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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지리산,그"종주의전설"
2012/9/1~9/4 지리산종주 1무2박3일
- 이 글은 지리산종주를 아직 못하신 분을 염두에 두고 썼습니다,
사진이 안오거나 늦거나 해서 올릴 수 없어 아쉽습니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24시에 '원지행' 심야우등고속뻐스를
타고 도착하니 3시10분쯤입니다
이번 지리산종주에는 저와 유일한 동행 인 'b'님
두사람입니다, 원지터미널 화장실 문은 잠궈놓는군요
(다른곳도 잠궈놓나요?^^)
6시쯤되어 아가씨 한분이 출근하여 터미널이 개방되고
'중산리'가는 첫차가 6시35분에
있습니다
커피를 한잔 끊여드리겠다고 해서, 제가 감사하다며..
'동료가 한명 있으니 두잔을..'
'아,네.. 두잔 해드릴께요'
b님과 같이 따끈한 커피를 마시며, 어쩐지 첫 스타트부터
예감이 아주 좋습니다
원지터미널의 이쁘고 상냥한 아가씨, 감사합니다
배낭 꾸릴때 '입' 다음으로 중요한 '시에라컵'을 빠뜨렸습니다
삼겹살 구워먹을 '소금'도..
종주 내내 저로선 시에라컵이 없는게 얼마나 불편한지
처음으로 절감 했습니다
중산리에 하차해서 산행입구까지 그 구간 사실
걷기 싫은 거리이지요
재수 좋게 히치하이킹 한 봉고차로 가볍게..ㅎㅎ
이제 지리산 정상인 천왕봉(1915m)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비박으로 준비한 b님의 배낭용량과 무게가
제것의 따블이니, b님의 페이스에 맞추는데
온신경을 쓰면서 2박3일이니 여유롭게 널널하게
쉬엄 쉬엄 갑니다
은근히 한번쯤 걱정했던 더위는 '기우'가 되고,
서늘한 날씨가 너무 고맙습니다^^
로타리대피소에서 첫끼니를 해먹습니다
일요일이긴 하지만 많은 등산객들로 북적 거립니다.
마치 시장통 같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천왕봉 바로 밑 천왕샘의 석간수로
목을 축이며 숨도 고릅니다
아.. 드디어 정상 입니다.. 표지석 앞면에 '천왕봉'이,
뒷면에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 되다' 가 음각 되어있는..
단체로 오신분들에게 인증샷 한장 부탁드리니 찍어줍니다.
저와 b님은 폼을 잡습니다
볼펜과 종이쪽지를 빌려 제 e메일주소를 적어주며
사진이라곤 이것 한장뿐이니 꼭 좀 보내달라고
神神당부를 합니다만,
사진이 올지 안올지는 神만이 아실 일..^^
제석봉 고사목지대를 지나 오늘의 첫숙박지 장터목대피소..
말그대로 붐비는 사람들로 '장터' 맞습니다..ㅎ
저녁을 삼겹살 구워먹은 기름에 밥과 김치를 넣고 볶으니..
맛이 환상입니다^^
삼겹살 300g에 소주4홉짜리 한병 비우고, 제것 4홉짜리 반을 비우니..
저도 b님도 어떻게 잤는지 모릅니다..ㅎㅎ
술기운에 목이 타 잠을 깨니.. 5시30분입니다
그제서야 코골이를 우렁차게 하는사람,
괴상하게 숨 넘어가듯 하다 터지는사람,
이를 가는소리, 방귀 뀌는소리가 들립니다
반드시 대피소의 '기본베이스'입니다
대피소는 '자장가'가 있다는걸.. '자장가'가 없으면
나는 잠을 못잔다 라는 분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 동안 제가 술에 골아 떨어져서 잘 잤다는 이야기 죠^^
장터목은 기본 '바람'이 있습니다.
바깥에서 비박하는 b님 궁금해서 밖으로 나오니..
그 바람에 사정없이 펄럭이는 후라이 밑에 b님
세상 모르고 자고 계십니다
한 아가씨가 취사장 제 옆자리로 오더니 원터치까스버너의
원터치를 눌러대는데 도무지 켜지지 않습니다.
켜줍니다.제가.. '어머나 감사해요.. 새것 사가지고온것인데
엊그제밤 벽소령대피소에서 남자들이 해보더니
고장이라며 라이타로 켜줬는데..'
어떤 책을 읽었는데 '지리산종주' 한번도 안해본 사람은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에 오지마라고 되어있어서
지리산종주를 하는거라며,
노고단성삼재에서 시작하여 첫날 밤7시에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했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둘째날 장터목대피소까지는
나으려나 했지만 너무 힘들어 저녁 6시에 도착 했다며,
이제 올 가을엔 안나푸르나를 가겠답니다
버너불 켜줬더니 커피가 마시고 싶은데 커피가 없다며,
제 보고 커피 좀 있냐고해서.. 같이 마시며 이야기를 경청 했습니다
천왕봉 찍고 중산리로 하산하니 홍삼젤리,
상표가 '한살림'이라는 김을 한살림 주고 갔습니다
경기도 이천의 이쁘고 상냥하고 찐빵같은 이미지에
눈매에서는 귀염이 자동발사 되는 '이천에서 왔다는 아가씨,
작별인사로 손을 내밀길래 잡았는데 '악력'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악력 때문이 아님)순간 저도 모르게
헤어지기 싫다, 이 아가씨하고 다시 중산리로 가자!..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드로는 첫닭이 울기전에 세번 배신을 때렸지요..
