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지처(糟糠之妻)
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어가며 고생을 같이 해온 아내란 뜻으로, 곤궁할 때부터 간고를 함께 겪은 본처를 흔히 일컬는 말이다.
糟 : 지게미 조(米/11)
糠 : 겨 강(米/11)
之 : 갈 지(丿/3)
妻 : 아내 처(女/5)
몹시 가난하고 고생했을 때 함께한 부인을 조강지처라 한다는 것은 대부분 다 안다. 그런데 조강의 뜻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어렴풋 할 것이다.
糟(조)는 술을 빚고 난 찌끼, 지게미를 말하고 糠(강)은 쌀겨를 가리킨다. 요즘은 잘 접하지 못해 모르지만, 옛날 가난한 시절 음식이 귀할 때 이것으로 끼니를 때웠다.
아주 살기가 어려웠을 때 거친 음식을 나누며 고생을 함께한 아내는 그만큼 소중한 존재다. 그래서 예로부터 조강지처 버려서 잘 되는 사람 없다고 했다.
조강지부(糟糠之婦) 또는 원래의 말에서 딴 조강지처 불하당(糟糠之妻 不下堂)이라고도 한다. 불하당(不下堂)은 집에서 나가지 못하게 한다는 뜻이다.
왕망(王莽)의 신(新)나라를 멸하고 서기 25년 다시 후한(後漢)을 세운 광무제2光武帝)는 신하를 아껴 휘하에 현인재사들이 모였다.
우수한 사람이 많다 하여 철중쟁쟁(鐵中錚錚)이라 자랑하는 신하 중에 감찰을 맡아보던 대사공(大司空) 직위의 송홍(宋弘)도 있었다. 그는 당당한 풍채에다 정직하고 온후한 성품으로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 때 광무제에는 미망인이 된 손위누이 호양(湖陽)공주가 있었는데 항상 위로하며 때를 보아 개가시키려 했다. 남매가 신하들의 인품을 화제로 이야기를 하던 중 송홍에 대해 호의를 품고 있는 것을 알아챘다.
왕이 어느 날 용무가 있어 송홍을 불렀을 때 좋은 기회가 왔다며 공주를 병풍 뒤에 앉힌 뒤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왕이 넌지시 속언에 사람이 지위가 높아지면 옛 친구를 버리고, 부자가 되면 부인을 새로 바꾼다고 하던데 생각이 어떤가하고 묻는다.
송홍이 지체없이 답한다. "신은 가난할 때 사귄 친구는 잊어서는 안 되고, 어려울 때 함께 고생하여 집안을 일으킨 아내는 절대로 내쳐서는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
臣聞(신문)
貧賤之知不可忘(빈천지지불가망)
糟糠之妻不下堂(조강지처불하당)
광무제와 호양공주는 마음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범엽(范曄)이 쓴 후한서(後漢書) 송홍전에 실린 내용이다.
오랜 기간 같이 생활을 한 60대 이상 부부의 이혼이 늘어난다고 얼마 전 보도됐다.
20년 이상 결혼을 지속하다 이혼하는 황혼이혼은 20년 사이 14배 증가했고, 2012년부터는 결혼 4년 안에 갈라서는 신혼이혼을 추월했다고 한다.
젊은 층의 결혼건수는 줄어드는 추세이니 당연한 일이지만 백년해로(百年偕老)를 약속했을 부부이니 씁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