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숨겨진신화님께서 작성하신 비스게 178106번 글(제목 : 부러진 화살 보고 왔습니다)에서 댓글로 있었던 논쟁과 초극님께서 작성하신 비스게 178171번 글(제목 : 석궁테러 무엇이 문제일까.)에 대한 제 생각을 적은 글입니다.
애초에 쪽지로 할까 생각했으나, 단순히 저(SunnyK, 이하 '저'로 표기)와 초극님 사이에서만 논쟁이 나타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했고,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들어보고자 글을 올립니다. 특정 회원에 대한 언급, 논쟁을 확산시킬 수 있는 점 등으로 문제가 될 시에 징계는 달게 받겠습니다. 또한 논쟁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위해 초극님과 muzzle님의 댓글 가운데 일부를 인용하였고, 숨겨진신화님, 절대그러실분님, 지미카님을 언급하였습니다. 원치 않게 논쟁의 확산에 연루되어 불편을 느끼셨거나 문제가 생겼다면, 제가 잘못 인용하거나 왜곡한 부분이 있다면 먼저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글이 매우 깁니다. 이를 포함한 이외의 이유로 읽기 불편하시더라도 부디 양해바랍니다.
*목차
가. 논쟁의 시작 01. muzzle님의 의견 02. 초극님의 의견 01 03. 초극님의 의견 02 04. 저의 의견
나. 무엇이 문제인가? 01. 영화가 '100% 사실 묘사했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02. 영화가 사실과 어떻게 다른가? 03. 영화가 사실과 달라서 무엇이 문제인가? 04. 실제 사건에 대한 판단
다. 저의 주장 01. 영화가 '100% 사실 묘사했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02. 영화가 사실과 어떻게 다른가? 03. 영화가 사실과 달라서 무엇이 문제인가? 04. 실제 사건에 대한 판단
라. 마치며 01. 저의 의견 정리 02. 영화의 본질, 그리고 물타기 03. 왜 화가 나는가? 왜 논쟁이 감정 싸움이 될 가능성을 보이는가?
(*주 : 여러분께서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읽으실 수 있도록 목차에 나온 제목에는 층위별로 같은 색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또한 글에 삽입된 링크들도 색을 칠해서 알아보시기 쉽게 하였습니다.)
가. 논쟁의 시작
애초에 이 영화의 '사실 여부' 논란이 된 것은, 허재현 기자의 '100%사실묘사'와 그에 대한 진중권의 '이런 거짓말 믿지 마세요.', '극영화를 사실로 봐달라는 것은 순진하기 짝이 없는 요구죠.'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더 뒤에서 자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어제 비스게의 글(숨겨진신화님께서 작성하신 비스게 178106번 글, 이하 '178106번 글'로 표기.)에서 '사실 여부'가 왜 문제인가로 논쟁이 있었던 것은 muzzle님과 초극님을 비롯한 여러 회원분들의 댓글에 이어 다시 초극님과 저 사이에 의견 차이로 인해 댓글에서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muzzle님과 초극님, 그리고 제가 어제 달았던 댓글 중 핵심적인 내용에 해당된다고 생각한 것으로서 일부를 가져와서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임의로 판단하여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muzzle님, 초극님의 의견을 왜곡한 것이라면 양해해주시고, 지적 부탁드립니다.)
01. muzzle님의 의견 : 178106번 글에 대해 muzzle님께서 다신 '영화속 사법부의 모습에는 분노했지만 영화와 현실의 차이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의 댓글에 대한 보충 댓글입니다.
(1) 제가 하려는 얘기가 제대로 전달 안된 것 같군요. 저도 분명 영화가 현실 세계를 반영한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본 것 만으로 이 사건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얘기하려한 것입니다.
(2) (전략) 이 영화에서 보여진 재판 과정은 실제와 다소 다르다고 합니다. 이건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당시 사건에 대한 기사가 많이 있고 관련 글도 있으니 일반인들도 조금의 노력과 관심만 기울인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틀에는 문제 없다고 보지만 세부적인 면에 허구성이 있습니다.그러니 영화에서 나온 모든 것들을 믿진 말자는 겁니다
(3) 이 사건은 수 많은 모순점들이 있고 사법부의 잘못을 비판할만한 충분한 좋은 소재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사법부 개혁을 위한 도화선이 될 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사법부 비판은 정확한 사실만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허구성이 포함된 극영화가 사법부 비판의 근거가 되는건 위험하다고 봅니다. 전 여전히 석궁사건으로 사법부를 비판하는데는 찬성해도 부러진 화살 영화를 가지고 사법부를 비판하는데는 동조하기 어렵습니다.
02. 초극님의 의견 01 : 아래의 글은 muzzle님과 muzzle님의 의견에 동의하신 다른 회원분들의 의견에 대한 초극님의 반박입니다.
(1) 현실과 가상(영화)의 세계를 구분한다는 것은 옛 사고 방식이죠. 현실이라는 것도 보는 주체(판단하는 주체)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해석된 현상(이미지)일 뿐입니다. 영화가 주는 즉 카메라가 비치는 세계도 현실에 대한 감독의 해석인 거죠. 교수임용에 재판부가 객관적인 판단자료인 학문 업적을 제외 하고 학생들의 주관적인 평단을 그것도 충분히 조작 될 가능성 있는 것으로 학교의 임용취소가 정당하다고 판단을 내렸죠. 그것만으로도 사법부가 얼마나 썩어 빠졌는지 잘 알 수 있죠.
(2) 그럼 영화 도가니는 사람들이 제대로 알고 비판했던가요? 도가니 사건에 대해서 누가 얼마큼 정확하게 알까요? 부러진 화살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그냥 지극히 자연스러운 거고 재판부가 이에 억울하면 자신들이 그 좋아하는 "객관"적인 사실들을 가지고 해명하면 되죠. 근데 하면 할 수록 더 어이 없죠. 자신들이 남들에게 객관적인 입장을 가지고 해명하지 못하니깐 결국 하는 얘기가 영화는 영화다인 허구 논쟁으로 끌고 가는 겁니다.
(3) 사실관계 확인은 재판부가 해야죠. 그거 일반 사람들이 할 수 없거든요. 현실의 재판 자체도 지금 거짓된 허구인 상태에서 영화는 허구이며 사실관계를 가지고 비판하라? 이건 말이 안되죠. 그리고 사실관계 확인돼서 반박당했으면 결국 사법부가 아무 이상 없는 거니 좋고 당행인거죠. 뭐 문제 되는게 있나요?
(4) 재판결과 중요하죠. 그 결과는 바로 님이 중요시하는 그 과정에서 나온겁니다. 그렇게 따로 볼 수 없구요. 또한 <다르다고 합니다.>는 본인도 결국 정확한 사실을 모른다는 거죠. 분명 이 재판은 문제가 있고 이에 대한 자세한 사실은 사법부가 직접 투명하게 해명해야 해결 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할 수 없죠. 본인들 권위 떨어지거든요. 근데 그거 일반 사람들은 사실 규명 정확하게 못하니깐 영화는 허구라는 얘기만 하는 겁니다.
(5) 그리고 사람들이 모든 것을 믿는다는 건 도대체 뭘 근거로 하는 말입니까? 어디까지 믿고 어디까지 허구인지를 판단해야 할 기준이 있습니까? 사람들이 어디까지 믿고 안믿고 그건 그 사람이 직접 되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어요. 님이 얘기한 정확한 사실이란게 성립 될 수 없구요. 그냥 사람들은 영화를 통해 보여진 사법부의 부당함에 분노 하는 겁니다. 이건 자연스런 현상이구요. 이에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해명 하면 되는 겁니다. 근데 이게 해명이 안되니 계속 논란이 되는거에요. 이 해명이야 말로 정말 중요한데 난데 없이 허구 논쟁이 끌여들여지는 거죠.
03. 초극님의 의견 02 : 초극님께서 178106번 글에 다신 댓글과 그에 대한 보충 설명, 저의 의견에 대해 달아주신 답변입니다.
(1) 우리가 하나의 사건, 현상들을 봤을 때 모두 일일이 세밀하게 분석, 판단 및 기억 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전체적인 통일 된 하나의 메세지로 받아들이죠.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디까지 허구이고,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아무도 모르고 굳이 알 필요도 없죠. 결국 우리 뇌에 남는건 하나의 메세지입니다. 영화 부러진 화살에 보여 주는 메세지는 사법권력에 부당함인데, 이 메세지 자체가 허무맹랑이면 말그대로 상상력이 빚어낸 허구 일 뿐이고 선동이라는 얘기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디까지 사실이니 거짓이니는 문제가 안됩니다.
(2) 의미 없는 논쟁이라는 거죠. 영화가 100% 사실이 아니면 그래서 도대체 뭐가 어떻다는 겁니까? 100%리얼을 담을 수 있는 영화는 세상에 없습니다. 본인들이 영화는 허구라하면서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 하는데 모순되게 영화에 100%리얼을 요구합니다. (중략) 단순한 사실 반영의 유무가 아니라 영화가 어떠한 것을 통해서 주는 메세지가 중요한 겁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부러진 화살만으로도 사법부에 대한 부당함을 판단 할 수 있어요. 전혀 문제 없는 사건을 영화화해서 문제를 만든 것도 아닌데, 문제 될게 전혀 없죠.
(3) 사실이라고 얘기하려면 본인들이 100% 사실임을 알고 있음을 전제 해야죠. 도대체 어떤게 사실이고 그 사실과 영화의 어떤게 어긋나서 문제라는 건가요?
