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그녀의 기사]
2화 [엘프 마법도적단(2)]
"인간이 왜 여기 있는 것이지?"
아주 어름같이 차가운 목소리. 나는 내 앞의 한 여인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와아 세상에 우리 아가씨보다 더 아름답잖아? 누구야 대체?
"아니 저기 저는..."
이 여인은 누굴까? 피처럼 붉은 거의 땅에 닿을락 말락 하는 머리와 붉은 색의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정말 엄청나게 아름다웠다. 마치 인간이 아닌 것 같은... 아가씨도 엄청 아름
다운데 이 여인은 어떻게 된 것이 더 아름다운 것이다.
한 동안 그 여인의 미모에 도취되어 멍하니 있는데 갑자기 동그란 공모양의 활활 타오르는
파이어볼이 4개로 나누어져서 내 주위를 둘러쌌다.
"헉! 왜... 왜 이러시죠"
"인간! 왜 여기 있는 것이냐?"
"아니...저 그냥 산책을 나온 것뿐인데..."
"여긴 인간이 올 곳이 아니다. 당장 나가라!"
"아니 저는 케런이란 사람에게..."
"뭐라? 케런이? 이년이.... 인간까지 끌어드리다니.."
그 여인의 미간에 심하게 주름이 졌다. 뭔가 굉장히 화난 듯 하다. 쓸 대 없이 화나게 했다간 생명이 위험 하겠는 걸.. 얼굴은 아름다운데 성격은 무지 괴팍하군...
"어째든 당장 여기서 나가라! 다시 이 화원에 오면 죽여버리겠다."
도대체가 이렇게 포박주문을 걸어놓고 풀어주지도 않고는 어떻게 나가란 말인가? 지금 나하고 장난하자는 건가?
"아니..저.. 포박주문을 풀어주셔야..."
여인이 움찔하더니 미간을 주름이 생겼다. 그리고 손을 높이 들어 뭔가를 중얼거리자 몸이 자유로워 졌다.
"빨리 나가라!"
내 주위에 떠있던 불덩이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냉큼 화원에서 나가자 저택 입구에 쿠레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서성이고 있었다. 왜 저런데? 그건 그렇고 저런 사람이 있으면 말이라도 해주지. 젠장.
"아니 왜 이런 곳에서 그러고 계신가요?"
그녀는 나를 발견했는지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상당히 잘 웃는 사람이군.
"혹시.. 화원에 가셨나요?"
"아.. 네. 도대체 거기 있는 여자는 누구입니까?"
그녀의 표정이 약간동안 어두워 진 듯 하다가 다시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분은 우리를 지켜주시는 분이자. 우리의 주인이시죠. 그리고 그 분은 이 맘 때쯤이면
이 곳 화원에 온다는 걸 깜빡 잊고 있었군요. 죄송합니다."
"아..아니. 뭐. 죄송할 것까지야. 앞으로 화원에 가다가는 통구이가 돼서 죽겠군요. 조심해야겠어요."
쿠레는 내가 한 말에 쿡쿡 웃는다. 귀엽네. 우리 아가씨 보단 못하지만 말이야.
"그렇군요. 모두에게 조심하라 일러두죠."
나는 처음에는 쿠레라는 이 소녀가 약간 못 미덥고 싫었다. 그러나 얼마동안 알게 된 후로는 상당히 좋은 사람인 걸 알았다. 도대체 이런 사람이 왜 도적질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엘프들도 왜 도적질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아까 본 그 여자가 뒤에서 조종하는 것이리라. 짐작해 본다. 그러나 도대체 그 여자가 무엇이 길래? 아~ 젠장 더 생각했다간 머리만
아프겠군. 어째든 피곤하니 잠이나 자야겠다.
* * *
타박타박.
노리엔 길 한가운데에 은색의 갑옷들을 휘황 찬란하게 입고 말에 타고 있는 기사무리들과
뒤쪽에 황색의 로브와 망토를 입고 있는 마법사무리들이 뒤따르며 걷고 있었다. 주위에는
온통 일반 평민들이 이 기사들과 마법사무리를 보기 위해 길가 양옆으로 서서는 시끌시끌하게 구경하고 있었다. 그 때 기사무리들 앞에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기사들을 세우더니 누군가를 불러 뭔가를 시켰다.
"빨리 엘프 마법도적단인가 뭔가 하는 것들의 행방을 수소문하게 한시가 급하네."
