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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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 올리고 매일 와서 모든 댓글들 읽고 또 읽고... 댓글들 읽으면서도 웃다가 울다가 했습니다. 답댓글은 일부러 안달았습니다. 답댓글을 꼬투리로 누군가에게 공격받는게 두려워서요.
이 내용은 마지막 댓글로 달았는데, 못보신 분들이 계실까봐 새로이 글을 씁니다.
이번에 도움주신 분의 소개로 가게 되는 곳은 기흥입니다. 기흥 삼성현장 소방 쪽 일이라는데,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떤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팀장님과도 통화했구요. 아마 수요일이나 목요일 쯤 올라갈 것 같습니다. 지금은 허리 신경차단술 받으러 가고 있습니다. 치아는 당장에 치료받기엔 힘들겠지만, 허리 치료와 재활에는 전념 할 생각입니다.
어릴 때부터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그래도 나쁜 짓 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성실히 살았습니다. 술, 도박, 주식은 할 줄도 모르구요. 열심히 모아둔 돈으로 작은 가게를 차렸는데, 몇개월 뒤 코로나가 터지면서 얼마 못버티고 빚만 지고 망해버렸습니다. 빚 갚으면서, 최소한의 식대료만 남겨두고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허리가 아파 매일 일을 할 수 없으니 월급 따박따박 받을 수 있는 일은 못하게 되어, 일용직을 하고 있었던거구요. 글 읽기를 좋아하여, 영어책 한권, 소설책 두권 샀던게 제가 했던 사치였습니다.
휴대폰 요금 낼 돈은 있었냐 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알뜰폰 만원짜리 요금 사용합니다. 휴대폰이라도 있어야 일자리를 알아보고, 집주인과도 통화를 할 것 아닙니까. 집주인 입장에서는 월세도 밀려있는 세입자가 연락이 안되면, 도망을 갔는지, 고독사를 했는지 걱정되겠지요.
방금 무등일보 기자님과도 통화했습니다. 내용은 아산복지재단에서 저를 도울 수 있다고 연락바란다고 했는데, 이번에 느낀게 저처럼 갑작스레 어려움을 겪으며,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버티다 극단적 선택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다는 생각에, 저는 이제 괜찮으니 꼭 다른 어려운 분들을 찾아서 도와달라고 전했습니다. 만약 후속 기사를 쓰시게 된다면 저는 도움을 받아 일자리도 얻었다는 내용을 꼭 적어달라고도 했구요.
도움만 받고 아프다는 핑계로 허송세월 보내지 않고, 이번 도움들을 발판 삼아 꼭 살아보겠습니다. 저 또한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댓글의 어떤 분 말씀대로, 이 일은 생활고의 한 남자가 밥 한끼 해결했다라는 사건이 아닌,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과 관련된 일이라 생각합니다.
계속 상황을 알리는 것도, 착한척 이미지 메이킹 하는 것이 아닌, 그 분들 보시라고 올리는겁니다.
이렇게 글을 씀으로써 그 분들의 응원이 헛된 것이 아님을 알려드리는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올렸던 글들은 지우지 않을 것이며, 어렵겠지만, 악플에도 신경쓰지 않겠습니다.
좋은 소식 알리려 간간히 근황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댓글 중---
바다의소리
인터넷에서 기사읽고 저도 뭔가 보탬이되려고 들어왔더니 이미 많은 분들이 손을 내미셨군요... 저도 40대라... 이 시기가 얼마나 칼날위에 서있는 느낌인지 너무 잘 알아서... 힘든시기 혼자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 들어왔습니다. 몸 잘 추스리시고, 살다보면 이시기도 지나갈겁니다. 힘내십시오~ 누구신지 모르겠으나 마음으로 응원의 에너지 보내겠습니다.
아르칸
저도 허리 환자에요 허리 아픈지 20년 됐습니다. 군대에서 다쳐서 이렇게 인생 꼬여 고생하고 있네요....
허리 아프면 겉에서 보면 멀쩡해서 건장한놈이 왜 빡센일 안하냐고 타박하죠...... 하지만 빡샌일을 할수가 없어요
그리고 오래 앉아 있는 일도 못합니다 그래서 저도 지금은 일을 못하고 있습니다.
의외로 허리디스크, 추간판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전방전위증, 척추불안증의 고질병으로 고생하며
일도 못하고 어렵게 사시는분들이 많아요 겉으로 봐서는 꾀병 같고 게을러 보이며 왜 이렇게 오래 아프냐고
다들 타박 하죠... 참 허리병 걸리면 고생 입니다.....ㅠ_ㅠ 그래서 님 마음을 잘알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