(4) 그니까 제가 계속 묻죠. 어떤 사실이 영화와 달라서 문제가 되냐고 말이죠. 근데 아무도 대답해 주시는 분들이 없네요. (중략) 허재현 트윗에 가보니 어제 토론에 언급을 했더군요. 그 중 트윗 하나가 영화는 당연히 허구가 있고 몇프로가 사실이냐를 논하는건 무의미하다고 얘기하네요. 그러면서 영화가 어떤 메세지를 갖고 왜 설득력이 있는지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이죠. 전 이 말에 동의합니다.
(5) (주 : 이 댓글에 앞서서 제가 <야인시대>, <청연>을 사실 왜곡으로 인한 문제의 예로 들은 것에 대해 초극님께서 답변하신 것입니다.) 그런 예 말고요. 우리는 부러진 화살을 가지고 얘기하는 거죠. 부러진 화살이 뭘 호도했고 그게 어떤 문제를 실질적으로 일으키는지 말씀하시면 이 논쟁은 끝나는 겁니다.
(6) 그러니까 그래서 영화가 결론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냐고 물었습니다. 법원 기록 일일이 반박해 볼까요? 교수 재임용에 학생들한테 견해 물어서 재임용 하는 그런 민주적인 대학교가 한국에 어디 있나요? 품위유지 이런 기준이 뭡니까? 학술 연구 같은 객관적인 자료를 내팽겨두고 주관적인 견해를 채택한 법원이 정상입니까? 부러진 화살은 도대체 어디 있습니까? 화살이 없는데 어떻게 화살에 맞았다고 주장 할 수 있죠? 더군다나 상처의 크기도 소방서와 병원 등 각각 다르죠. 자해를 떠나서 박판사가 화살에 맞았는지 그 혈흔이 맞는지는 확실한 건가요? 그리고 확실히 와이셔츠에선 혈흔이 검색되지 않았습니다. 이건 몇년전 피디 수첩 뿐만 아니라 다른 기사에서도 확인 되죠. 그리고 박판사는 초반과 다른 진술을 번복하는데 여러 목격자와 증거들이 있기에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습니다. 이게 법원의 정상적인 판단입니까? 도대체 뭔 증거가 그렇게 있기에 묵살을 할까요.
(7) (주: 영화가 재판을 형성한 모든 정황을 담지 못했다는 저의 댓글에 대한 초극님의 답변입니다.) 영화가 시간이 있는데 무슨 사건들을 일일이 다 담아요? 이게 상식적으로 가능한가요? 가능한 걸 요구하시구요. 일일이 다 담을 수도 없고요. 사실과 다를 수도 있어요. 근데 그게 뭐가 문제가 되냐그요. 전 그래서 제가 영화가 주는 메세지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후략)
(8) 누가 영화를 100%사실이다라고 주장하는데요? 영화를 영화로 보지 그럼 뭐 다른거로 봅니까? 본인도 뭐가 진실인지도 모르는데 영화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얘기하면 안되죠. 이 사건 진실 아무도 몰라요. 그러니까 몇 년동안 계속 논란이 생기는 거죠.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사법부가 옳바른 절차로 진행했냐 안했냐는 알 수 있죠. 근데 안했거든요. 영화는 이런 메세지를 담고 있고 그래서 분노하는 겁니다.
(9) 이 문제는 간단한거에요. 법원이 판결을 엉터리로 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정확하게 진실을 모르는 겁니다. 그래서 계속 기사화 됐던거고, 결국 영화화 된거에요. 영화가 사법부의 이런 행태에 대한 메세지를 던져 줍니다. 우린 반응을 하죠. 사람들 반응에 사법부가 옳바르게 반응하면 됩니다. 사법부가 해야하고 본인들 만 할 수 있는 일. 진실을 밝히면 되는 거죠. 영화 도가니도 그런거죠. 그렇게 진실이 중요하면 사법부가 밝히면 됩니다. 그렇습니다. 영화는 허구에요. 그러니까 진실을 밝히는 사법부가 이젠 진실을 밝혀주면 되겠네요. 근데 지금은 뭐가 사실인지 거짓인지 모른다는 거구요. 사법부가 진실을 밝힐 의향이 절대 없다는 거죠. (주 : 이후, 지미카님께 답변한 댓글들은 생략합니다.)
04. 저의 의견 : 초극님께서 다신 "우리가 하나의 ~ 문제가 안 됩니다."(03. (1)번 글)에 대해 제가 달아놓은 의견과 그것을 보충하는 댓글들입니다.
(1) (주 : 초극님께서 다신 03. (1)번 글에 대한 제 의견입니다.)그렇습니다만, 문제는 '그 영화는 현실을 보여준다'와 '그 영화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말 사이에 차이가 있고, 그 점은 이 논란을 보는데 있어 중요한 점이라 생각합니다. 허재현 기자가 말한 '(공판 기록을 토대로 한)100%사실묘사'나 '사실의 영화화'의 의미가 명확하게 나와야 하는 이유입니다. (중략) 최근 논란이 된 진중권 트윗을 보면 진중권도 영화의 방향(시각과 메시지)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소재(실제 사건)에 대한 판단에 반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전략) '영화는 영화일뿐'이라는 말이 실제로 어떤 말인지 초극님도 아시리라 믿지만, 어떤 사건을 '사실'이라고 말했을 때, 그 사건이 '사실(여기서는 그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는지가 아니라 법정에서 가리게 된 사건에 대해 정확히 판단하였는지 여부를 말합니다.)'이거나 영화가 재구성하여 보여주는 내용이 '사실이라고 말하지 말'거나를 의미합니다. '영화는 실제로 일어난 것만을 말해야 한다'라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후략)
(3) 간단합니다. 진실은 사실을 토대로 판단한다는 겁니다. 개별적인 사실들이 모여 진실을 추리해내게 만든다는 겁니다. 물론 영화는 이런 논란에서 어느 정도 비껴갑니다. 그런데,어떤 감독이 천안함 사건을 두고 '아, 이것은 북한이 일으킨 거야'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북한 비판'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사건을 재구성해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칩시다. 그런데, 알고보니 천안함 사건이 북한이 일으킨 것이 아니었을 때, 사람들이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잖아. 천안함 사건이 아니더라도, 도끼 만행 사건이나 김신조 사건 등 뭐 많잖아. 영화 내용의 사실 여부를 판단하지 말고 메시지를 보라고.'라고 한다면, 그 설득력은 떨어진다는 겁니다. 즉, 영화에서 전달하는 것이 '온전한 사실'이거나 '사실의 전부'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 실제 현실에 적용할 메시지를 지지하게 만드는 것은 위험하다는 겁니다. (후략)
(4) 부러진 화살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초극님 말씀대로 우리는 영화를 통해 진실을 판단하고 사실을 판단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초극님께서 비판하신 '영화는 영화다'라는 말도 이런 맥락인 겁니다. 이 영화의 바탕이자 실제 사건인 석궁 테러 사건에 대한 재판을 불신하는 것도 이러한 진실('사법부의 부당한 재판')을 바탕으로 주장할 수 있는 것이지, 허재현 기자나 <부러진 화살> 관련자들이 말한 것처럼 사실로 묘사된 것('실제 석궁 사건의 전개와 공판의 전개)이 실제 사건 기록을 토대로 하였기 때문에 사실과 다를 바가 없다는 취지로 표현을 하였다면, 그건 잘못이라는 겁니다. 영화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사건에 대한 판결을 불신했는데, 만약 실제로는 김명호 교수가 석궁 테러를 실행한 게 맞다거나, 영화에 묘사된 것보다 공정하게 재판이 진행되었다면, 불신에 대해서 불신하게 되는 겁니다. 말장난 같지만,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와 '사실이다'는 차이가 큽니다. '100% 사실 묘사'는 그 중 어느 것을 의미한지가 모호한 말입니다(그리고, '90%사실, 10%허구'도 어찌보면 그렇고). 그런 점에서 부러진 화살에 대한 사실 여부가 중요한 겁니다.
(5) 그래서 영화가 그 정황을 모두 담았습니까? 그게 아니잖습니까. 품위 유지라는 기준 자체가 모호해서 문제였다면 그 기준이 문제인 거지, 그것이 인정된 상황에서 사법판단이 이루어진게 문제는 아닙니다. 영화가 그런 상황까지 담았습니까? 그건 아니잖습니까. 김교수가 상해에 대한 무죄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도 '빼냈다'와 '튕겨 나왔다'의 차이, 상해 도구의 행방과 같은 것들입니다. 이처럼 부분적인 사실들이 진실을 밝혀내는 겁니다. 김명호 교수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비판하는 것도 그런 것 아닙니까? 진실에 합치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사실들을 버리는 게 아니라 그 사실들을 통해 진실을 밝혀내는 것 아닙니까? 초극님께선 두 가지를 물어보신 겁니다. 1. '<부러진 사실>이 표현한 것과 실제 사건이 지닌 사실이 어떻게 다른가?' 그것은 저 영화에 있는 링크를 통해 표명했고, 아직 주장이 대립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판단을 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영화가 양쪽의 주장이나 시각을 모두 담아서 표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그래서 '영화=사실'이라고 하는 주장은 거짓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2. '그래서 영화가 사실과 달라서 뭐가 문제가 되느냐?' 이에 대해선 계속 제가 주장하고 설명을 드렸습니다. 영화는 사실과 달라도 됩니다. 그러나 사실과 다를 수 있는 영화를 '사실이다'라고 표현하는 건 문제라는 겁니다.
