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서야 알게된 사실인데,요즘 체어맨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2015년에 들어서 장수모델로 불려왔던 체어맨이 단종되었다는 것입니다. 그것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서운해하거나,아쉬워 하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쌍용자동차 입장에서도 '체어맨W도 노후화됬음을 은근 인정하였으면서도 계획한 후속 모델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즉,체어맨W도 지금 단종되도 이상하지 않을 시점에,쌍용자동차는 옛날 처럼 SUV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생각으로 말한듯 합니다.
Background:SUV 전문 기업에 왠 세단?
<쌍용자동차 해외로고와 메르세데스 벤츠 로고>
90년대에는 쌍용이 벤츠로부터 기술제휴를 받아 무쏘,이스타나,체어맨 등 여러 명차들을 생산해냈는데,어떻게 벤츠랑 기술제휴를?
요약하면 이것이 됩니다.
쌍용:일본마저도 우릴 버렸으니 이젠 어디가냐.. 벤츠 형님..?
벤츠:왜? 우리가 좀 도와줘?
쌍용:말만 하면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벤츠:그럼 구형 엔진이랑 플랫폼 빌려줄테니까,승합차 개발좀 해주지 않으련?
쌍용: (싱글벙글) 말이 필요합니까?
현대,기아: ㅆㅂ?!?!?
좀 유머스럽게 표현했지만,쌍용자동차와 벤츠가 힘을 합친건 정말로 운이 좋은 사례입니다.
특히나 그때 당시로는 벤츠란 거들떠 볼수도 없는 외제차였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었죠.
요즘은 FTA라던지,별도 법인이 설립되는게 자유로워져서 외제차를 보다 쉽게 만날수 있지만요.
그렇게 되어 현대의 다이너스티,기아의 엔터프라이즈 가 전쟁을 하게될 고급 플래그십 세단에 쌍용이 야심차게 참여하게 됩니다.
<Mercedes-Benz E Class (W124)>
벤츠가 쌍용에게 준 차대는 중형 세단(...)인 E클래스가 사용한 E2 세그먼트입니다.
S-Class도 사용하던 차대였으니 그렇게 문제는 없죠. 애초에 플랫폼 공유는 어디서나 흔한 사례이기 때문에.
1.벤츠를 만난 진가를 보여주겠다.(W100/체어맨 H)
이렇게 하여 체어맨이 1997년 탄생하게 됩니다.
벤츠의 수석 디자이너 '갈리첸 도르프'의 작품이기 때문에,벤츠의 디자인 요소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특히나 5m나 되는 차체 길이때문에,경쟁 차종들을 압도한 고급스러움을 자랑했습니다.
각종 최첨단 장비들(네비게이션,트립 컴퓨터 등)이 탑재되었고,쌍용자동차의 이미지를 크게 씻겨낸 자동차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특히나 주력모델이 고 배기량이였던 3,200cc 엔진 탑재 트림이였던것도 특이했습니다.
체어맨이 그만큼 상류층 고객들을 만족시켜줬다는 것입니다.
쌍용그룹이 도산하고,쌍용자동차가 대우그룹에 인수된 이후에는 대우자동차와 패밀리룩을 이루기 위해 3분할 그릴이 적용되었습니다.
1998년의 일이지요.
디자인이 그릴 하나로 상당히 떨어졌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혹평이 있었고,이는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재밌는 건 이듬해 1999년에 영국의 국가원수인 엘리자베스 2세 내외분이 한국을 방문하였죠.
엘리자베스 2세를 모신 공식 의전 차량으로 채택되면서 그 명성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일개 3년밖에 안된 새내기가 강대국 정상의 의전차량으로 선정됬다는건 경쟁 사들에겐 상당히 충격받을 소식이였을 것입니다.
여왕님의 마음이 무엇이였는지는 모르겠지만,체어맨에게 있어선 최대의 전성기라고 말할수도 있었겠지요.
허나,2000년에 대우그룹 마저 붕괴되고,쌍용자동차가 뱉어져 기업회생에 들어갑니다.
그렇게 체어맨은 다시 쌍용의 품으로 돌아오면서 디자인이 더 말끔해졌습니다.
구형 체어맨의 내부도 안볼 순 없겠죠? 내부를 살펴보겠습니다.
고급차답게 우드그레인이 일품입니다.
그리고 의외인건 변속기에도 우드그레인이 적용이 되있네요.
아,처음 작성해드리지 못한게 있는데, 체어맨은 운전자보단 뒷좌석의 고객을 중시한 '쇼퍼드리븐 카'입니다.
