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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모들 사이에서 ‘성조숙증’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정확히 어떤 질환인가요? 성조숙증은 또래에 비해 사춘기가 매우 빨리 시작되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만 8세 미만의 여아의 가슴 발달이 시작되는 경우, 만 9세 미만의 남아의 고환의 크기가 4㎝ 이상 커지는 경우를 성조숙증으로 정의합니다. 성조숙증은 (성인이 되었을 때의) 최종 키가 감소하는 것뿐 아니라, 아이의 심리적인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여아의 경우, 초경을 빨리 시작하게 되면 어린 나이에 감당이 안 될 수도 있죠. 무엇보다 정확한 검사를 통해 성조숙증을 일으킨 기저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이 대에 따른 평균 성장속도가 어떻게 되나요? 사람의 성장 단계는
보통 태아기, 유아기(1~2세), 소아기(4세~사춘기 전), 사춘기, 성인기로 나뉩니다. 엄마 배 속에 있는 태아기 때 가장 많이
성장하죠. 출생 당시 신생아의 평균체중은 약 3.3㎏, 평균키는 약 50㎝입니다. 유아기에 해당하는 돌이 되면 체중 10㎏, 키
75㎝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소아기 때는 1년에 평균 5~7㎝ 정도 자라는데,이때부터 키 성장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성장호르몬입니다. 자칫 성장호르몬 부족으로 질환이 발생하면 키 성장속도도 늦어지게 되죠.
아이의 성장에 어떤 것들이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가장 큰 요인은 가족력입니다. 자녀의 예상키를 구할 때도 보통 부모의 키를 활용하죠.
성장호르몬과 같은 호르몬 및 영양 상태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경제발달 전후를 비교하면 아이들의 성장 상태에 분명한 차이가
있지요.이 외에도 수면 시간이나 수면의 깊이 정도,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인 요인, 운동, 만성신부전이나 심장질환과 같은 기저질환도
성장에 영향을 줍니다.
사춘기는 일반적으로 언제쯤 찾아오나요? 사춘기는 여아의 경우10세, 남아의 경우 12세에 시작이 됩니다. 급성장기가 오는 사춘기때는 약 20~25㎝가 자라게 되죠. 여아의 경우엔 초경 후 2년 정도가 지나면 거의 다 자랍니다. 골연령(Bone Age)을 살펴보면 남아의 경우 16세, 여아의 경우 14세를 넘어가면 성장판이 점점 닫히기 시작해 성인기에 접어들면서 완전히 닫히게 됩니다.
사춘기에 생기는 구체적인 변화들로는 무엇이 있나요? 사춘기는 성인이 되기 위한 성적 성숙이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이차성징이라고도 하죠. 여아의 경우 가슴에 멍울이 생기고 키가 성장하면서 체중이 증가하고 골반도 넓어지며 더욱 여성스러운 면모를 갖추게 됩니다.가슴에 멍울이 생긴 후 2~2.5년이 지나면 초경을 하게 되는데, 초경 이후 2년 동안은 평균적으로 약 5㎝가 더 자라 최종 성인키에 도달하게 됩니다.
남자아이의 경우에도 성조숙증이 오나요? 그럼요. 사춘기 남아의 경우 고환의 크기가 변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 부모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예요. 목소리가 변하거나 여드름이 생기는 등 눈에 띄는 증상이 있을 때야 비로소 우리 아이의 사춘기가 시작되었다고 판단해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 보니 성조숙증인데도 (눈치채기가 어려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이 적잖이 발생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사춘기가 빨리 온다고 합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가장 큰 이유로 서구화된 식습관을 들 수 있죠. 패스트푸드나 칼로리가 높은 과자 등을 많이 먹어 비만인 아이들이 증가했습니다. 비만이 성조숙증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비만한 아이들은 사춘기가 빨리 오는 경향이 있어요. 과거에 비해 환경호르몬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죠.
특정 음식이 성조숙증을 유발하기도 하나요? 항간에 콩 함유
식품을 많이 먹으면 성조숙증에 걸린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콩에 함유된 이소플라본이 여성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킨다는 보고서는
있지만, 콩으로 인해 성조숙증이 유발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달걀에 성장촉진제가 많이 들어 있어 다량 섭취 시 초경이 빨라진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 또한 근거 없는 낭설입니다.
성조숙증은 왜 생기는 건가요? 성조숙증은 원인에 따라 크게 중추성 성조숙증과 말초성 성조숙증으로 나뉩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전자의 경우 시상하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선자극호르몬이 초기에 과활성화되어 증상이 발현되죠. 여아의 경우 원인 미상인 경우가 많지만 남아의 경우 40~50% 정도가 뇌종양 등 병변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아에게는 MRI를 같이 시행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어요. 간혹 여아 중에서도 6세 미만에 발생하는 등 성조숙증이 너무 빨리 진단된 경우에는 추가적인 검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부모가 어떤 식으로 체크해주는 게 좋을까요? 매년 학교에서 신체검사를 할 때 아이의 성장속도(연 몇 ㎝씩 크고 있는지 등)를 기록해주세요. 요즘은 자녀의 성장에 따른 변화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져서 ‘우리 아이의 키가 몇 개월 동안 얼마 정도 컸다’, ‘아이머리에서 냄새가 난다’, ‘머리에 기름기가 있다’ 등의 증상을 날짜까지 정확히 기록해서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조숙증의 원인으로 비만을 말하기도 하던데요. 비만한 아이는 사춘기가 빨리 오나요? 비만이 성조숙증을 반드시 유발하는 것은 아니나 위험요인은 될 수 있어요. 지방세포에서 사춘기유발물질이 증가해 골연령이 앞서는 경우가 있거든요. 지금은 또래에 비해 키가 크더라도 최종 키는 작을 수 있으니 각별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우리 아이는 비만하지 않으니까 괜찮을 거야’, ‘우리 아이는 말랐는데 왜 이렇게 키가 빨리 크지?’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마른 아이라고 해서 성조숙증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니 안심하긴 이릅니다.