(6) (주 : 초극님께서 <부러진 화살>의 어떤 부분이 사실과 달라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를 다시 한 번 질문하신 것에 대한 저의 답변입니다.) 사실 전체를 담을 수 없는 영화가 어떻게 그 사건에 대해 사실만 담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겁니까? 부분적이지만 그 부분은 모두 사실이다? 초극님께서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 영화가 사실 그 자체일 수 없다는 건 이런 겁니다. '사실을 일일이 어떻게 담는가? 그게 말이 되는가?'(주 : 작은 따옴표 부분은 앞에서 초극님께서 댓글로 달아주신 것 중에 일부를 인용한 것입니다.) 당연한 얘깁니다. 그런데 그런 '사실의 재구성된 표현'에서 제외된 어떤 사실이 일련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건 문제가 됩니다. 사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에서도 '석궁이 발사되지 않거나, 발사가 되면 엄청난 위력을 가지거나'로 표현되었지만, 실제론 상대적으로 낮은 위력을 가진채 발사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김명호 교수도 검찰 조사 때 그렇게 얘기를 했고. 이런 것들은 분명 실제 사건에 대해 판단을 할 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영화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왜냐? '사법부의 부당한 재판 진행과 판결'에 대한 근거가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화는 영화다. 영화는 그 자체로 진실이 될 수 없다'라는 얘기가 나온 겁니다.
(7) 이 영화는 '사법부가 저지르는 부조리한 재판 과정과 판결'을 메시지로 전달하고, '그런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정서적 바탕으로 하고, 그 사례로서 '김명호 교수 사건'을 재구성하여 보여준 것입니다. 그리고 (메시지와 실제 사건 모두에 대해)어느 정도 납득할 만한 의문과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그 (실제 사건에 대한)주장을 '사실'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겁니다. '누가 영화를 100% 사실이다라고 주장했는지'에 대해서는 '100% 사실 묘사'라는 게 뭘 말하는 건지 저도 허재현 기자에게 묻고 싶고, 박훈 변호사에게 묻고 싶습니다. '100% 사실 묘사'라는 게 사실을 100% 묘사했다는 건지, 100%의 사실을 묘사했다는 건지를. 처음에는 이것이 (적어도 공판 과정에 있어서)사실을 그대로 담은 양 얘기하다가, 뒤에 가서야, '아 이것은 허구도 담겨있다.'라고 이야기하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됩니까? 또, 한 쪽에선 이렇게 얘기하고, 다른 한 쪽에선 '처음부터 알 수 없는 사실을 따지는 게 왜 중요하냐?'라고 하면 대답하는 입장에선 얘기가 틀어질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먼저 영화가 재구성한 '사실'이 실제로 '사실'이 아닐 때 무엇이 문제가 되는가는 앞에서 쭉 설명드렸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김명호 사건'이 부당한 판결이 되는가에 대해서는 저도 모르지만, 적어도 영화를 통해 판단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muzzle님, 초극님, 그리고 저의 의견을 요약한 것은 위와 같으며, 저와 초극님의 논쟁 중간에 참여하신 절대그러실분님과 지미카님의 의견은 생략되었습니다. 해당 댓글의 실재 여부 및 생략된 댓글은 178106번 글에 댓글로 그대로 담겨 있으니 확인을 원하시는 분께서는 178106번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나. 무엇이 문제인가?
저는 허재현-진중권 사이에서 촉발된 '사실 여부 논란'과 muzzle님과 초극님, 초극님과 저 사이에서 나타난 논쟁의 주제가 어느 정도 다르다고 생각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하여 이해하였습니다.
01. 영화가 '100% 사실 묘사했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 이 문제는 허재현이 '영화가 김명호 교수의 주장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남긴 '보수 누리꾼'들의 의견에 대해 '재판 기록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말과 함께 '재판 기록을 보고 한 번 더 놀란 건 재판과정이 100%로 사실묘사였기 때문'이라고 남긴 것을 진중권이 문제 삼으면서 나타난 것입니다. 덧붙여 허재현 기자가 트위터에서 영화의 주요 내용이 재판 기록과 일치하므로 픽션이 아닌 사실의 영화화로 봐줄 것을 당부했고, 진중권이 맨 처음 문제삼은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인하여 영화의 내용과 실제 재판 사이의 일치 여부에 대한 논란, 즉 '사실 여부'에 대한 논란이 나타났던 것으로, 비스게에 아직 이 내용으로 올라온 글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02. 영화가 사실과 어떻게 다른가?
- 이것은 초극님께서 질문하신 바 중 하나고, 01번 문제와 연관이 있습니다. '영화의 어떤 부분이 사실과 달랐는가'라는 질문이 담은 뜻은 첫째로 '영화가 실제 사실로부터 어떤 부분을 누락하였는가?'이고, 둘째로 '영화가 실제 사실과 (누락된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과)다른 장면을 보여주는가?'하는 점일 것입니다. 전자는 프레임 설정과 그에 따른 실제 맥락의 왜곡여부이고, 후자는 '허위 사실'을 통한 거짓 정보 전달에 의한 왜곡여부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나, 공통적으로 '영화가 소재로 사용된 사실과 달라 그 소재에 대한 관객의 판단을 왜곡시켰는가?'를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그 '소재'가 뭐냐는 겁니다.
(1) 김명호 교수가 받은 모든 판결 (재임용에 대한 판결 문제 + 석궁 사건에 대한 판결 문제) (2) 김명호 교수가 받은 일부 판결, 즉 영화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판결 (석궁 사건에 대한 항소심 판결 문제) (3) 김명호 교수가 받은 모든 재판 과정 (재임용 문제로 받은 재판 과정의 문제 + 석궁 사건으로 받은 재판 과정의 문제) (4) 김명호 교수가 받은 일부 판결, 즉 영화의 중심 내용이 되는 석궁 사건의 항소심 재판 과정
비슷비슷한 질문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범위의 차이가 다르므로, 각각의 소재를 토대로 답변을 할 때 서로 완전히 다른 답변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제 생각은 더 뒤에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03. 영화가 사실과 달라서 무엇이 문제인가?
- 초극님께서 제기하신 문제로, 영화의 진정성이나 '메시지'와 관련한 문제이기에 초극님의 입장을 지지하시는 분들께서 모두 제기하실만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질문은 '만약 영화가 사실과 다르게 묘사를 하였다면, 어떤 식으로 (또는 어떤 이유로) 문제가 되는가?'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초극님께서도 말씀하셨고, 초극님과 논쟁을 하시는 저를 비롯한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도 긍정하듯 '일반적으로' 영화는 특정한 시각이 담긴 촬영, 편집, 또는 허구성을 특징으로 하기에 사실과 다르다고 해서 그 점이 영화가 지닌 메시지를 부정하게 만들진 못합니다('영화≠사실'). 따라서, 초극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서울은 경상도에 있다'와 같이 실제 사실과 완전히 다른 내용을 담고 있지 않는 한)이 논쟁은 '일반적으로' 무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 대해 '100%로 사실 묘사'라고 한다거나, '재판 기록을 토대로 하였기 때문에 재연된 장면과 실제 상황이 같다'라고 주장했을 때 위의 문제가 유의미해집니다. 왜냐하면, 아주 기본적인 가정인 '영화≠사실'이 아니라 (적어도 특정 부분에 대해)'영화=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참이라면 영화에서 재연된 장면을 근거로 실제 상황에 대해 판단하는 게 틀린 것이 아닌 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영화≠사실'이라는 점이 '영화⊃사실'나 '영화∩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영화≠사실'은 '영화는 100% 거짓'이라는 말이라기보다 '영화와 사실이 99% 일치하더라도 1% 다른 점이 있기 때문에 영화 자체가 사실과 100% 같을 순 없다'라는 말이라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뉘앙스는 다르지만, '영화가 사실과 99% 같으나 사실 자체는 아니다'와 '영화가 사실 자체는 아니나 사실과 99% 같다'가 모두 말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100%로 사실 묘사'의 경우, 의미에 따라 '영화(의 특정 부분)가 사실과 100% 같다'라는 의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에 이 논쟁에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실제 사안에 대해 판단하게 될 때, 이 영화가 근거가 될 수 있는지를 말입니다.
04. 실제 사건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가?