허지만 저 역시 '성인군자'가 아니니 어쩝니까..
혹시 이글을 b님이 읽드래도 이해 하시리라
믿습니다..ㅎㅎ
아침식사를 마치고 노고단을 향하여 고단한 여정을
아침바람 상큼하게 맞으며 시작합니다
장엄한 '지리산'.. 어머니 품 같은 '지리산'..
'조국의산,지리산'.. 언제 보아도 감동 그 자체입니다
그 '감동' 속으로 계속 걸어 들어갑니다..
세석대피소에서 취사를 합니다.식사를 마치고
b님은 저쪽에서 스트레칭을 하시고, 저는 인천에서 왔다는
종주하는 아가씨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혼자 종주하는 아가씨들을 보면 존경스럽습니다.
이 아가씨는 안쓰럽게도 빵이 주식입니다.
(그만큼 배낭이 가벼우니 성공 확률은 높음)
저번에 종주를 완성하지 못해 다시 왔는데,
오늘 '지리산종주'를 이루고 싶다고 합니다
이쁘고 상냥한 아가씨,무사히 중산리로 하산하여 종주를
잘마치시라고 장도를 마음속으로 빌며 작별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연속극 제목의 패러디가 생각납니다
'지리산종주는 아무나 하나?' 물론 아무나 할수 있는건
아니지만, 저는 아무나 도전 할수 있다는데에
방점을 찍고 싶습니다
벽소령대피소를 2km쯤 앞두고 b님이 쬐금 힘들어
하십니다.워낙 배낭이 무겁습니다
다른 대피소와 달리 식수원의 거리가 영 맘에
안드는 벽소령대피소를 그냥 패스 합니다
'선비샘'의 감로수는 언제 마셔도 가슴까지 시원합니다
어찌 어찌.. 씩씩거리다 보니.. 우리의 두번째 숙박지
'연하천대피소' 에 도착했습니다
아.. 제가 먼저 도착 했을때, 그 두 아가씨와의 만남이
이번 '지리산종주'의 '압권'이 될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나무꾼이 되어 b님은 선녀를 만나러 갔습니다
두 아가씨가 굽는 삼겹살.. '가지고 있는 소주 안주는
육포 뿐인데..'
아가씨들에게 말을 건네자 한점이 아니라
여러점을 줍니다.젓가락으로 쌈장도 듬뿍 떠 줍니다
남은 소주 2홉, 아.. 삼겹살 맛이 기가 막힙니다..
쥑입니다.. 쌈장도 맛이 끝내줍니다..
소주가 달디답니다.. 눈깜빡할 사이, 술은 떨어지고 없습니다
아가씨들에겐 육포를 주고, b님표 풋고추,양파,감자,햄이
들어간 된장찌게를 갔다주니 좋아라 합니다
옆에 보니 전주에서 왔다는 남자3명 젊은이들이
'발렌타인21' 오!... 많이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b님 두번, 저도 두번 위스키 맛이.. 얼마나 맛있는지..
뿅.. 갑니다..
햇반을 가지고 있던 전주팀, 우리 밥을 3인분 퍼서주니
아주 좋아라 합니다
취흥은 무르익고 지리산의 푸르디푸른 밤하늘에 만월의
보름달은 연하천 위에 높이 떠 밝게 비추며,
천상의경지에 나그네를 초대합니다
다들 기분이 좋습니다
지리산의 밤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업된 분위기에 취해서 b님이 아가씨 보고 노래 한곡
하라고 합니다
아가씨, 노래를 잘 못한다고 하니.. 노래를 잘하지 못할때는
'힙합'이 최고라는 말에,
아가씨가 이렇게요.. 두손 쫙 펴서 다리 들어올리며
좌로, 우로, 다리 들어올리며 다리사이 찌르기 '힙합' 춤을..
저도 그건 흉내 낼줄 압니다. 넷이서 동시에
훕!.. 빠!.. 훕!.. 빠!.. 훕!.. 빠!.. 아.. 이 힙합춤
넷이서 추니 신납니다
하하하 ~~~ 깔깔깔 ~~~
드높이 낭낭하게 터지ㅡ는 웃음소리.. 즐거워하는 춤사위에
미소를 지으며 내려다보고 있던 '달님'도 그만 웃음 터트리며,
달님도 덩실덩실 힙합춤을 춥니다..^^
아가씨가 안개.. 뭐.. 무슨 노래를 부르겠다고 합니다
제가 '현미'의 안개??.. 했더니.. 현미가 누구냐.. 어떤 노래이냐며
불러보라고..
