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쌀쌀하던 날이 풀리면서 하루 이틀 사이에 살갗에 닿는 바람의 온기가 달라졌다. 칼자루 하나 움켜쥐고 나선 산책길. 길가 양지바른 곳에 취나물이 보인다.
▲ 취나물
▲ 배초향(방아)
하루 해의 이동에 따라 볕이 들고 나는 산책길에 이 정도 크기면 남향 산자락에는 제법 통통하게 올라오고 있을 것 같다. 어느 집 담장 밑 배초향(방아)도 벌써 소담스럽게 잎줄기를 키우고 있다. 사람들만 며칠 움츠려 있었지 봄나물들의 땅속 뿌리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나 보다. 이번 주부터는 서서히 취나물, 두릅, 엄나무순, 고사리 등 봄나물과 봄 햇순 채취를 시작해야겠다.
▲ 삼지닥나무 꽃
드문드문 돋아난 취나물을 뜯는 둥 마는 둥 하며 이웃마을을 돌아나오니 어느 산자락 한 편에 닥나무 꽃이 피었다. 가지가 세 가닥으로 난다고 하여 삼지닥나무로 불리는 나무다. 이곳 남도 해안가 지방에서는 옛날부터 자생하기도 했는데 그리 멀지 않은 과거만 하더라도 상업적 목적으로 재배했다고 한다. 제지용으로 쓰이는 껍질을 벗겨 수집상에게 팔았다고 하는데, 일만 고되고 돈벌이는 별로 되지 않는 탓에 지금은 상업적 목적의 재배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대신 이른 봄에 피는 꽃이 아름답기 때문에 관상용으로 많이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