사실, 논리적으로는 01번으로 나왔어야 할 문제인데, 논쟁의 시간적 흐름상 이게 가장 나중에 나왔기에 04번으로 올립니다. 이 점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다른 질문들의 연장선인 이 질문 역시 '일반적으로' 무의미합니다. 실제로 공룡이 현대에 만들어질 수 있느냐가 <쥬라기 공원>의 작품성을 훼손하지 못하는 것합니다. 허준이 실제로 의학서가 아닌 의술로도 이름을 날렸고, 스승인 유의태가 실존인물인가 하는 점이 드라마 <허준>의 감동과 메시지를 훼손하는 것은 아닌 것과 같습니다. 모두 '픽션'임을 가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룡은 실제로도 지금 부활시킬 수 있다.'나 '허준이 드라마에서 보인 것과 같은 의술을 선보였다.'라고 한다면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은 실제 사건에 대한 판단과 맞물려 논쟁이 될 것입니다. <부러진 화살>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러진 화살>이 '사실 같다'가 아니라 '사실과 같다'라는 주장이 나타났다면, 실제 사건에 대한 판단 여부가 중요해집니다. 이 때는 실제 사건의 정당/부당 여부가 <부러진 화살>을 감상하는데 영향을 크게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다. 저의 주장
01. 영화가 '100% 사실 묘사했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이에 대한 저의 의견은 간단합니다. 허재현 기자가 이걸 무슨 의미로 말했는지를 밝히면 됩니다. 그럼 일련의 논쟁이 유/무의미함을 밝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무의미해진다면, 거기서 논쟁이 일단락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허재현 기자는 블로그에서 이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위의 주소로 가시면, 허재현 기자가 '100% 사실 묘사'라는 표현을 쓴 이유, 그것이 나온 맥락, 진중권의 트윗에 대한 의견을 담을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어떤 트위터에 '김명호 교수의 일방 주장만으로 제작된 영화'라는 의견이 있었고, 허재현 기자는 '나중에 재판 기록 보고 한 번 더 놀란 건 재판 과정이 100% 사실 묘사였기 때문'이라고 트위터에 올립니다. 그런데 이것이 진중권의 트위터에서 '허재현 기자 픽션이 아니라 사실의 영화화로 봐줄 것을 당부'라는 내용으로 바뀌고, 진중권이 이에 대해 '이런 거짓말 믿지 마세요'라는 의견을 넣었습니다. 그러나 허재현 기자는 '"100% 사실묘사"라는 표현이 좀 부적절했던 것이지만, 트위터에서 그냥 가볍게 인상 비평을 한 것에 불과합니다.'와 '부러진 화살의 경우 재판 과정의 핵심 부분만 발췌해서 묘사했으니 그 자체가 각색이고 허구입니다. 다만 전체적인 맥락과 대사 등등은 재판 기록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사실에 가까운 허구적 묘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라는 반론을 합니다.
결국 이것입니다. 100% 사실 묘사라는 것이 '영화=사실'을 주장한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영화는 영화다', '극영화를 사실로 생각하지 말라'고 한 일련의 비판들이 무의미했는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허재현 기자가 말했듯이 100%의 사실 묘사라는 표현이 부적절했고,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것은, 그게 허재현 기자가 의미한 바와 다른 뜻으로 읽혔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허재현 기자가 '말을 토막내서 이것 저것 꼬투리를 잡고'라고 했으나 블로그에 올라온 저 멘션만 보면 허재현 기자가 '영화(의 재판 과정)=재판 기록=사실'이라고 말한 것이라 추측할 수 있기 때문에 '꼬투리' 부분은 부정합니다. 실제로 사실과 같다고 생각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 이어진 진중권과 박훈, 비스게에서 나타난 muzzle님과 초극님, 초극님과 저 사이에 벌어진 영화의 사실 여부에 관한 설전도 이와 같습니다. 진중권이 말한 바는 ''영화(또는 <부러진 화살>)=사실'이 아니다'라는 것이고, 박훈 변호사의 반발은 ''<부러진 화살>=거짓(에 가깝다)'가 아니다'라는 의미를 기저에 둡니다. 그런데, 어느 한 쪽만 진실이 될 것 같은 이 둘은 양립 가능합니다. 정지영 감독이 '90%의 진실, 10%의 허구'라고 한 부분이나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이 영화에서 사실이라고 하면 '공판장면'인데, 철저히 공판기록을 토대로 사실을 해치치 않으려고 노력했다", "(전략) 이 영화에서 사실이라고 하면 '공판장면'인데, 철저히 공판기록을 토대로 사실을 해치치 않으려고 노력했다"(http://www.segye.com/Articles/SPN/ENTERTAINMENTS/Article.asp?aid=20120127000850&subctg1=&subctg2= 참고)라고 말한 점이 바로 그런 부분입니다. '허구인 부분도 있기 때문에 모두 사실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실제 공판을 통해 알 수 있는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라는 의미로 보입니다. '영화∩사실'의 크기가 큰 것이지 '영화=사실'은 아니고, '영화=(완전한 또는 대체로)거짓'도 아니라는 겁니다.
여기까지 밝힌 바로 결국 '영화=사실'에 대한 긍정/부정 여부가 무의미하다는 것이 나타났습니다만,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들도 풀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글을 계속 진행합니다.
더불어, 허재현 기자는 오해를 불러 일으킨 부분에 대해 사과했으면 합니다. 단순히 '그건 오해였다'라고만 한다면, 그건 '747 하겠다', '반값 등록금하겠다' 해놓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미였다', '부담을 반 정도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말이었다'라고 변명하고 사과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02. 영화가 사실과 어떻게 다른가?
그럼 어떤 부분이 허구인가? 일단, 수감 생활 내용 등은 허구라는 것을 모두 동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논외로 치겠습니다. 대신, 앞에서 나온 네 가지 영역을 다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김명호 교수가 받은 모든 판결 (재임용에 대한 판결 문제 + 석궁 사건에 대한 판결 문제) (2) 김명호 교수가 받은 일부 판결, 즉 영화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판결 (석궁 사건에 대한 항소심 판결 문제) (3) 김명호 교수가 받은 모든 재판 과정 (재임용 문제로 받은 재판 과정의 문제 + 석궁 사건으로 받은 재판 과정의 문제) (4) 김명호 교수가 받은 일부 판결, 즉 영화의 중심 내용이 되는 석궁 사건의 항소심 재판 과정
(1)번과 (3)번의 경우 재임용 과정이나 석궁 사건에 대한 1심 및 대법원 판결 내용이 영화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것이 아니기에 생략된 부분이 많습니다. 저도 그것에 대해 문제 삼을 생각은 그다지 없습니다. 있던 판결을 없다고 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얘기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판단을 위해 사건에 대해 보충하고자 합니다.
성대측은 품위 유지를 이유로 김명호 교수의 재임용을 거부하고, 김명호 교수는 이것이 수능 출제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 때문이므로 부당한 것이라고 해서 첫 소송이 나타납니다. 영화의 첫 부분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김명호 교수가 연구 실적이 훌륭한 것은 대학측과 재판관들도 인정하나 '품위 유지'를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재임용이 합당하다는 판결을 내립니다. 그런데, 추후에 이 '품위 유지'의 유력한 근거가 된 '학생들의 서명'에 대해 SBS <뉴스 추적> 제작진이 해당 학생으로 거론된 인물 중 14명을 조사해본 결과 그 중 13명이 건의서에 대해 서명을 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얻습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92450 참고.) 그런데, 재판 당시에는 김명호 교수 측이 이 건의서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를 이유로 다시 재판이 열리더라도 다른 이유로 '품위 유지'라는 기준을 어겼다는 설명은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판결이 뒤집혀야 한다/아니다는 판단 못하겠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더 뒤에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 편, 김명호 교수가 이야기한 것, 그리고 초극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교원 임용에 있어 '품위 유지'를 라는 기준으로 거부하는 것은 '품위 유지'를 측정할 수 있는 타당하고 검증 가능한 방법이 없다면 해당 기준은 부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개정 사립학교법에 의해 이것이 폐지되고, 김명호 교수가 재임용 거부 무효 소송을 낸 것입니다.(영화에 나옵니다.) 그런데, 김명호 교수에 대해서는 박홍우 판사가 이전 사립학교법을 적용하여, 재임용 거부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냅니다, (http://blog.daum.net/jhsct2/11014690 참고. 해당 페이지에 나오는 판결문에서 4.가.를 보시길 바랍니다. 영화에도 재임용 거부가 타당하다는 판결은 나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정리한 재임용 관련 내용입니다. (제가 사실과 다르게 이야기한 부분이나 중요한 것인데 적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보시다시피 김명호 교수가 억울한 부분도 있습니다만, 당시의 법을 통해 구제받을 수 없었다는 게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그 뒤에 김명호-박홍우의 석궁 사건 및 그에 대한 재판이 나타났고, 영화는 이 중 이 사건 정황이나 1심 및 대법원 판결보다는 항소심 재판 과정에 초점을 맞춰 진행합니다.
(2), (4)번도 어렵지 않습니다. 누구나 동의하듯 적어도 공판 기록과 영화의 대사는 대부분 일치합니다. (다만, 모두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제 기억에 의존하자면, 그것이 영화의 내용을 흔들 정도는 되지 않습니다. 물론 실제 재판 기록도 영화에 나온 전개와 매우 비슷하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선 정지영 감독이 해명한 것을 앞에 적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선 더 문제제기하진 않겠습니다.) 그리고, 속기록이 작성되지 않는 항소심 5차 공판에 대해 영화는 르포르타주인 『부러진 화살』(서형 지음, 후마니타스, 2009)에 있는 기록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여기서부터 샛길 하나가 생깁니다. '『부러진 화살』을 검증할 필요는 없는가?'. 그러나 르포르타주가 <PD수첩>같은 형식을 글로 표현한 것이고, 현재는 그것을 토대로 재판 과정을 추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공인되지 않은 기록이고, 작가의 시각에 의해 서술이나 편집이 되었을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토대로 작성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부러진 화살』과 관련한 부분은 허재현 기자의 기사인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16840.html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시기적으로는 허재현 기자의 기사보다 앞서서 나오긴 했지만)다음과 같은 반론도 있었습니다. 다음은 경향 신문에서 나온 연속 기사입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1262324045&code=94030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1262324425&code=940301 위의 기사는 공판 기록 뿐이 아니라 판결문과 재판 후 법원 관계자의 의견 등을 종합하여 김명호 교수 측의 주장과 대비한 것입니다(어느 쪽이 옳다라고 단정한 기사는 아닙니다. 제 의견도 그러합니다.). 여기서부터 (2), (4)번이 갈라집니다. 법원 관계자의 반론을 인정하면 (2)번에 대해 '재판 과정에서 부당한 것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외의 논리와 법조문에 의해 타당한 판결이 내려졌다.'는 해석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사법부가 내세운 근거들을 반박할 다른 근거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솔직히 법을 잘 모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저도 수긍할 수만은 없는 의견들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이에 대한 반론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실질적 또는 심정적으로는 부당한 일이 될 지라도 형식적으로는 말이 될 수도 있는, 재임용 거부 무효 소송과 같은 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2)와 (4)가 갈라질 수 밖에 없고, 동일한 이유에 따라 (1)과 (3)도 갈라질 수 밖에 없는데, 그 갈라진다는 것, 그리고 갈라진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03번 문제를 다룰 때 더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03. 영화가 사실과 달라서 무엇이 문제인가?