유전적인 영향도 있나요? 아이들의 사춘기 시기가 부모의 사춘기와 닮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하지만 가족력의 영향이 30%가 안 되는 것으로 보고되었기 때문에 부모의 사춘기 시기가 늦어도 아이의 사춘기 시기가 빠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어떤 증상이 나타날 때 성조숙증을 의심해야 할까요? 일 반적으로 성장호르몬에 의해 발달하는 성장속도는 1년에 4~6㎝ 정도인데, 이보다 빠른 기간 내에 4㎝가 크면 성장호르몬과 더불어 성호르몬에 의해 성장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하죠. 여아의 경우 만8세 미만인데 가슴 멍울이 잡힐 때, 남아의 경우 고환 크기가 4㎝, 대략 어른 엄지손가락 마디 하나 정도의 크기보다 커지게 되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볼 수 있어요. 이 경우 정확한 검진을 위해 병원에 내원해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볼 것을 권합니다.
성조숙증의 발생률에 남녀 간의 차이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성조숙증 환자 중 90%는 여아입니다. 다만 남아의 경우, 발생빈도는 낮지만 진단 시 머리에 종양이 있는 등 병변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어 정확한 감별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주로 선천성 대사이상 선별검사를 통해 성조숙증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성조숙증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앞서 언급되었듯이, 성조숙증은 중추성 성조숙증과 말초성 성조숙증으로 나뉩니다. 전자의 경우 사춘기를 지연시키는 주사인 GnRH 유도체를 4주에 1번씩 병원에 내원해 맞아야 합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종양 등을 수술로 제거하거나, 선천성부신과형성이 있다면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를 진행합니다.
치료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효과적인 치료 시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성조숙증 치료는 성조숙증이 발견된 시점부터 여아의 경우만 10~11.5세, 남아는 만 12~12.5세까지 치료합니다. 주사 치료기간은 대개 2년이고요. 너무 오랜 기간 동안 치료해도 최종 키에 도움이 안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종료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 후에는 정상적인 성장이 가능한가요? 치료를 받으면 사춘기전의 속도, 즉 1년에 평균 5㎝ 정도로 유지됩니다. 여아의 경우 가슴 발달이 멈추고 남아의 경우 고환이 더 이상 자라지 않게 되죠.더 이상 사춘기가 진행되지 않는 겁니다. 이때 많은 부모들이 주사때문에 키가 안 큰다고 오해하시는데, 잘못된 생각입니다. 또래의 성장속도에 맞춰진 것일 뿐, 오히려 성장속도를 정상 수준으로 유지해 최종 성인 키의 손실을 예방합니다.
성 조숙증 치료 주사(GnRH 유도체)의 부작용은 없을까요? 간혹 주사를 맞으면 향후 임신이 어렵다거나 골밀도가 감소하지는 않느냐는 등의 우려를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실제로는 예방접종 주사를 맞을 때처럼 주사 맞은 부위가 살짝 붓는 것 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전혀 없습니다. 주사제는 1980년대 후반에 처음 도입되어 20년 정도가 되어가는데, 현재까지 특별하게 보고된 부작용은 없습니다.
성조숙증 치료와 성장호르몬 치료는 같은 건가요? 두 치료 모두자녀의 최종 키를 키운다는 궁극적인 목적은 동일합니다. 다만 치료 기전과 대상, 치료 간격 등에는 차이가 있죠. 성조숙증 치료는 일찍 발현된 사춘기를 더 이상 진행되지 않게 하여 키가 성장할 수 있는 기간을 늘려 최종 키 손실을 막습니다. 반면, 성장호르몬 치료는 사춘기와 관계없이 단순히 키를 키우는 데에 있습니다.즉, 성장호르몬 치료는 키가 많이 작은 아이들에게 시행합니다. 일반적으로 두 치료를 병행하지는 않지만, 성조숙증이 너무 많이 진행되어 최종 키가 작아진다고 예상되는 경우에 한해 성장호르몬치료를 추가적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자녀의 올바른 성장을 돕는 생활습관이나 운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성조숙증을 예방하는 운동은 따로 없지만, 비만이 정상적인 성장을 지연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유산소운동을 포함해 평소 즐겨 하는 운동을 규칙적이고 꾸준히 실행해주세요.충분한 수면도 중요합니다. 부모들은 아이가 매년 얼마만큼 자라고 있는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