헉!.. 하마터면 걸려서 노래 불러야 했을뻔..
'위기' 잘 넘기고..
"아무 말 안하면 중간은 간다" 취중에도 번쩍 정신듭니다..
이후로는 전 아무말 하지 않습니다..ㅋㅋ
나이차이가 따블이니..
세대차이가 있을 수 밖에요
성격 좋고 쾌활하고 이쁜 두아가씨.. 이*영,윤*희..
아름다운 지리산연하천 밤은 깊어가고 야경이 멀리 밀어 잡히는
영상위에 힙합 추는 네사람이 '오버랩' 되며
'엔딩크레딧'이 서서히 올라갑니다
지리산 연하천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은 이날 왜..
이리도.. 아름다운지요....
간밤에 무슨 꿈을 꾸었나?.. 싶게.. 아련한 잔상을 떨치며..
라면으로 아침을 마치니, 비도 그칩니다
짙은 운무로 시계는 제로지만, 깊고 높은 지리산주능선의
안개숲을 걸어가는 운치는 중학생때 심취했던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떠오릅니다
토끼봉 지나고 화개재에서 그 밑에 폐쇄 되었지만,
뱀사골산장의 옛추억에 젊은날 그시절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지니 잠시 잠겨봅니다
전라남도,전라북도,경상남도의 도경계선이 만나는 지점 삼도봉에 이르니,
어느 학생이 삼도표지삼각뿔을 사진 찍고 있습니다
인사를 나누며 여고생?..
"아닙니다 여대생입니다"
보기보담 씩씩하게 들려줍니다
사진을 부탁하니.. 흔쾌히 배낭에서 노트와 볼펜을 꺼냅니다
우 ~와(속으로).. 노트와 펜 많은 친구들 공부는 못했었는데..
이런!?.. 고마운 학생한테..^^
제 e메일 주소를 적어주며 종주에 유일한 한장 뿐인 사진이라고..
살짝 강조 합니다
있는 폼 다 잡고 b님과 인증샷 날립니다
문제는..
우리 학생 혼자서 지리산종주를 하고 진주, 부산으로 가서,
거제도를 돌고 다시 육지로 나와 한 달 후에 집에 들어가는데,
그때 사진을 보내드려도 되겠느냐구.. 헐!...^^
아무튼 혼자서.. 코스모스 같은 연약해 보이고 이쁘고 곱디고운,
우리 학생 무사히 장기여행 잘마치라고.. 작별인사를 나눕니다
내 딸처럼 걱정돼서 돌아서는 학생의 뒷모습에
마음 담아 눈길.. 배웅하며 용감한 "대한민국여학생 만세이!"
속으로 외쳐봤습니다
노루목 지나서 임걸령 샘물로 지친 몸을 축입니다
돼지평전을 지나면서 이젠 다 온거나 마찬가지야..
혼자 되뇌이니 없는 힘이 솟습니다
1무2박3일 대단원의 막이 내리는.. 드뎌 '노고단고개'
피로한 기색에도 저와 b님 두손으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서로 '수고했다'며 덕담을 합니다
지나온 종주길을 돌아보니 '감개무량' 합니다
운무로 천왕봉은 보이지 않지만 그 속에서 조용히
미소지며 저희들보고 수고했다며, 다음에도 언제든
또 오라고 하면서 '안녕!' 하는것만 같습니다
'노고단성삼재'로 바로 내려서니 탐방안내(통제)소의
이쁜 아가씨가 상냥하고 친절합니다.성이 허씨라고 하는데,
집이 구례라고 합니다.
"구례아가씨' 만세이!^^
머그컵에 따끈한 커피를 타줍니다. b님도 한잔..
어쩌면 이리 우연히도 시작과 끝에 이쁜아가씨들에게
커피 대접을 받는지요?...
지리산종주길 2박3일간 저와 단둘이 동행이셨던 b님,
즐거웠습니다.감사합니다
* *
전등을 끄고 양초 한자루에 불을 붙입니다
가만히 촛불을 응시하니 그 불꽃속에 2박3일의
지리산종주의 모습이 영화 장면되어 스르르 ㄹ..
돌아갑니다
살아온 인생길에 '미련과아픔'도.. '후회와연민'도..
다 '지리산종주길'에 묻고 왔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양초를 끄고,전등을 켭니다
거울을 보며 4일째만에 면도를 하고,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맵니다
지리산종주 고생(?)하고 왔다고 오늘밤 저녁,
고기를 사주겠답니다(제 편할대로)오른손에 나이프,
왼손에 포크를 들고 '스테이크'를 짜르며,
우아하게
와인잔 부딪치며 청아한 그 소리에 귀기울이다,
살포시 눈을 마주치겠습니다,
그 녀의 맑고 깊고 언제나 장난끼 감도는 눈을... 소몽小夢
*2012년9월초순에 쓴 글입니다
이젠.. 소피아로렌의 음악동영상은
없군요
첫댓글 즐거운 산행길
함께 다녀온듯 재미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