허재현 기자가 이미 영화에 허구성이 있다고 얘기해버렸으므로, 이 또한 무의미할 수 있는 논쟁이지만, 제기된 문제이기에 우선 답변합니다.
앞의 02번에서 다룬 문제를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영화에 나오지 않은 사법부 측의 반박들이 타당성을 지닌다는 가정 하에서 (2)번(=항소심 재판 과정과 판결의 문제)와 (4)번(=항소심 재판 과정의 문제)이 갈라진다는 것은 이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4)는 '판결과 관계없이 과정이 문제가 있지 않는가?'라는 문제 제기, (2)는 '과정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판결에 문제가 있지 않는가?'라는 문제 제기로 나뉘게 됩니다. (2)번과 (4)번에 대해서는 법원 주장의 타당성과 그에 입각한 판결의 타당성 때문에 같은 상황에서 서로 다른 답변이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2)번과 (4) 중 어떤 것으로 물어보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2)번에 대해 긍정한다고 해서 (4)번에 대해서도 긍정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겁니다. 그런데, (2)번에 대해 긍정하는 것이 (4)번에 대해서도 긍정하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말이 꼬일 수 있는 겁니다. (2)번과 (4)번에 대해 다른 답변이 가능한 것은 당연히 영화가 사실로부터 모든 것을 담을 수 없고, 영화에 담긴 모든 것이 사실이라 말할 수 없다는 점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러니, 영화가 '사실 같다'가 아닌 '사실과 같다'라고 하는 것은 이 모든 논쟁을 출발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겁니다. '영화는 영화다', '극영화를 사실로 간주하지 말라'라고 하는 것은 바로 앞에 언급된 내용 때문에 당연한 말을 전제로 깔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한 편, 제가 말했던 '사실에 대한 호도' 문제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말씀드렸듯이, <부러진 화살>이 사실을 아주 많이 닮았다하더라도 관객이 그것을 실제 사건인 김명호 교수 사건과 분별하는 능력이 있다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사실을 재구성한 것이라 할지라도 특정한 사건보다는 보편적인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영화가 '사실의 재구성'을 통해 그 특정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사실과 '사실이 재구성된 것'은 확실히 별개의 것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178106번 글에 제가 댓글로 달았듯이, <야인시대>가 그린 김두한의 경우에 문제가 생깁니다. 김두한이 건달이지만 정의로우며 '항일영웅'인 것처럼 그렸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는 증거도 수두룩합니다. 그럼, 이것은 왜 문제가 될 수 있는가? <야인시대>가 묘사한 것이 김두한을 통한 정의로운 건달의 세계였는데, 정작 김두한이 그런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야인시대>를 통해 김두한에 대한 정보를 얻고, 그에 대해 그 세계에 대해 인상이 생긴 독자들이 거짓된 판단을 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선 최소한 <야인시대>에 나온 김두한과 실제 김두한(그리고 그를 비롯한 작품 속 세계와 실제 세계)이 별개라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인식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청연>의 경우는 더 해서, 박경원이 (작품내에서의 설정일 뿐 아니라 실제로도)한국 최초의 여비행사인 것처럼 묘사해쓴데 실제로는 권기옥이라는 인물이 최초의 여비행사였기에 초기 설정 자체가 변명의 여지없이 거짓이 되어버렸습니다.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박경원이 실제로도 한국 최초의 여비행사라는 거짓 정보를 (실제로는 아니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더라도)얻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청연>을 통해 박경원을 조선 최초의 여비행사로 추앙하는 것은 부당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부러진 화살>의 경우도 비록 특정한 사실이 온전한 형태에 가깝게 재구성된 것이지만, 허구성이 가미된 이상, '<작품> → (보편적)현실 비판 →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특정한) 사실에 대한 검토'로 나아가야지, '<작품> → (특정한) 사실에 대한 판단 → (보편적) 현실에 대한 비판'으로 나아가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왜 위험한가? 우리는 이미 다른 예들을 통해 사법부의 부당한 재판 과정(또는 그 판결)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만에 하나 김명호 교수에 대한 판결이 부당한 것이 아닐지라도 영화가 현실 비판을 위해 던지는 메시지가 유효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만에 하나 '(특정한) 영화(작품)=사실'로 여겨지고, 그 사실에 대한 사람들의 판단이 사건의 '진실'과 배치되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그를 토대로 한 '현실'에 대한 판단에 대해서도 비판이 가능해지고, 이를 변호하기 위해 다른 예가 필요해진다는 겁니다. 최소한 저의 의견은 그렇고, muzzle님께서 주장하신 바도 이와 동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초극님께서 이렇게 생각을 하신 것이 아니라 '<작품>을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곧 그 소재가 된 특정 사실에 대해 사람들이 (작품과 관계없이)판단하는 바가 옳지 않다고 말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으시는 것 같아 이러한 답변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 특정 사건에 대한 판단이 영화에 나온 사건에 대한 판단과 다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지, 그래서 특정 사건에 대한 판단이 틀렸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최소한 '영화≠사실'이되 '영화 ∩ 사실'인 한에서 말입니다.
04. 실제 사건에 대한 판단
앞의 두 문제와 똑같이, 무의미하지만 나왔던 문제이기에 답변을 하고 넘어갑니다.
실제 사건에 대해서는 저도 뭐가 옳다고 판단 못 내리겠습니다. 제가 볼 때 부당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이 존재 자체로 재판 과정이나 판결이 부당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않더라도 판결에 영향을 줄 정도로 재판 과정의 부당한 부분이 심각한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더 살펴보고 생각해봐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가 그동안 살펴본 바가 있어서 영화에서 다루지 않았거나, 영화와 사실이 다소 차이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올려봅니다.
(1) 영화에서 와이셔츠에 혈흔 검사에 대해서는 와이셔츠에 혈흔이 없다는 확신을 한 김명호 교수 측으로부터 두 가지 주장이 나옵니다. 하나는 자해 가능성. 다른 하나는 다른 증거물에 있는 피가 다른 사람의 것이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인한 증거 조작 가능성. 그런데, 자해 가능성에 의한 혈흔 검사는 무의미해집니다. http://www.seokgung.org/seokgung/scan/assay2.jpg을 참고하시면, 다른 증거물들과 함께 제 7호 증거물인 박홍우의 하얀 와이셔츠에서 혈흔이 발견되었고, 그것은 다른 증거물에 있는 혈흔과 동일인의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게 자해인지 아닌지를 혈흔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의미해집니다. 따라서, 1심에서 자해 가능성으로 혈흔 검사를 신청한 김명호 측이 항소심에서는 증거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여 혈액 검사를 신청합니다. 그런데, 기각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저도 의문인 상태입니다. 물론, 판사는 '1심에서 기각된 것에 대해 재신청 불가', '1심에서 주장하지 않은 것에 대해 다른 증거 없이 2심에서 신청한 것이므로 불가', '그것이 없어도 다른 증거 있음'을 취지로 기각합니다. 다만 의문인 것은 '정말로 다른 증거 없이도 피해자의 혈액이나 DNA를 확보해서 그것과 증거에 있는 혈흔을 대조할 필요가 없는가'하는 점입니다. 정말 그럴 필요가 없었다면 억울하지만, 형식적으로는 인정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위의 경향신문 기사 중에 이 점에 대한 법원 관계자의 답변이 짤막하게 적혀 있습니다.(제 생각에도 충분한 설명은 아닙니다.) 그리고, 박홍우의 상처가 석궁에 의해 날 수가 없으므로 자해일 것이라는 주장의 설득력도 사라집니다. 석궁에 의한 것이 아닐지라도 자해는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처의 형태가 자해에 의한 것과 석궁 발사에 의한 것이 다를 수도 있을 텐데 거기에는 김명호 교수 측의 반론이 없어 논외로 치겠습니다. 그럼 상처 자체는 석궁에 의한 것이 아닐 수 있지 않는가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습니다. 02.에 있는 경향신문 기사에 나온 대로 실제 재판에서 비숙련가에 의한 발사로 박홍우가 주장하는 수준의 상처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고, 김명호 역시 검찰 조사에서는 그 정도의 위력도 가능할 거라 생각했다고 얘기했기 때문입니다.
