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40625. 순박한 민족이면서 지혜로운 겨레이고 싶다
민구식
6•25 발발 74주년, 최근 겪은 전쟁입니다. 우리나라는 평균 4.5년마다 전쟁이나 사변, 전란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싸울 줄은 모르고 피난 갈 줄만 잘 아는 민족인 것 같습니다.
'펄 벅'은 장편소설 ‘살아 있는 갈대’에서’ 한국을 ‘고상한 사람들이 사는 보석같은 나라’로 표현했습니다. 그녀의 극찬은 한국에서 겪었던 특별한 체험 때문이었습니다.
1960년 '펄 벅'이 소설을 구상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습니다. 여사'는 늦가을에 군용 지프를 개조한 차를 타고 '경주, 안강' 부근을 지날 무렵, 볏가리를 가득 실은 소달구지가 보였습니다. 그 옆에는 지게에 볏짐을 짊어진 '농부'가 '소'와 함께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여사'는 차에서 내려 신기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여사'가 길을 안내하는 통역에게 물었습니다.
“아니, 저 농부는 왜 힘들게 볏단을 지고 갑니까? 달구지에 싣고 가면 되잖아요?”
“소가 너무 힘들까 봐 농부가 짐을 나누어 지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요.”
'여사'는 그때의 충격을 글로 옮겼다.
“이제 한국의 나머지 다른 것은 더 보지 않아도 알겠다. 볏가리 짐을 지고 가는 저 농부의 마음이 바로 한국인의 마음이자, 오늘 인류가 되찾아야 할 인간의 원초적인 마음이다. 내 조국, 내 고향, 미국의 농부라면 저렇게 힘들게 짐을 나누어 지지 않고, 온 가족이 달구지 위에 올라타고 채찍질하면서 노래를 부르며 갔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농부는 짐승과도 짐을 나누어 지고 한 식구처럼 살아가지 않는가”
구한말 개화기에 한 선교사가 자동차를 몰고 시골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커다란 짐을 머리에 이고 가는 할머니를 보고 차에 태워드렸다. 저절로 바퀴가 굴러가는 신기한 집에 올라탄 할머니는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뒷자리에 앉은 할머니는 짐을 머리에 계속 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이제 그만 내려놓으시지요?"
선교사의 말에 할머니는 순박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아이고, 늙은이를 태워준 것만 해도 고마운데, 어떻게 염치없이 짐까지 태워달라고 할 수 있겠소?”
차를 얻어 타고서 차마 머리에 인 짐을 내려놓지 못하는 善한 마음이 우리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 본다면 그렇게 순박 하다는 것은 무식하다는 것일 수도 있고 힘센 자들이 우습게 볼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면 우리가 남의 나라 침략을 쉽게 받게 되었다는 유추를 해 볼 수 도 있을 것입니다.
착하다는 것과 순박 하다는 것과 무식하다는 것, 지혜롭다는 것에 대해 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스라엘 민족들은 유목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고난과 대립과 갈등, 전쟁을 겪으며 지식과 지혜와 현명함을 배우고 간직했습니다. 정착 민족이었던 우리 겨레도 수많은 전쟁을 겪고 피해를 보았으면서도 협동과 공동체 의식은 강하나 싸워서 이기는 것은 또 다른 싸움을 만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에 순박하게 살 수밖에 없었지요.
현대에 들어 무역 전쟁이라고 할 만큼 경제 전쟁의 시기를 살고 있습니다. 또한 남북 대처 상황의 전쟁을 염두에 두고있습니다. 지정학적 위치의 중요성을 깨달아 남들이 우리를 얕보지 않게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이웃끼리, 의원끼리, 동업자들끼리 싸우지 말고 나라를 넘보는 경계 밖의 존재들을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순박하면서도 용기를 배우고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며 지혜로움을 공부해야 하겠습니다.
며칠간 여행관계로 일시가 게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게시를 했는데 며칠 못한다고 하니
왠지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다녀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