"옛!"
명령을 전달받은 한 기사는 재빨리 달리면서 마을 한 상점에 들어갔고 대장으로 보이는 사내는 뒤에 서있는 기사들을 보며 큰소리 말했다.
"그간 긴 여정으로 피곤할 텐데 여관에서 쉬도록 하지 저 녀석이 수소문 해 올 때까지 말이야."
"와아~~!!"
기사와 마법사 일동들은 환호했다. 그만큼 피곤했기 때문이다.
* * *
"바로 내일이군요."
"일단 내일 아침까지 모두 정비를 마치라고 하세요."
원형의 큰 탁자에 5명의 엘프와 한 명의 하이엘프가 앉아 있었고 탁자 위에는 탁자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의 커다란 지도가 놓여있었다. 그 중 하이엘프로 보이는 한 소녀가 지휘봉을
들고 천천히 지도를 지적했고 말을 해나갔다. 쿠레의 말에 모두들 지도를 주시하며 아주 자세하게 들었고 서로의 의견을 내놓으며 자신의 바로 앞 탁자에 놓인 차를 한 번씩 홀짝 마시며 회의를 끝마쳤다.
"피곤하실 텐데 모두 돌아가셔서 쉬십시오. 내일 하는 일에 지장이 없도록..."
쿠레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자 손에 들고 있던 지휘봉을 내려놓고는 자신의 앞에 놓인 한 모금만큼의 차를 한 번에 마시고는 생각에 빠졌다.
'정말 잘되어야 될텐데...왠지 불길해...'
* * *
내일이 드디어 그 날이다. 정말 기사인 내가 도적질이라니 껄끄럽긴 하지만 어쩌리 기사는
어떤 약속이든 꼭 지켜야 한다. 무조건 말이다. 나는 활짝 열린 창문으로 다가가서 밖을 살폈다. 엄청나게 많은 엘프들이 급하게 돌아다니고 있는 모습... 아마 정비 중이리라...
아가씨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보고 싶다. 빨리 일을 끝내고 아가씨한테로 가고 싶다.
이 때 문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똑 똑 똑.
"이봐! 적이 침입했다!!"
에? 적이 침입을 했다? 이런 하필 내일이 드디어 그 날인데 적이 침입을 하다니.. 정말 짜증나는군.
"알겠습니다. 곧 나가서 도와드리도록 하죠."
나는 침대 밑을 뒤적거리며 갑옷과 검을 꺼내고 입고서는 빠른 발걸음으로 방에서 나와 복도의 창문으로 밖의 상황을 살폈다. 응? 저 갑옷은..? 크로시아가의 정예 아닌가?
밖의 상황은 정말 전쟁터라 생각해도 될 정도였다. 크로스보우(corossbow)를 들고 몸이 두 개로 나뉘어 떨어져나간 시체와 머리가 잘려나간 시체. 심장부분이 찔린 시체까지 하여튼
대부분의 시체는 목이 날 라간 엘프의 시체들이었다. 그리고 은색의 갑옷을 입은 크로시아가의 정예기사들은 아무도 죽지 않았고 마법사들 중의 거의 3분에 1 정도가 박살나 있었다.
"으윽!! 죽어라!! 이 놈!!"
익숙한 목소리가 저택과 가까운 곳에서 들렸다 주위를 둘러봐도 안보이는 걸로 보아 사각지대에 있으리라 그러고 보니 쿠레가 위험하지 않는가? 다른 엘프들은 어떻게 되도 상관없지만 쿠레 만은 절대 죽어서는 안된다.
나는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높이가 무려 5미터나 되는데 뛰어내린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가볍게 착지했고 바로 오른 쪽으로 한 크로시아가 기사랑 싸우고 있는 쿠레가 보였다.
"그만둬!!"
내 목소리에 쿠레와 은색의 기사는 검을 맞댄 상태에서 경직되고 나는 재빨리 그 둘 사이에 끼어 들어 내 롱소드에 마나를 주입하여 두 개의 검들을 두동강을 내버렸다. 은색의 기사는 상당히 놀란 듯 보이나 쿠레는 무덤덤 했고 기사는 곧바로 나를 보고 기뻐하며 말을 한다.
"로윈경!"
"아니? 당신은 엘보른 경?"