(2) 양복 상의의 구멍의 경우, 만약 박홍우가 화살에 맞았다면, 그 당시 양복 상의의 위치에 따라 답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상으로는 양복 상의의 단추 구멍 쪽이고, 단추를 끼웠을 때 명치에 가까운 부분인데, 만약 어떠한 이유로 단추가 끼워진 게 아닌, 양복 상의가 풀어헤쳐진 상태에서 맞으면 양복 구멍의 위치에 대한 설명이 가능합니다. 물론, 이것은 가정 및 추측입니다. 쌍방의 주장이 모두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도 어느 쪽으로 단정하기보다는 보다 철저한 검증이 먼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3) 그 외의 상처 부위에 대한 증인 간의 다른 진술, 부러진 화살의 행방, 통화 내용 신청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바가 없기에 이에 대한 판단을 보류합니다.
라. 마치며
우선 각각의 문제에 대한 저의 의견을 정리합니다.
01. 저의 의견 정리
(1) '영화가 '100% 사실 묘사했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에 대한 의견 정리
나.다.에 공통적으로 나온 네 가지 문제 가운데 01번 문제에 대해서는 허재현 기자가 '100% 사실 묘사'라는 표현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였으므로, 이를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허재현 기자가 이에 대해서 사과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또한, '영화는 영화일뿐'이라는 주장과 '<부러진 화살>은 거짓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양립할 수 있습니다. 각각 '영화≠완전한 (또는 100%)사실'과 '영화≠완전한 (또는 100%)거짓'을 주장하는 것이지, '영화∩특정 사실'(영화와 특정 사실 간에 일치하는 부분이 있음), '<부러진 화살>∩김명호 교수 사건'(그 정도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부러진 화살>과 김명호 교수 사건에서 일치하는 부분이 있음은 확실함)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다, 전자가 부정하는 것은 특정 사실에 대한 판단의 근거로 영화 내용을 삼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지, 특정 사실에 대한 판단 자체가 틀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01번 문제에서 허재현 기자가 오류를 인정했으므로, 02., 03. 04.번 문제에서 '영화=사실'에 대해 반박한 것은 무의미해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그에 대한 의문이 있으므로, 해당 문제에 대해 답변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2) '영화가 사실과 어떻게 다른가?'에 대한 의견 정리
'영화가 사실과 어떻게 다른가?'는 '영화의 어떤 부분이 사실과 어떻게 다른가?'로 구체화될 필요가 있고, 그것은 앞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범위에 따라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그 범위란 각각 '재임용 취소 및 취소 무효 소송'과 '석궁 사건'이라는 재판 주제의 범위, '재판 과정과 결과'와 '재판 과정'이라는 재판 내용에 대한 범위입니다.
그런데 영화에는 나오지 않은 판결문 내용과 법원 관계자의 반박 등이 기사 등을 통해 전달되었으므로, 어떤 범위의 질문을 하는지에 따라 영화만 보고 판단하는 것과 영화 외의 것도 보고 판단하는 것 사이에 답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하나의 범위를 토대로 한 질문에 대해 답변한 것이 다른 범위를 토대로 한 질문에 대한 답변과 자동적으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영화가 사실과 달라서 무엇이 문제인가?
우선 보편적으로 영화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에 대한 의견입니다. 우선, 일반적으로는 '영화≠사실'이라는 것을 관객들이 알기 때문에 영화가 사실과 다르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의도가 있었든 없었든 '영화=사실'이라는 인식, 혹은 그러한 인식을 심어주려는 영화 관계자의 노력이 있었다면, '영화≠사실'임이 나타났을 때, 그러한 인식 또는 노력의 부당성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거짓된 정보가 전달되고, 실제 사실에 대한 관객의 판단에 왜곡을 일으킬 수(즉 사실에 대해 호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개별으로 <부러진 화살>이 김명호 사건과 다르다는 것에 대한 의견입니다. 부러진 화살은 허재현 기자의 오류인정과 정지영 감독의 입장 표명을 통해 <부러진 화살>이 사실을 재구축한 것이나 사실 그 자체는 아님이 인정되었습니다. 그러나 관객이 여전히 이를 사실로 인식하여 김명호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로 인식하거나 그러한 노력을 보인다면, 그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허구성이 조금이라도 가미된 것에 대해서는 '<작품> → (보편적)현실 비판 →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특정한) 사실에 대한 검토'순으로 인식하는 것이 더 타당한 판단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4) 실제 사건에 대한 판단
영화가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것이 아니며, 그것이 실제 사건의 맥락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면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부러진 화살>의 경우도 재판부의 판단과 판결 등을 모두 보여준 것이 아니나, 재판 과정에 대한 묘사는 실제 공판 기록과 흡사하고, 공판 내용을 토대로 대사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토씨 같은 게 달라졌을지언정, 해당 묘사에서 나타나는 대사의 의미 전달 면에 있어서는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반박 가운데 타당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것이 있으며, 사건에서 나온 주장 가운데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도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실제 사건이 어떤 결과를 맞이해야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 유보가 실제 재판 과정에서 부당한 면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02. 영화의 본질, 그리고 물타기
물타기가 무엇인지도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물타기는 지엽적인 부분을 과장하거나 관계가 떨어지는 것(혹은 없는 것)을 관계가 높은 것(또는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여 논점을 이탈하거나 본질을 흐리게 만드는 것입니다. 초극님과 몇몇 회원분들께서 영화의 사실 여부에 대한 논쟁은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의 진정성을 낮추는 물타기가 아니냐는 취지의 말씀을 하신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영화의 사실 여부에 대한 논쟁은 우선 비스게 밖에서 허재현-진중권-박훈으로 이어지는 트위터 설전에서 촉발된 것이며, 그것을 우선 이해하지 않으면 178106번 글의 댓글에서 나타나는 영화의 사실 여부에 대한 논쟁의 시작 자체가 허무맹랑한 것으로 보이기 쉽습니다.(초극님께서 제게 강한 어조로 '누가 영화를 100%사실이다라고 주장하는데요?'라고 하신 이해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왜 '영화=사실' 또는 '<부러진 화살>=김명호 사건'이라는 점이 부정되는 것이 필요한가는 위의 수많은 설명들을 통해 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부정되지 않고 참이라는 인식이 있을 경우, 작품, 현실, 특정 사건(또는 사실) 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설정해야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작품과 그 소재가 된 실제 사건에 대한 관계, 또는 이를 바탕으로 한 판단에 비판을 제기하더라도 그것은 곳 작품의 메시지나 진정성, 또는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사실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작품의 본질로서) 메시지, (현실의 본질로서) 진실, (특정 사건의 본질로서) 사실에 대해 물타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전제를 짚고 넘어가는 것입니다. (이걸 나경원 피부과 논쟁이나 선관위 서버 다운 문제와 비교하신 분이 계셨는데, 솔직히 이에 대해서는 화가 조금 났었지만, 제기하실 만한 문제라고 생각해서 추가 답변은 하지 않겠습니다.)
03. 왜 화가 나는가? 왜 논쟁이 감정 싸움이 될 가능성을 보이는가?
개인에 대한 부분이라 사족이 될 수도 있고 정말 주제 넘은 것이기도 하지만, 이것도 지금이 아니면 말할 기회가 잘 안 보이기에 무례를 무릅쓰고 적어봅니다. 화가 나실 수도 있지만, 앞의 내용에 비해서 편한 마음으로 보셔도 됩니다.
다른 분들께선 어떠실 지 모르겠지만, 전 솔직히 초극님이나 다른 회원분들께서 따지듯이 묻는 거, 혼내듯이 말씀하시는 거, 심지어 (개인 신상이나 인간 관계에 관련된 비하는 없는)조롱을 하시는 때가 있더라도 별로 화는 나지 않습니다. 기분 상하거나 위축될 수는 있어도. 진중권 트위터나 아고라에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디씨는 말할 것도 없고. 익숙해진건지, 아니면 그게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하게 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도 실은 자주 그런 어조로 글 씁니다. 저같은 경우는 지식은 서강대 카페홍보녀 수준인데 어조만 진중권이랄까? 이 카페에선 그런 적이 거의 없지만 몇몇 분은 제가 아주 화난 어조로 쓴 글을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누구라고는 지칭 안 합니다...). 저같은 사람들 때문인지는 몰라도(아니면, 누구나 그런 성향이 조금이라도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논리적인 형태를 띠든, 논리적인 면은 없는 것이든 논쟁은 감정 싸움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왜냐? 어떤 말이 그 어휘로든 어조로든 감정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필요한 논리가 나오기 보단 논리와 상관없는 감정적인 언사가 튀어나오고, 진흙탕 싸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거, 때론 유용합니다. 내가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누를 때', 그래서 '말다툼에서 이기려 할 때'. 토론에는 '논파하고 설득함'이 있어야지, '이기고 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화가 나더라도 최대한 나의 감정적인 면을 배제하고 논리를 통해 상대방을 설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생각도 하는데, 나의 감정적인 면은 배제해야하지만, 상대의 감정을 헤아리는 것은 피요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예전에는 토론에서 나의 감정이 배제되야하듯 상대의 감정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만, 최근에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감정적인 면을 배제해야한다는 건 나에게 감정적인 면이 자꾸 생긴다는 것이고, 그것은 상대방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진중권과 김진혁 PD(<지식채널 e>의 PD였습니다.)이 트위터로 한 설전에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지만, 김진혁 피디가 '당신의 의견이 맞다고 해도, 그것을 상대방이 어떠한 이유로 그 반대 의견을 주장하게 되었는지를 헤아려야 설득할 수 있지 않느냐'라는 취지의 의견이었던 것 같습니다. 엄마가 공부 안 하는 자녀에게 '공부해!'라고 소리지르면, 대부분 그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한편으로 '에이씨...'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상대방의 기분을 살살 맞춰라...라는 얘기가 아니라 상대방을 설득할 때 이성적인 면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고, 그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닐 수 있음(혹은 그러한 반응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비스게 내에서, 아니 카페 내에서 자신이 내세우는 논리가 타당함에도 불구하고 자신 또는 자신의 의견에 대한 불만을 듣거나 조롱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는 분들이 계실 텐데, 이런 걸 생각해보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적어봅니다. 감정적인 이유로 인한 반발이 정당하다/부당하다 여부가 아닌 자연스럽다/부자연스럽다라는 관점에서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물론, 저도 그렇지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 이것도 물타기 아닙니다... 단지, 앞에 나온 내용(문제에 대한 답변)과 다른 이야기일 뿐입니다. 하핫.
