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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의 잠으로 만족을 하고 작은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그것도 쥔장의 카메라 밧데리가 불량품 이었던 것을 모르고 열심히 충전해 가져왔으나 먹통.
게다가 산 넘어 산이라고 충전기는 구보다 상 집에 두고 오는 총알 없는 총을 가진 군인이라니...전에도
사쿠라지마에서 이런 일을 겪었건만 또 믿거라 하고 방심한 죄를 어찌하면 좋을까.
다 이유가 있겠지 싶어 구보다상의 소형 카메라를 빌렸다.
물론 인물 사진은 반드시 열심히 찍어 앨범으로 만들어 주기로 하고 SD카드는 쥔장이 소유하는 것으로 해결.
그 덕분에 전문 카메라는 촬영불가능한 지역에서 살짝살짝 개인 소장용 촬영을 할 수 있었다...횡재-딸이 무식함을 드러낸 엄마 라고 흉봤다-.
그러게 뭐든 사단이 일어나는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요 긍정 마인드로 보자면 만사 오케이.
엉켜버린 상황에 웃음을 잃어버린 쥔장을 보고 안쓰러워하던 구보다상이 자신의 카메라를 선뜻 빌려주며
그 소형 카메라라도 열심히 찍어보겠다고 비로소 웃음을 짓는 쥔장을 보고 한 마디 했다.
"이 언니도 마음 편해. 이선생이 촬영할 때 정말 행복해 보였는데 카메라 밧데리 때문에 낙담하는 것을 보고 잠시 어쩔줄 몰랐지만 다행이야" 뭐 그런 늬앙스.
하긴 나 역시 촬영이 목적이었던지라 잠깐 망연자실 했지만 "촬영하니 살 것 같다"고 화답하며 "아리가또우 고자이 마스"를 연발.
그렇게 그녀들이 잠든 사이 새벽 여명을 뒤로 하고 민박집 근처 골목길을 서성거렸다.
대충 눈에 들어오는 풍광을 카메라에 담고 집 프로젝크에는 잇지만 관람권과 상관없는 007 박물관도 한 컷.
빵강색으로 안내문을 표시해놓가고 어슬렁 고야이왕ㄴ사를 나누고 다시 민박집으로 돌아오니 다들 일어나 한 마디 한다.
"부지런도 하시지...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다른 것 같아요. 새벽에 벌써 나갔다 오다니"
바쁘게 움직여 나오시마에서의 이틀 째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다시 셔틀버스에 올라 집 프로젝트을 감상하고자 고고고.
일단 첫 시작점 혼무라 라운지 겸 아카이브에서 관람권을 구입하여도 좋지만 그 건너편 담배가게 아저씨에게
들고 간 책을 보여 주며 한국에서 유명한 집이 되었다고 설명을 하고 관람권을 구입하며 한 컷 날려 주셨다.
계산이 어려운 아저씨는 주판을 곁에 두고도 쩔쩔 매고 우리가 알아서 계산을 하고 거스름돈을 챙겨받는 아이러니.
담배 가게 지나 왼쪽 골목으로 접어들어 부드럽기 짝이 없다는 아이스크림 집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고
우리는 아이스크림에 관한 한 절대 미각을 시험해볼 기회를 놓쳐버리고 아쉬운 마음으로 첫 번빼 코스 '카도야'를 향했다.
하지만 그 역시 시간이 너무 일러 10시에 다시 오라는 엄명이니 별 수 없이 두번째 '고오신사' 쪽으로 향하다
동네 아주머니와 잠깐 수다를 떨고 다시 시간을 맞춰 카도야로 향했다.
200년 된 목조집에 현대 기술을 접목하여 125개의 디지털 카운터, 발강, 노랑, 녹색의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바라보아야 한다....역시 촬영불가.
다시 두번째 코스 '고오신사'를 향해 가는 길 돌계단이 눈길을 끌고 바람이 살랑거리며 지나간다.
필리핀에서 구해왔다는 자갈, 애초에는 일본돌을 사용하였으나 너무 작아서 계획대로 그림이 나오질 않아
수입하였다는 것인데 그곳에서 특별한 날에 축제를 벌이거나 난장이 벌이기도 한다는 것.
또한 친절이 넘친 자원봉사자의 안내 설명을 빌자면 바다를 향한 동굴과 신사 본당을 유리 게단으로 연결해 놓았고
신이 그 통로를 이용한다고.
그 어둠이 밀집한 동굴에 서서 바깥을 바라보자니 심상치 않은 기운이 쑤우욱...사진이 죄다 요상하게 나왔다.
