아오르는 특성, 적극성 등으로 말미암아, 여자에게 자원을 쏟아 붓습니다.
내 여자로 만들기 위해서요.
비용이 지각될 수록, 그 여자와의 관계에 더 강하게 몰입됩니다.
마치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것처럼 불길은 더 크게 번지게 되죠.
여자는 기다립니다. 그 남자가 나한테 어떻게 하는가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상대를 대해요.
남자가 자원을 쏟아붓는 모습을, 나에게 한없이 자상히 대하는 면모들에 서서히 감동을 받습니다.
이 때 여자의 포지션은 대개 비용을 지불하기보단, 정성을 받는 쪽에 해당하게 되죠.
매몰비용효과가 장난칠 기회 자체가 애시당초 적습니다.
【phase.2】
여자의 사랑을 얻었다 확신하는 남자는 비용 지출을 줄입니다.
여자와 보내는데 집중했던 시간을 다른 일들에 분산합니다. 친구를 만나거나 일에 몰입합니다.
비용이 줄어드니, 매몰비용효과로 인해 커졌던 감정이 점차로 사그러들게 되요.
신중히 기다린 끝에 남자를 사랑하게 된 여자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본인의 사랑을 표출합니다.
남자에게 자원을 쏟아붓습니다.
비용이 지각될 수록, 여자는 그 남자와의 관계에 더 강하게 몰입됩니다.
【phase.3】
관계 후반으로 갈 수록, 남자는 여자가 자기에게 집착한다 생각합니다. 자유로워지고 싶다 희망하죠.
반면 여자는, 처음과는 달라진 남자의 태도를 느끼며 상실감에 시달리게 되요, 남자가 변했다고 느끼며 상처를 받습니다.
매몰비용의 효과는, 어떤 측면에서는 반직관적입니다.
받는 사람보다 오히려 주는 사람이 더 달아오른다고??
글쎄요, 이 또한 제 잡견에 불과하지만,
연애에서 이 매몰비용이란 거 은근히 크리티칼 팩터로 작용하는 것 같단 말입니다..
물론, 별로 로맨틱하진 않죠. ㅎㅎ
위의 잡자비잡잡잡잡설들은 수많은 이론 중 하나이며, 수많은 이론-현실 적용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아닐 수 있죠, 아닐 수 있구요, 제 두뇌상태를 의심해 본다면 아닐 공산이 더 큽죠. 헤헤
다만, 진화론에 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합니다.
그렇다면. 남자가 바람피는 건 본능이라서 어쩔 수 없단 거냐 식의 비판이 나올 수 있거든요. 엌 ㅠㅠ
하지만, 우린 인간이죠, 수탉이 아니라 인간 남자란 말입니다.
아무리 본능이 어쩌니저쩌니 해도, 문화라든지 도덕, 윤리 등이 충분히 그에 대한 버퍼링 역할을 해 줄 수 있어요.
지금은 21세기 현대 시대.
구석기 시대와는 수천만광년 정도의 gap이 있으니,
그에 발맞추어 각자가 몹쓸 인간 소리 듣지 않도록 문화 인류로서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 필수적이란 얘깁니다.
다만, 어쩔 수 없이 문화로도 잡아챌 수 없는 "본능적 부분"이 살아있을 수 있단 거고,
"남녀 간 연애곡선의 비대칭성"이 그러한 단면을 조금이나마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매몰비용을 끌어온 건 그나마 현대적인 해석이 될 수 있겠구요.
뭐, 그냥 그렇다구요... 헤헤, 소인은 이만 물러가겠습늬다.~ 스압의 대가로 주리를 트신다면, 군말없이 받아들이겠어요...
※ 무명자 블로그 http://blog.naver.com/ahsune
첫댓글 오늘도 이론을 배우고 갑니다. 감사하옵니다
저번에 이어 오늘도 좋은 내용을 알아 가네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항상 좋은글 고맙습니다!!
좋은글 재밌게 보고갑니다.
매몰비용 메카니즘 부분이 많이 공감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 글의 핵심,... 잡자비잡잡잡잡잡설... ㅋ
잘읽었습니다^^
매번 잘 보고 있습니다.
아... 저 페이즈1~3대로 진행됐었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추가글 부탁해욤 ㅋㅋ 무명자님~~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