* 덧 : 지적이나 반론 등을 통해 저에게 답변을 요구하시는 분이 계실 수 있을 텐데, 제 답변이 늦어지더라도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제 일정의 문제로 인해 최소한 오늘(2월 3일)과 내일 오전은 답변을 할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이 있기 때문에 답변 요구를 확인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논리적이거나 설명이 충분할 정도의 답변 혹은 길이가 필요한 답변은 스마트폰으로 쓰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자료를 검색하는 게 아직은 답답해서 그렇습니다.
* 덧 2 :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저 <부러진 화살> 봤습니다. 그런데, 대사 내용 하나하나 기억하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재판 속기록이나 허재현 기자의 기사에 나온 『부러진 화살』에 대한 발췌문과 영화 대사가 '문맥상'이나 '의미상'이 아닌 '형태상'으로 얼마나 일치하는지까진 판단하진 못합니다. 부족한 부분은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보충했습니다.
* 덧 3 : 이것도 혹시나 해서 쓰는 글인데, 이런 글 쓰는 시간은 있고 빌보드 차트 소개할 시간은 없는지를 말씀하시는 분이 '혹시라도' 계실까봐 말씀드립니다. 저 예전에 비해 시간 없어진 것 맞고, 요 며칠 이렇게 오후~밤 시간대에 시간이 생긴 겁니다. 주말엔 또 다릅니다... 그리고 지식이 부족해서 빌보드 차트 소개하는 것도 점점 자신이 없어진 거라... 다음, 정말 다음 기회를 기약해주시길. 기타 이와 관련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 글을 다 읽지는 않았습니다(나와 다는 생략하고 가와 라만 읽었네요). 원글을 보지 못했고 영화도 보지 않았고 실제 사건에 대해서 잘 모르고 관심도 그다지 없어서 뭐라 의견을 내놓을 처지가 못됩니다. 그냥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해수로 10년 째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제가 본 모든 논쟁글 중에 가장 정치한 글이란 생각입니다.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글을 적은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댓글을 적지않을 수가 없네요. 스마트폰으로 보는 거라서, 정독은 하지못했습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최대한 절제하면서 토론을 해야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최근에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감정이 들어가는 그것을 행할려고 신경쓰고있습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해도, 실제로 옳다고하더라도, 저의 그 옳음이 상대를 설득시키지 못함을 뒤늦게 깨달았거든요^^;; 글의 마무리 부분에서 공감가는 부분이 있어서, 개인얘기를 곁들였습니다^^
이건 간단합니다. 100% 사실이 뭔지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도대체 그 100%사실이 뭔지 해명하면 됩니다. 지금 아무도 그것을 얘기 안하거든요. 얘기를 못 할 수 밖에 없죠. 왜냐 이 사건은 아무도 사실을 모르거든요. 부러진 화살이 실재 존재하는지, 김교수가 박판사 증언대로 계단 위에서 1.5미터 거리에서 화살을 쏘았는지, 실제로 증거로 낸 혈흔이 박교수 것이 맞는지, 증거로 제출한 옷이 박교수가 맞는지 밝혀진게 없습니다. 그래놓고서는 영화가 100% 사실이 아니다? 그렇게 주장하려면 본인들은 100%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해야 합니다.
아참 와이셔츠 혈흔이 뭐가 문제인지 아십니까? 조끼와 내의는 혈흔이 육안으로 봐도 선명한데 와이셔츠에는 없습니다. 왜 없을까요? 유전자 감식을 할 정도로 하는 혈흔 뭔가 이해가 안되죠. 누구 말로는 와이셔츠를 박판사 어머니가 빨았다고 합니다. 이걸 믿어준다고 해도 경찰이 초기에 가장 중요한 증거물도 제대로 수거하지 못하고 증거가 훼손 돼었는데 이걸 증거물로 받아들이는게 정상은 아니죠. 이미 초기 증거물 확보 실패한게 들어놨는데 이게 박교수 옷은 맞긴 맞는 건가요? 녹취록 보면 김교수와 변호사가 증거물에 대해 계속 의문을 제기하고 검증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묵살 당하죠.
진중권이 김교수 자해가 말이 안된다고 얘기하는 걸로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 같은데, 그럼 검찰의 주장도 말이 안된다는 것도 알아야죠.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검찰은 공소내용을 입증해야 한다는 겁니다. 안되면 기각이죠. 김교수한테 석궁 판 사람이 증인으로 나와서 하는 말. 안전장치가 풀어진 상태에서 계단 위에 쏠 경우 화살이 흘러내린다고 했고, 안전장치가 제대로 인 상태였으면 그 정도 상처가 아닌 더 크게 난다고 증언 했죠. 근데 그냥 경찰 기록 보고 판단한 겁니다. 기록 보면 계속 김교수랑 변호사가 법대로 석명 요구합니다. 검찰 공소내용 이상하다. 검증해달라. 근데 묵살 당합니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이 사건은 100% 사실을 모른다는 겁니다. 사실을 증명해야 할 사법부가 사실을 알고도 덮은거거나 아니면 밝히지 않은 겁니다. 근데 100% 사실 논쟁을 합니다. 무의미하고요. 그리고 이 영화를 믿음으로써 무슨 문제가 실제 일어났는지 설명하면 됩니다. 왠 난데없이 보편성이 나오죠? 영화는 허구다 이런 보편적 주장을 하고 싶은건가요? 근데 보편적 주장을 하면서 특정한 한 영화를 가지고 말씀을 하십니까? 정 하고 싶으시다면 그럼 허구가 무엇인지, 재현이 무엇인지 플라톤으로 부터 시작된 이 문제 한 번 저랑 따로 토론해 볼까요?
당시 판사가 혈액검사를 신청하지 않은 이유는 당시 피해자는 고등부장으로 지방부장인 판사보다 상관이었기 때문입니다. 법조인들 사이에도 위계질서라는게 있어서 자기 상급자에게 법정에 출두해서 증언하라거나 심지어 피를 뽑아서 검사받으라는 명령을 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물론 법앞에 모두 평등하기 때문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고등판사가 아니라 대법원장이라도 명령을 내리는게 맞는거죠. 전해 들은 이야기인데 당시 판사가 아직도 그때 혈액검사 요청을 받아들여주지 않을 것을 후회하고 있다더군요. 위에서 찍히더라도 눈딱감고 그때 검사요청을 받아줬으면 나중까지 이렇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을 하고 말이죠
우리는 바로 그러한 것에 대해 성토하는 거죠. 법을 강조하는 판사들이 정작 법을 지키지 않으니까 말이죠. 사실 혈액검사를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는 것도 이해 할 수 없는게, 김교수의 통화내역은 일일이 다 조사 했으면서 박판사의 통화 내역 기록은 조사 안했거든요. 이 이유가 통상 공무원이 피해 공무원한테 직접 전화해서 물어본게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이게 왜 당연한 걸까요? 오히려 공무원이면 압력을 행사 할 수 있으니 대리인이라던지 직접 공식절차를 밟아서 철저히 피해자 신분으로만 조사를 해야 하는거죠.
나원 진실은 현장조사한 기자가 더 잘알지 해외에서 키워나 하는 놈이 더 잘알까요,,;; 진중권이 정봉주 판결에 외압은 없었다라는 얘기에 누가 트윗에 진중권 교수 짤린 것도 외압은 없었다 변듣보 말대로 실력이 없어서 짤린거다라고 써서 이게 이슈 데고 허재현도 리트윘 했더니 진중권이 허재현한테 화낸 적이 있지요 이게 정확한 사건의 발달이죠 무슨 사실 논쟁은 참 기가 찹니다,,, 방구석에 키워만 하는 놈이 멀 잘아는듯이 떠들다니 기가 찹니다 진중권한테 속지마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아무런 생각 없이 올린 글이 이렇게까지 논란 아닌 논란을 일으킬 줄은 몰랐네요. 글을 쓴 장본인으로서 저도 댓글로 토론하시는 분들 틈에 끼고 싶었지만 석궁사건에 대한 사전 지식도 거의 없었을 뿐더러 영화만 가지고 사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그래도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의 글을 꼼꼼히 읽고 사건을 조금이나마 알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건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한 토론이 아니라 토론을 하는 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댓글을 읽으면서 분위기가 과열되는것이 느껴졌습니다. 거의 끝장토론으로 치닫는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감정만 상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첫댓글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가히 논문수준의 글이네요. ;;;;;;
글이 상당히 길지만^^;;
잘 읽었습니다.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기 마련이니까요.