쿠레는 뭔가 의아해 하는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고 로윈경은 나를 살피더니 안심 한 듯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말했다. 쿠레는 분노로 눈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빨리 돌아가시죠. 로윈경. 아가씨가 기다리고 계십니다."
엘프들의 처리가 다 끝난 은색의 기사들은 멀뚱히 저택의 입구 왼쪽에 있는 우리를 주시했다.
"당신이 설마 이들을 부른 건가요?"
쿠레는 엄청난 살기를 뿜으며 나를 보았고 나는 그녀에게 아니라고 말해보지만 소용없었다. 그녀는 두고 보자 면서 사라졌다.
'큰일이군. 오해를 사버렸어. 하아...'
어찌 됐든 가네 일단은 쿠레는 무사해서 다행이었고 일단은 뭔가 화났지만 자신을 구하러 온 사람들이니 차마 화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 웃으며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다. 정말 큰일이야. 만약 쿠레가 그 여자를 대려온다면 크로시아가는 끝장이라고.....
이 순간 갑자기 공중에 그때 그 여인이 나타났고 그 여인의 옆에 쿠레가 있었다. 공중에 뜨다니 저럴 수가.. 아.. 이런! 큰일 났군.
"젠장! 모두 도망가요!!"
나는 최대한의 큰소리로 외쳤지만 기사들은 저깟 여자쯤이야 하며 검을 뽑아들고 경계했고
한 순간에 기사 10의 몸이 폭발해버렸다. 그 모습에 나를 비롯해 모든 기사들과 마법사들은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기사 10명의 몸이 한 순간에 폭발해버려 사라지다니... 정말 끔찍했다. 공중에서 엄청난 살기를 띠우고 기사들과 나를 바라보던 붉은 머리의 여인은 말을 꺼냈다.
"감히 나의 귀여운 아이들을 죽이다니 살아 돌아갈 생각은 마라!!"
엄청난 소리와 함께 드래곤피어가 울려퍼졌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 걸 느낀 다른 기사들은 공격할 생각도 못하고 몸이 부풀러 올라 폭팔 하여 사라졌다. 마법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드래곤 피어 때문에 마법을 시전할 생각도 못하고 어이없게 폭팔 하여 사라졌다. 너무 끔찍하고 엄청난 마법이었다. 도대체 저 여자는 누구인가? 내가 아무리 마스터급이라도 저 여자를 상대하는 건 무리였다.
드래곤이란 존재는 너무 강했다. 하지만 저런 식으로 폭발해서 공격도 못해보고 죽는 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롱소드에 마나를 주입했다. 그러자
롱소드가 푸른빛으로 빛났다. 그걸 느낀 나는 높이 점프하여 가로로 롱소드를 휘둘러 선을
만들어내고 그 선이 붉은 머리의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드래곤에게 날아가며 반월형의
강기로 변하여 푸른빛을 발하며 드래곤의 실드와 함께 폭발하여 사라졌다.
또 조금의 시간도 지체하지 않고 롱소드를 세로로 베어서 강기를 날렸다. 그러나 이 것 역시 실드에 막혀 폭발하여 사라진다. 그와 동시에 드래곤은 왼손을 가슴 높이 만큼 들더니
손바닥을 펴고 시동어를 외친다.
"아쿠아애로우!!"
시동어와 동시에 드래곤의 손에서 마나의 빛줄기들이 생겨나더니 여러 개의 작은 물이 화살형태로 변하며 나에게로 날라 왔고 나는 최대한 높이 점프하여 피했지만 또 다시 날라 오는 파이어볼에 맞아 나가떨어진다.
"으윽..."
나는 있는 힘껏 일어 날려고 노력했지만 온 몸에 힘이 다 사라져서 일어 날 수가 없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드래곤은 미소를 짓고 있었고 그 옆에 붙어있는 쿠레는 뭔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보더니 나에게 마지막 일격을 하려는 드래곤을 말렸다. 드래곤은 화가난 듯
쿠레에게 뭐라고 하다가 계속 부탁하는 쿠레를 보고는 쿠레와 함께 사라져버린다. 멍하니 그 것을 보고 있는 나는 마음속으로 쿠레에게 고마워했다. 쿠레 때문에 살아난 목숨이기 때문이다. 나는 잠시 주위를 둘려보며 처참하게 반토막되어 있는 시체를 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끔찍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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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할 말 없네용~>_<ㄱㄱ ㅣ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