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이어령선생의 글을
보내 드립니다
♤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자 ♤
"늦기 전에 깨닫는 은혜"
암 투병 중이었던 이어령 교수의 글입니다
이 땅의 많은 아버지들에게
(특히 젊은 아빠들에게)
이 글을 보냅니다!
따님, 아드님을
사랑하시면서
그 사랑을 표현할 때와 기회를 미루거나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
이어령 선생은
젊은 시절 가난했고
너무 바빴다고 합니다.
아빠로서 딸을 사랑할 수 있는 길은
돈을 벌어 바비인형이나 피아노를 사주고
좋은 사립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믿었답니다.
어느 날, 어린 딸 민아가 글쓰던 자신의 서재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아빠에게 굿나잇 인사를 하러 온 것입니다.
아마도 딸은
아빠가 안아주기를 바랐던 것 같고
그리고 새 잠옷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빠는
마침 떠오르는 영감을
글에 담아내기 위해 여념이 없었습니다.
글에 집중하느라
뒤돌아 보지도 않은 채 손만 흔들며 “굿나잇, 민아.” 라고 했습니다.
예민한 아이였던 딸 민아는
아빠의 뒷모습만 보고 돌아서서 자기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시간이 흘러
딸이 결혼도 하고
중년이 되었지만
사랑하는 딸은 암에 걸려 결국 아버지보다 먼저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이어령 선생이,
죽은 딸이 생전에 했던 인터뷰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 때 수십년 전의
그 날 밤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딸이 얼마나 아빠의 사랑을 받고 싶어 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딸은 인터뷰 기사에서
퇴근해 온 아빠의 팔에 매달렸을 때, 아빠가
”아빠 밥 좀 먹자“ 하고 밀쳐낸 적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날 아빠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한번은 ”원고 마감이야,
얘 좀 데려가!“ 라고 엄마에게 소리치는 아버지의 말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인터뷰에서,
이미 성숙해진 딸은
아빠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을 뿐이라며 아빠를 두둔해 줍니다.
그러나
이어령교수는 고백합니다.
자신의 사랑 자체가 부족했고
믿음이 부족했다고.
자기가 지금 일하지 않으면
‘(앞으로) 제대로 사랑하지 못할거야’ 하는
불안한 마음에
돌아볼 수 없었노라고.
그가 잘못을 깨닫고 늦었지만,
이미 천국에 간 딸에게 편지를 쓰며
단 30초만 달라고 간구합니다.
이렇게 썼습니다.
“나에게 만일 30초의
그 시간이 주어진다면
딱 한번이라도 좋으니
낡은 비디오테이프를 되감듯이
그 때로 돌아가자.
나는 그 때처럼 글을 쓸 것이고
너는 엄마가 사준
레이스 달린 하얀 잠옷을 입거라.
그리고 아주 힘차게
서재 문을 열고
”아빠 굿나잇!“하고 외치는거다.
약속한다.
이번에는 머뭇거리며
서 있지 않아도 돼!
나는 글 쓰던 펜을 내려놓고, 읽다만 책장을 덮고, 두 팔을 활짝 편다.
굿나잇! 민아야!
잘 자라! 내 사랑하는 딸!
그런데 어찌하면 좋으니?
내가 눈을 떠도
너는 없으니,
너와 함께 맞이할
아침이 없으니.
그러나 기도한다.
우편번호 없이 부치는
이 편지가
너에게 전해질 것을 믿는다.
그래서 묵은 편지함 속에 쌓여 있던 낱말들이 천사의 날갯짓을 하고 일제히 하늘로 날아오르는 꿈을 꿀 것이다.
갑자기 끊겼던 마지막 대화가 이어지면서 찬송가처럼 울려오는구나.
굿나잇! 민아야,
잘 자라! 민아야,
보고 싶다
내 딸아”
(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 이어령 )
30초면 충분한데 바쁘다고 딸에게 조차 뒤돌아보지도 않고
일에 몰두해 있는
그 젊은 시절의
이어령 선생의 모습이
꼭 우리의 모습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일하고 있는 것입니까?
중요한 것을 한다고 하면서
더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도 축복받는 하루되세요!
(이제 하늘나라에서 이어령선생과 사랑하는
딸 민아가 만나 부녀간의 그 사랑을 나누리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