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날리기 위해서는 적당한 바람이 필요하다. 방향과 균형도 그에 못지않게 필요하다. 허공으로 날려 보내는 희망은 운 좋으면 바람을 거스르지 않고 순풍에 돛을 펴고 역풍을 이용해 더 높이 날아간다. 하지만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조절하지 못해 줄이 끊어져 희망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줄이 끊어져 마음대로 날아가 버린 연을 다시 만나 인연을 이어가기란 쉽지는 않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는 어떤 인연이든 인연이 있기에 만나지는 것이라고 한다. 얽히고설키며 살아가는 일생에서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있는가 하면 아름답던 인연이 어느 순간 원수가 되는 악연으로 변하기도 한다. 높이 날아오르는 연처럼 우리의 희망도 거침없이 날아오르고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 아름답게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교에서는 인연에 대해 스쳐 지나가는 인연도 악연으로 떠나가는 인연도 모두 부처님의 뜻이니 너무 아쉬워하거나 슬픔을 갖지 말라고 한다. 가는 인연 붙잡지 말고 오는 인연 막지 말라고도 한다. 훨훨... (글/ 시인 박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