그래도 마음이 동하셧던지 우리에게만 플래쉬를 빌려주셔서 그 어두운 동굴을 지나 신이 다닌다는 통로를
체험할 기회를 가졌으니=일단 정지 막힘줄이 있어서 더 이상 갈 수는 없는 곳이지만 아저씨의 배려로 통과-
때로는 넘치는 친절도 고마운 일이요 넘치는 애교를 부린 우리도 대책이 없긴 하다.
아, 한참을 걸었더니 시장기가 확 돈다...그리하여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자리한 우동집에 들어 뎀뿌라와
고로케 우동을 휘리릭 비웠더니만 "여태 관광객을 그리 많이 대접했어도 당신들처럼 뎀뿌라를 많이 먹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고 쥔장이 실실 웃으며 말하길래-가격이 장난이 아니었다- 얼씨구나 하고 사진 한 컷.
그리고 예정에 없던 골목길을 탐방하다 깡통이 특이해 또 호기심 발동, 무작정 쳐들어가 촐영을 하고 싶다 했더니
일반적인 것은 촬영가능 해도 집 안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은 노탱큐 라 작가를 붙들고 사진 한 컷.
횡재 했다...물론 사인과 이름까지도 받아오는 센스.
배도 부르겠다 다시 으라차라 그 다음 코스를 가기 위해 골목길을 지나다 뭔가 독특하다 싶어 실례를 무릅쓰고
"스미마셍"을 외쳤더니만 일본에서 꽤나 유명한 82세의 개인 수집가 堺谷 明子가 나와 자연스럽게 자신의 전시실을 보여준다.
또 다시 예정에 없던 행운...구보다상과 언니동생이 되었고 그로부터 헤어지는데는 자그만치 30분이 걸렸다.
무슨 헤어지는 인사를 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는지 결국엔 쥔장이 몸을 홱 돌려서야 "사요나라'가 끝이 났다.
이어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있고 안도 다다오가 만든 까만 박스집으로 빠른 걸음으로 달려갓다..
그러나 역시 촬영할 수 없는 곳, 산나무를 구운 나무판, 예전의 절터 자리에 안도다다오가 터렐의 작품에 맞춰
만들었다는데 아쉽게도 촬영하지 못한 이유는 열 받아서 다.
빨리 가지 않으면 길게 나래비 줄을 서야 하니 발길을 서둘러 움직엿음에도 불구하고 방금 입장이 끝났다며
20분을 기다립시란다....화장실도 아니가고 열심히 기다리는데 나는 정말 이럴 때 한국 사람인 것이 부끄럽다.
더러 더러 눈에 걸리는 한국 사람들이 있었지만 웬만하면 모른 체 넘어갔어도 이번에는 못 참겠다 싶어 참견을 하렸더니만 박쌤이 말린다.
내용인즉은 이렇다.
자기네들은 한국에서 돈을 쓰러온 관광객이니 설명을 한국말로 해야 한다며 목청을 높이는 것은 당연지사요
왁자하게 웃고 떠드는 것은 물론 나오시마는 별로 볼 게 없다는 둥 온천이나 갈 걸 잘못햇다는 둥...정말 어이가 없어 한 대 쥐어 박고 싶었다.
게다가 8명씩 2개 조가 한 팀이 되어 암흑 속으로 들어가 껌껌한 방에서 뭔가를 느껴야 하는 것이지만
웬만해서는 의도를 헤아리기 어려워도 그렇게 무식하게 굴지는 않을 거다.
아무나 느끼지도, 알 수도 없는 것이 맞긴 하지만 끝나고 나와서 한다는 말이 도대체 뭘 보라는 거야,
무슨 체험이라는 건지 기가 막히다며 나오시마는 완전히 돈독이 오른 곳이라며 힐난을 하는 데
정말 때려주고 싶었음은 두말할 것도 없고 무식한 년들이라고 욕지거리를 해대고 싶었다.
아무 말 안하면 중간은 가겠구만 무슨 잘난 척은 그리도 하시는지...도대체 왜 왔어?
그렇게 돈 지랄 하고 싶으면 대한민국 백화점에 가서 돈 지랄을 할 것이지 싶어 욱 하다 상대할 가치가 없어 그냥 내버려두자니 참 그랬다.
암튼 그렇게 나름의 의미를 갖고 제임스 터렐을 만나고 다시 네 번째 코스를 향해 가는데 물물교환 장소가 있어 들여다 보았다.