공감가고 배울 수 있는 내용도 많았네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 글을 다 읽지는 않았습니다(나와 다는 생략하고 가와 라만 읽었네요). 원글을 보지 못했고 영화도 보지 않았고 실제 사건에 대해서 잘 모르고 관심도 그다지 없어서 뭐라 의견을 내놓을 처지가 못됩니다. 그냥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해수로 10년 째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제가 본 모든 논쟁글 중에 가장 정치한 글이란 생각입니다.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글을 적은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댓글을 적지않을 수가 없네요. 스마트폰으로 보는 거라서, 정독은 하지못했습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최대한 절제하면서 토론을 해야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최근에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감정이 들어가는 그것을 행할려고 신경쓰고있습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해도, 실제로 옳다고하더라도, 저의 그 옳음이 상대를 설득시키지 못함을 뒤늦게 깨달았거든요^^;; 글의 마무리 부분에서 공감가는 부분이 있어서, 개인얘기를 곁들였습니다^^
이건 간단합니다. 100% 사실이 뭔지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도대체 그 100%사실이 뭔지 해명하면 됩니다. 지금 아무도 그것을 얘기 안하거든요. 얘기를 못 할 수 밖에 없죠. 왜냐 이 사건은 아무도 사실을 모르거든요. 부러진 화살이 실재 존재하는지, 김교수가 박판사 증언대로 계단 위에서 1.5미터 거리에서 화살을 쏘았는지, 실제로 증거로 낸 혈흔이 박교수 것이 맞는지, 증거로 제출한 옷이 박교수가 맞는지 밝혀진게 없습니다. 그래놓고서는 영화가 100% 사실이 아니다? 그렇게 주장하려면 본인들은 100%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해야 합니다.
근데 본인 글은 이제와 공판기록을 보면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게 무슨 얘기인가요? 100% 사실가지고 논쟁하는 사람들이 정작 본인들도 100% 사실임을 모르면서 남들은 허구의 영화나 믿는 사람으로 취급한 것도 화날 일이라고 보는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참 와이셔츠 혈흔이 뭐가 문제인지 아십니까? 조끼와 내의는 혈흔이 육안으로 봐도 선명한데 와이셔츠에는 없습니다. 왜 없을까요? 유전자 감식을 할 정도로 하는 혈흔 뭔가 이해가 안되죠. 누구 말로는 와이셔츠를 박판사 어머니가 빨았다고 합니다. 이걸 믿어준다고 해도 경찰이 초기에 가장 중요한 증거물도 제대로 수거하지 못하고 증거가 훼손 돼었는데 이걸 증거물로 받아들이는게 정상은 아니죠. 이미 초기 증거물 확보 실패한게 들어놨는데 이게 박교수 옷은 맞긴 맞는 건가요? 녹취록 보면 김교수와 변호사가 증거물에 대해 계속 의문을 제기하고 검증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묵살 당하죠.
진중권이 김교수 자해가 말이 안된다고 얘기하는 걸로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 같은데, 그럼 검찰의 주장도 말이 안된다는 것도 알아야죠.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검찰은 공소내용을 입증해야 한다는 겁니다. 안되면 기각이죠. 김교수한테 석궁 판 사람이 증인으로 나와서 하는 말. 안전장치가 풀어진 상태에서 계단 위에 쏠 경우 화살이 흘러내린다고 했고, 안전장치가 제대로 인 상태였으면 그 정도 상처가 아닌 더 크게 난다고 증언 했죠. 근데 그냥 경찰 기록 보고 판단한 겁니다. 기록 보면 계속 김교수랑 변호사가 법대로 석명 요구합니다. 검찰 공소내용 이상하다. 검증해달라. 근데 묵살 당합니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이 사건은 100% 사실을 모른다는 겁니다. 사실을 증명해야 할 사법부가 사실을 알고도 덮은거거나 아니면 밝히지 않은 겁니다. 근데 100% 사실 논쟁을 합니다. 무의미하고요. 그리고 이 영화를 믿음으로써 무슨 문제가 실제 일어났는지 설명하면 됩니다. 왠 난데없이 보편성이 나오죠? 영화는 허구다 이런 보편적 주장을 하고 싶은건가요? 근데 보편적 주장을 하면서 특정한 한 영화를 가지고 말씀을 하십니까? 정 하고 싶으시다면 그럼 허구가 무엇인지, 재현이 무엇인지 플라톤으로 부터 시작된 이 문제 한 번 저랑 따로 토론해 볼까요?
03 부분, 토론의 태도에 대해 언급하신 부분에는 적극 공감합니다. 멋지시군요.
03 부분이야 예전부터 카페 회원들 사이에서 많이 나왔던 얘기죠. 공감합니다. 일단 스크랩 해놓고 영화를 본 이후에 읽어봐야겠습니다. 도움이 될만한 좋은 글이군요.
저 역시 공감하고 대인배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엄청난 글이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알맹이가 적은 글이네요2222222
당시 판사가 혈액검사를 신청하지 않은 이유는 당시 피해자는 고등부장으로 지방부장인 판사보다 상관이었기 때문입니다. 법조인들 사이에도 위계질서라는게 있어서 자기 상급자에게 법정에 출두해서 증언하라거나 심지어 피를 뽑아서 검사받으라는 명령을 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물론 법앞에 모두 평등하기 때문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고등판사가 아니라 대법원장이라도 명령을 내리는게 맞는거죠. 전해 들은 이야기인데 당시 판사가 아직도 그때 혈액검사 요청을 받아들여주지 않을 것을 후회하고 있다더군요. 위에서 찍히더라도 눈딱감고 그때 검사요청을 받아줬으면 나중까지 이렇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을 하고 말이죠
우리는 바로 그러한 것에 대해 성토하는 거죠. 법을 강조하는 판사들이 정작 법을 지키지 않으니까 말이죠. 사실 혈액검사를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는 것도 이해 할 수 없는게, 김교수의 통화내역은 일일이 다 조사 했으면서 박판사의 통화 내역 기록은 조사 안했거든요. 이 이유가 통상 공무원이 피해 공무원한테 직접 전화해서 물어본게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이게 왜 당연한 걸까요? 오히려 공무원이면 압력을 행사 할 수 있으니 대리인이라던지 직접 공식절차를 밟아서 철저히 피해자 신분으로만 조사를 해야 하는거죠.
나원 진실은 현장조사한 기자가 더 잘알지 해외에서 키워나 하는 놈이 더 잘알까요,,;;
진중권이 정봉주 판결에 외압은 없었다라는 얘기에 누가 트윗에 진중권 교수 짤린 것도
외압은 없었다 변듣보 말대로 실력이 없어서 짤린거다라고 써서 이게 이슈 데고 허재현도
리트윘 했더니 진중권이 허재현한테 화낸 적이 있지요 이게 정확한 사건의 발달이죠
무슨 사실 논쟁은 참 기가 찹니다,,, 방구석에 키워만 하는 놈이 멀 잘아는듯이 떠들다니 기가 찹니다
진중권한테 속지마세요!!
정확하게 진중권은 소재 자체도 부정합니다. 사법부의 부당함을 고발하기에는 그 소재는 아니라는 거죠. 근데 SunnyK님은 사실의 퍼센트 가지고 논하고 있는 거죠.
본문중에 제일 걱정되는부분이 나왔네요(논쟁의 핵심과는 관계가 없지만 일이 커진데는 이게 더 핵심일지도 모르겠네요)
---기분 상하거나 위축될 수는 있어도. 진중권 트위터나 아고라에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디씨는 말할 것도 없고. 익숙해진건지, 아니면 그게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하게 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여기는 진중권 트위터나 아고라...게다가 디씨는 더더욱 아닙니다.
잘못된 의견이라고 생각하면 잘못된 의견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지 왜 잘못된 의견을 말한 사람을 공격하려는듯이 상황이 진행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는 여러가지 얘기를 나누려는 곳이지 서로를 꺾어야하는곳이 아니지않나요..
잘못된 의견을 잘못됐다고 얘기했지 제가 언제 사람을 공격했습니까? 회원 비방 및 인신공격은 문제고 문제가 있으시면 신고하시면 됩니다.
흠 저는 -잘못된 의견을 말한 사람을 공격하려는듯이 상황이 진행- 이라고했는데요... ㅋ
인신공격을 했으면 초극님 말씀대로 신고를 했겠죠...=_=;
그리고 한마디 더....문제가 있으면 신고 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그것보단 서로 문제가 안생기게 조심하는게 더 바람직 하겠죠...
뭐 이거야 어떤게 더 바람직한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댓글 하나 더 남깁니다.
전 공격하려 한적 없거든요. 제가 공격하려고 했었어야 그런 상황이 오는거지 그냥 오는 건 아니죠.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아무런 생각 없이 올린 글이 이렇게까지 논란 아닌 논란을 일으킬 줄은 몰랐네요. 글을 쓴 장본인으로서 저도 댓글로 토론하시는 분들 틈에 끼고 싶었지만 석궁사건에 대한 사전 지식도 거의 없었을 뿐더러 영화만 가지고 사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그래도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의 글을 꼼꼼히 읽고 사건을 조금이나마 알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건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한 토론이 아니라 토론을 하는 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댓글을 읽으면서 분위기가 과열되는것이 느껴졌습니다. 거의 끝장토론으로 치닫는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감정만 상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논쟁도 좋지만 무조건 이길려고 하는 분위기도 조금 자제하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