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의 매탄 병(病)
2023년 한국 스포츠에서 가장 충격으로 꼽힌 사례는 프로축구 1부리그에서 삼성그룹 산하의 프로팀인 수원 삼성의 2부리그 강등일 것입니다.
최근 몇해 동안 위태 위태 했지만, 그래도 설마 삼성이 강등되리라고 생각한 축구팬은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해는 프로축구가 개막된 직후부터 좋지 않는 모습을 보이더니 끝내 강등이라는 굴욕과 수모를 겪어야 했습니다.
그동안 기업 구단이 강등된 사례가 있지만 그래도 삼성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상징성이 있기에 추락하는데도 날개가 있을 것으로 여겼습니다.
새해가 시작된 1월 4일, 스포츠 한국의 이재호 기자는 “수원 삼성은 왜 강등됐나?”라는 기획 기사를 통하여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수원 삼성만의 폐습을 매탄병이라 진단했습니다.
<'매탄병'의 유래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수원 삼성 산하 유스팀인 매탄중학교와 매탄고등학교에서 따온 것이다. 이는 수원 삼성 유스 출신의 수원 삼성 선수들이 타 K리그 선수들과 다른 마음가짐을 말한다. 때론 '우월의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스포츠 한국 기사 일부 인용)
그야말로 엘리트 축구 과정을 거치고 모든 선수들의 꿈인 명문 프로팀에 입단한다는 것은 선택받은 선수일 것입니다.
그것도 삼성 유스팀의 단계를 밟아서 입단했다는 것은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이 될 수 있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매탄이라는 이름이 자부심을 넘어서 그들만의 우월감으로 전락했기에 강등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되도록 한 하나의 요인일 수도 있다는 기자의 지적에 공감이 되었습니다.(개인적으로 지난해 초여름의 한 경기를 보며 일부 선수들이 태업을 한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지는 생각 중 하나는 크든 적든 공동체가 망가지는 것은 순식간이지만, 세워져 가는데 필요한 요소가 다양하면서도 많이 든다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예컨대 한 집단이 쇠락의 길을 걷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는 기본 단계는 그 집단에 구성원의 일부만으로도 가능합니다.
반면에 되게하고 세우려면 한 두 사람만의 힘으로는 쉽지 않음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매탄병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주님의 몸된 교회 안에도 매탄병에 빠진 이들이 많을 수 있겠구나 싶어집니다.
청년 시절 다녔던 교회는 인근의 병원장 가족분들이 주축이 되어 시작된 교회였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교회의 분위기는 병원장이나 가족의 눈 밖에 나면 그 교회에서 버틸 수 없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목회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이어가다보니, 한국교회 안에는 직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설립 멤버들이 주인 행세하는 교회들이 많음을 경험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표면적으로는 그분들도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이다 는 고백을 한다는 점입니다.
남쪽 지역의 도시 근교의 모 교회에 어느 목사님이 부임하여 매주 복음적(?) 설교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은퇴하신 장로님 한분이 목회자를 자기집으로 오라고 호출하더랍니다. 그러더니 대뜸 “목사님! 세상살이에 지친 교우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설교하면 우리와 맞지 않다”는 식으로 권면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랜 시간 부 교역자로 사역하다가 담임 목회자로 살아가면서 한국교회는 신앙 본질인 복음 전파로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다, 비본질적 문제로 교회가 가진 힘을 소비한다는 생각을 많이 가졌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이심을 진정으로 고백하는 이들이라면 주님의 몸된 교회가 힘써 행해야 할 것은 예수님의 복음 전파와 주님을 증언하는 일입니다.
8. 그러므로 너는 내가 우리 주를 증언함과 또는 주를 위하여 갇힌 자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따라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
9.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사 거룩하신 소명으로 부르심은 우리의 행위대로 하심이 아니요 오직 자기의 뜻과 영원 전부터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하심이라 10. 이제는 우리 구주 그리스도 예수의 나타나심으로 말미암아 나타났으니 그는 사망을 폐하시고 복음으로써 생명과 썩지 아니할 것을 드러내신지라(디모데후서 1:8-10)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