그만큼 뒷좌석에도 운전석 못지 않은 기능들이 있습니다.
뉴 체어맨(W150)
2003년에 뉴 체어맨으로 페이스리프트 되어 모습이 바뀌었습니다.
디자인이 좀더 중후하게 바뀌었고,그만큼 변경된 요소들이 있었는데,실내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계기판이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었고,네비게이션이 카세트 방식이 아닌 DVD로 바뀌고,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등의 소소한 편의사양들이 추가되긴 했지만,기술적인 면에서는 변동이 없었습니다.
2008년에 체어맨 W가 출시되면서 동시에 단종되었어야 했는데,재정 문제로 신차 개발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겨 일단 W와 동시에 팔리게 됩니다.
그와 동시에 '체어맨 H'로 차명이 변경되면서 라인업이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기함은 W에게 물려주고,경쟁자는 제네시스나 오피러스 등 기함보다 한등급 낮은 고급 세단으로 변경되게 됩니다.
하지만 경쟁자들은 전륜구동에다가 오너드리븐 카인데,체어맨은 후륜구동에 쇼퍼드리븐 카. 애초에 성질이 다릅니다;;
뉴 체어맨/체어맨 H 의 내부입니다.
나름 현대적인 모습으로 모양이 변경되었고,고급스러움은 여전합니다.
수출형이여서 그런지,내수용도 저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핸들에 체어맨 마크가 새겨져있는것이 인상적입니다.
체어맨 H 뉴 클래식
체어맨 H가 다시 한번 페이스리프트 되었는데,쌍용자동차가 당시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되있었던 지라,디자인이 영 아니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내부에 USB단자,LCD모니터,LED헤드램프 등 시간을 따라가는 듯한 편의사양이 있지만,플랫폼은 W124의 것 그대로였습니다.
즉,W124의 출시연도까지 합하면 무려 30년이라는 긴 시간을 우려먹은 셈....
그렇기에 체어맨 H의 폭이 타 고급차에 비해 좁다는 것이 큰 단점이 되어 판매량이 좀처럼 늘지 않습니다.
체어맨 H 뉴 클래식의 내부.
여타 차량들과 같이 곡선을 대거 도입하여 부드러운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비게이션이 에어컨 사이에 들어가 맨 위쪽으로 자리를 옮겼고,대시보드 중앙에는 오디오와 냉방기 스위치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체어맨 H는 2015년에 들어 최종적으로 단종되어 18년의 대장정을 마무리 짓습니다.
체어맨 W도 살펴보는게 좀 낫겠죠?...
살펴보죠.
2.쌍용의 손에서 직접 태어난 고급 세단(W200/체어맨 W)
기존 체어맨 H가 경쟁차종 에쿠스를 대항하기엔 너무나 역부족이였던 지라,본래 체어맨 H의 후속으로 개발되었던 체어맨 W입니다.
2008년에 출시되어,경쟁차종들과 동등한 트림을 내놓았는데,V8 5000cc,L6 3600cc,3200cc 의 트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L6 3600cc모델에 한해서 4트로닉 즉,4륜구동을 채택할수 있어 국내유일 4륜구동 세단이라는 타이틀까지 획득하고 맙니다.
차대는 쌍용자동차 고유였지만,파워트레인,변속기 등은 벤츠제로 되어있었습니다.
2011년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는데,이때부터 서미트(리무진)과 바우 에디션(세단)으로 나뉘게 됩니다.
4륜구동도 L6 3,200cc에서도 채택할 수 있게 확대가 되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확대시켰습니다.
한동안 국내 유일 4륜구동 세단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녔지만,현대 제네시스도 HTRAC이라는 4륜구동 시스템을 넣어버려 그 타이틀은 씻겨내려갔습니다.
옵션만큼은 현대 에쿠스보다 더 많지만,아직도 인지도면에선 에쿠스에 밀리는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내수시장에서는 에쿠스가 그의 유일한 경쟁자라는 면에서 의의를 두기도 합니다.
체어맨 W의 내부.
많이 단정한 디자인을 보이고 있고,유선형의 이미지가 가미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폭이 기존 H에 비해 넉넉해보이면서 공간이 많이 늘어난 것이 보입니다.
이제 체어맨의 역사를 살펴보셨습니다.
한국의 또다른 플래그십 세단인데,인지도면에서 차이가 이렇게 나고,후속모델이 뚝딱뚝딱 개발중인 경쟁 모델에 비해서,계획된 후속 모델도 없는 현실이 참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체어맨에게 빛이 내릴 날이 있을까?
첫댓글 체어맨간지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