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한파가 이어진다. 어제 아침에 이어 오늘 아침도 된서리에 영하의 기온으로 춥다. 아직 춥다는 말이 좀 어색하긴 하지만 영하 5도는 다른 고장 겨울 기온이겠지?
어제는 아내도 촌부도 하루종일 바빴다. 아내는 작고하신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젓갈달이기를 하느라 온종일 고생했다. 사먹어도 될 텐데 굳이 그 수고를 하는지? 갈치속젓과 멸치젓갈은 손수 달여야만 안심이 되고 맛도 좋다면서 고집스럽게 불앞에 앉아 비릿한 냄새를 맡아가며 젓갈을 달이고 창호지로 맑게 내려서 액젓으로 만들어 일년을 먹을 것이란다. 그 고집, 그 정성, 그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
아침나절 마을 아우가 이서방에게 전화하여 오후에 올라올 테니 멀칭비닐을 벗겨놓으면 마을 수거장으로 가져다 주겠다고 했다고... 가을 채소 수확을 마친 후에 하려고 했는데 마을 아우 덕분에 얼떨결에 설거지를 마쳤다. 다른 일을 하고 있던 이서방도 함께 도왔다. 해마다 아내와 둘이서 하던 일을 이제부터는 이서방과 함께 하게 되어 걱정을 많이 덜었다.
농사는 기르고 수확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농자재를 준비하는 과정에 못지않게 마무리 단계, 밭 설거지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촌부의 경우는 잡초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밭고랑에 부직포를 깔고 ㄷ자 핀으로 고정시켜 놓다보니 일일이 ㄷ자 핀을 뽑는 것이 꽤 힘든 일이다. 내년 봄에 또다시 사용을 해야 하니까 ㄷ자 핀을 뽑고 부직포를 잘 걷어놓아야 한다. 밭고랑에 쪼그리고 앉아 하다보니 힘든 것이다. 이서방이 도와주어 수월하게 마무리를 하였다. 오후에 마을 아우가 트랙터를 몰고 올라왔다. 아우도 밭 설거지를 했다면 먼지를 뒤집어 쓴 모습이었다. 차 한잔하고 벗겨놓은 멀칭비닐을 가지고 수거장으로 갔다. 정말 고마운 아우이다. 봄날 농사 시작인 밭갈이부터 늦가을 밭 설거지 까지 마무리를 해준다는 것은 아무나 그렇게는 못하는 것 일텐데... 그래서 늘 감사한 마음이다.
첫댓글 봄이 어제 같았는데
이제 겨울 채비를 할 때가 되었네요.
오늘도 좋은 일만 가득 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