박쌤이 갖고 싶어하는 것이 있었지만 쥔장이 없는 고로 아쉽게 바이 하고 돌아나오는데 어이구 아까 만난 정정하고 대찬 아줌마
개인 수집가를 다시 만나게 되어 또 한참을 수다 삼매경, 에고...어느 나라나 여자들 수다는 못 말리겠다 싶었는데
또 헤어지는 인사가 길다.... 젠장할.
잠시 지친 발걸음을 쉬기 위해 자치구민-동사무소-사무실에 들어가 신발을 벗고 발을 쭈욱 펴고 박쌤의 전화기 충전을 몰래 시도하였다.
대놓고 충전을 하겠다고 하면 도둑놈이라고 돈을 내어 놓으라 한다는 박쌤의 설명을 듣고 그냥 알리지 않고 몰래 전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우스운 상황. 잠깐이엇지만 그러다 걸리면 더욱 낭패엿을 터, 무사히 지나갔다.
다시 물 한 모금 마시고 재충전 된 몸과 마음으로 그 유명한 깡통집을 향해 가는 길에 만난 개구리.
일본에서는 다시 올아온다는 뜻의 '가에루' 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개구리와 동의어 라고.
치과 병원 건물을 재구성하고 오래됨을 느끼게 하는 것도 참 마음에 들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자유의 여신상이
공간을 분리하여 차지하고 있는 곳.
누구는 도대체 저 우스꽝스러운 것이 뭐냐고 하지만 나는 볼 것도 많고 찍을 것도 많아서 좋기만 했다.
한참을 머무르고 싶었으나 일행은 이미 저쪽으로 사라져 버린지라 급하게 쫓아가 100동안 가문 대대로
소금 창고였던 곳을 근사하게 바꾼' 이시바시-원래 주인의 성씨란다-'로 향하여 정원을 바라보며 한참을 쉬다가 안내하는 사람을 붙들고
긴 설명을 부탁했더니만 맨발 벗고 들어가 감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전면의 폭포는 일본의 유명한 화가 센주 히로시가
그 곁의 산자락을 상징하며 주변 산세를상상하며 붓 터칭 만으로 엄청난 대작을 그렸다는 말씀이다.
뒤켵의 다리는 상징적으로 놓여져서 폭포가 떨어져 바다로 가는 길 위의 다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하는데
뭔가 이야기 꺼리를 만들어내는데는 선수들 인 것은 맞다고 역시 촬영불가 이지만 ㅎㅎㅎㅎ.
관람권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다 보았으니 다시 츠츠치소로 건너가 베네세 호텔의 멋지고 칼라풀한 작품들을 만나
잠깐동안 동화의 나라, 환상의 세계에푹 빠져 나름의 묘미를 즐기고 제멋대로 포즈를 취하며 한 컷을 날려주시고
돌아오는 길에 버스를 기다리다가 다른 일행의 한국인들을 만났건만 역시 호들갑스럽고
주위를 의식하지 아니하고 마구잡이로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곁의 일본인들에게 미안하고 남사스러웠다.
어째 그런다냐 정말....미치겠다. 아, 왜들 그러니?
지친 영혼들이 항구에 드러누워 여독을 푸는 모습을 보니 배낭 여행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싶으면서도
남의 나라에서 자기 키에 버금가는 큰 배낭을 등에 얹은 채 여행 중인 딸내미가 생각나서 울컥.
그러나 이제는 나오시마와 이별을 하여햐 할 시간이니 5시 25분경 다시 다카마쓰항으로 출발.
헌데 어쩌자구 그년들은 또 우리와 같은 선실에 앉아 온갖 나발 수다를 떨어대는지 환장하고도 환장할 일.
할 수 없이 명상 삼매경으로 주위를 잠식시키고 항구를 빠져나오는데 이번에는 일명 백바지 클럽들인지 한국여자
일곱명이 죄다 흰색 바지를 입고 다카마스 상징물 앞에서 사진을 찍느라 컹충 뛰거나 야호를 외치며 난리굿이다.
나야 그 직전에 이미 한 컷 날렸으므로 미친 여자들이 지랄발광을 하거나 말거나 그꼴을 찍는 것도 창피해다 싶어
모르쇠였지만 지나가는 일본 사람들이 그 여자들을 향해 눈살을 찌푸리며 찍어대니 환장할 노릇...박쌤이 국제 망신
좀 그만 떨라고 증거 자료로 찍어서 사람들에게 알리겠다며 기어이 한 컷.
