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공모 기간 중 지분 처분…늦장 공시 논란 일듯
예금보험공사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자유투어 (785원 57 7.8%)의 최대주주(엘엔에스플래닝)가 지난달 장내에서 주식을 대거 처분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최대주주의 지분이 줄어들면서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31.3%(2089만주)의 담보권 향방이 중요해졌다. 예보는 경영관리 중인 에이스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자유투어 지분 및 담보처분권을 공개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엘엔에스플래닝은 보유지분이 장내매도로 232만 9003주(5.36%) 줄어든 18.9%(823만 3237주)라고 금융감독원에 29일 보고했다. 지난 8월 9일부터 한 달여 평균 733원에 장내 매도해 17억원을 손에 쥐었다.
이 기간 자유투어는 10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유증에 성공하면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BW(신주인수권부사채) 대금을 상환할 계획이었다. 유상증자에 엘엔에스플래닝이 참여해 지분을 늘리면 예보의 지분율이 낮아져 지분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엘엔에스플래닝은 매각금액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엘엔에스플래닝의 단기차입금이 302억원에 달하는 만큼 급한 불을 끄는 게 우선이었던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한다.
문제는 예보가 자유투어의 불확정 채무 발생 가능성을 들어 BW 대금 상환을 거부하면서 발생했다. 자유투어는 예보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 기회가 모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BW 대금 담보로 맡긴 주식 336만주(5.0%)도 대출금 기한이익 상실을 이유로 예보에게 넘어갔다. 예보의 지분은 31.3%로 늘어나고 엘엔에스플래닝 실제 지분율은 13% 정도로 떨어지게 됐다.
주식 처분으로 예보와 엘엔에스플래닝의 지분율이 크게 벌어졌지만, 인수자가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경영권 행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유투어는 2009년 정관 개정을 통해 '초다수결의제'와 '황금낙하산' 등 경영권 방어 장치를 해뒀다.
한편 엘엔에스플래닝이 유상증자 성공을 위해 늦장공시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대주주의 지분공시는 변동이 있는 일로부터 5영업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만약 공모 기간 중 엘엔에스플래닝의 지분 매도 사실이 알려졌다면 청약 흥행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엘엔에스플래닝이 주식 처분금액과 유증금액으로 예보의 지분을 매수하려 했을 수도 있다"며 "공모 기간 중 주식을 처분한 점은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유투어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주식 처분 및 늦장공시 이유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자유투어는 최대주주의 지분 매도 소식이 M&A 기대감을 키우면서 전일대비 7.8% 상승한 785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