암튼 그렇게 비도 오지 않는 나오시마 - 비가 많은 지역이어서 비옷이 필수라고 해서 근사한 비옷 하나 장만해 갔더니
첫날 다카마스에서 만난 비와 인천공항에 도착한 날의 비가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더불어 쨍쨍한 여름날의 나오시마는 선크림은 물론 선글래스에 양산까지 받쳐 써야 한다는데 화장도 아나는 쥔장은
겨우 선글래스와 모자로 명맥을 유지하였으나 완전 까만 콩이 되었다.
같은 종족이 미친년 널 뛰듯이 소란을 떨며 분주하게 굴거나 말거나 걸음을 재촉하여 꼭 먹어보겠다고 별렀던 다카마쓰 지하철역사
옆 골목에 있는 '저 그리운 연락선' 우동집에 들러 후루룩 우동을 먹는데 구보다상이 한 말씀 하신다.
"원래는 우리의 완행 열차같은 기차 구내 식당에 있던 우동집이었으나 지금은 JR로 바뀌는 바람에 역사 곁에서
그 우동 맛을 기억하는 쥔장이 식당을 차린 것" 이라는 설명.
하루종일 그 유명한' 사누키 우동'을 섭렵을 하고 평을 내리자면 역시 반찬이 없는 관계로 국물이 조금 짠 편이고
연락선 집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는 국물을 후후룩 마실 수가 없었다는 것.
압권은 역시 나오시마의 '자루우동'....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그 밤, 구보다상의 남편이 마중을 나와 그녀의 집으로 돌아가서도 오래도록 긴 수다를 떠느라 또 잠들지 못했다.
이번에는 남편이 나오시마에 대한 감상평을 듣고자 원하여서 더욱 길어졌다는 말씀이고 웬 술은 종류를 달리해 주시는지 원.
술 끊엇다는 소문은 못 들으신 듯...하지만 국적을 달리한 사람들의 체면을 위해 한 잔 드셔주시는 센스.
다음 날은 나오시마의 여독을 풀기 위해 하루 종일 쉬고자 하였으나 어쩌자고 한국 요리를 전수하게 되었는지는 내일 알려 드리겠다.
첫댓글 사진과 글로 접하는 곳이지만
언젠가는 꼭 가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게 해요
또 지랄이 연병장을 돌게 하는 한국 아지매들... 정말 짜증 지대로~~~ 셨겠어요
올라오는 욱~을 참으시는 모습 눈에 선합니다
꼭 가보면 좋을 듯 합니다.
미처 보지 못한 곳이 있고 계절별로 어떨지 싶어 두어 번 더 가고 싶은 곳 입니다.
코스가 달라질 수도 있고 촬영하지 못했던 미흡한 곳을 다시 확인 하고 싶기도 하고.
욱, 정말 웬만하면 눈감아 주려고 했으나 구제불능의 여자들.
제대로 짜증이 올라와 주셨으나 즐거운 여행을 위해 참기로 햇다 는.
다녀온 때가 아주 먼 옛날인듯.
모노레일 타고 올라가서 바다를 보며 즐겼던 베네세호텔 2층 숙소가 그립군요.
환 나오시마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다시한번 가보려구요.....
와우, 베네세 호텔에서 묵으셨구나.
우리는 언감생심...하루에 36000엔이라니 거의 40만원에 육박할 듯.
그곳에서만 볼 수 있은 풍광이 있다고 하는데 소시민에게는 그림의 떡.
또 다시 부활을 꿈꾸는 이누지마 프로젝트도 기대됩니다.
그때는 나오시마와 연게해서 가보면 좋을 듯하다는 생각.
ㅎ 벗님 일본여행 잘 했습니다. 가보고 싶군요..
ㅎㅎㅎㅎ 잘 있죠?
가보면 아, 하면서 정말 잘 왔다 할 겁니다.
근데 얼굴은 언제 보남?
재밌게 잘 읽었어요. 재밌게~!
에고 일본 정서로 보면 우리네 사람들 목소리가 너무 크죠~! ㅋ~!
목소리도 큰데다 양쪽의 날카로운 신경전이 좀 그랬어요.
일본 사람들은 힐끔거리며 쳐다보는데 아주 기분이 나쁠 정도고 우리나라 여인네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제맘대로 말하고 제 멋대로 행동하니 관광객다운 예의가 좀 부족해 보였다 뭐 그런 말씀.
남의 나라 문화를 배우는 것도 관광의 목적이요 관광하면서 그 나라 것을 이용하는 것은 당연히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거늘 도대체 돈 쓰러 왔는데 홀대 한다고 볼멘소리 하는 것, 참 어이없더라구요.
그러면서 온천이나 갈 것을 괜히 왔다는데는 정말, 으이그....
아웃~! 창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