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풍국 이야기 ] 빨강머리 앤의 고향
지난 7 월 1 일이 캐나다 150 회 생일이었습니다 .
그러니까 1867 년에 건국된 나라인데 ,
그보다 약 100 년 전 독립한 미국보다 가난하지만
캐나다는 국가에 만족하는 국민이 90% 이상 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
10 개 주와 3 개 준주로 되어 있는데
준주 ( 테리토리 ) 는 사람이 별로 살지 않는 영토이고
대서양 연안 4 개 주는 작고 가난한 주입니다 .
뉴브런즈윅 , 노바스코샤 , 뉴펀들랜드 ,
그리고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 ( 줄여서 PEI).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처절한 생존의 문제가 있는데
캐나다는 대서양 4 개주에서
가난과 무지와 삶의 역경을 소재로 한
작품과 작가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
그 중 캐나다 문학의 한 핵을 그은 소설이
여류작가 루시 몽고메리의 자전적 소설
‘ 빨강머리 앤 (Anne of green gables)' 이지요 .
캐나다 처음 와서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은
넓은 대륙을 자동차로 끝없이 달려보고 싶은 것이었고 ,
제 아내는 어릴 적 세계 명작 소설을 읽고
자기와 동일시되어 꿈이 되었던
‘ 빨강머리 앤 ’ 의 고향을 방문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
캐나다 동쪽 프린스에드워드 섬
토론토에서 1500km,
자동차로 20 시간 쯤 달려야 갈 수 있는 곳입니다 .
마침 동쪽 끝 할리팩스라는 곳에 갈 일이 생겨서
둘의 소망을 패키지로 이룰 기회를 갖게 되었지요 .
1907 년 태어난 소설 ‘ 초록지붕 집의 앤 ’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이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운 아이였지요 .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초록지붕 집으로 입양되어 옵니다 .
호기심과 풍부한 상상력 , 엉뚱한 행동 ,
쉴 새 없이 조잘거리며
결국 순수함으로 양부모의 사랑을 얻어냅니다 .
불행을 이겨 낸 맑고 밝은 영혼 ,
자신보다 앤을 더 사랑하는 다이애나라는 배프 ,
게다가 길버트라는 같은 반 남자아이와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
결혼까지 가는 러브스토리 ...
모든 소녀들의 로망이라고 할 만합니다 .
이 소설 때문에 가난한 동쪽 끝 한 섬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 빨강머리 앤 ’ 을 읽은 모든 소녀들의 성지가 되었습니다 .
나이아가라 폭포가 흘러내려 가는 센 로렌스 강 끝자락
대서양에 자리한 동화 같은 섬 PEI 는
원래 감자와 바다가재 , 홍합 등이 주산물인데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몽고메리의 소설 하나가
섬 전체를 먹여 살린다는 얘기까지 있습니다 .
몽고메리는 자신이 출생하고 자란 이 섬을
지상에서 천국과 가장 흡사한 곳이라고까지 표현했지요 .
제주도 3 배 서울의 9 배 크기의 섬은
4 개의 행정구역으로 되어 있는데
가운데 하나가 앤의 랜드 (Anne's Land) 라고 이름 붙여질 만큼
“ 프린스에드워드 섬 = 빨강머리 앤 ” 등식이 성립하고
앤을 아는 지구의 소녀들에겐
“ 캐나다 = 빨강머리 앤 ” 이 되어버렸지요 .
[PEI 주도 샬롯타운]
소설에서 앤이 살던 초록지붕의 집은
실제로 있는 몽고메리 사촌들이 살았던 농가였으며
소설이 유명해지면서 1930 년대에
캐나다의 국가 사적지로 지정되었습니다 .
앤이 살던 방 ,
자작나무 도깨비 숲 , 빛나는 호수 ,
에이번리 마을 등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것을 생생하게 재현해 놓아
이곳을 찾는 여자 분들은
어릴 때 읽은 소설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환상을 갖게 되는 모양입니다 .
역사가 성공을 주목한다면
문학은 실패를 주목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
실패와 역경을 지나온 사람은
다른 사람을 위로할 수 있고
인간의 가슴 깊은 곳을 만질 수 있으며
보석같이 아름다운 존재로 변화되어 갑니다 .
세상엔 성공보다 실패의 경험이 더 많이 널려져 있는데
그것을 귀중한 재료로 사용할 수만 있다면
참으로 풍요로운 인생이 될 것입니다 .
프린스에드워드 섬의 가난과 무지와 역경이
이런 아름다운 작품을 탄생시켰듯이
인생의 실패와 약함과 부끄러움까지 사용할 수만 있다면
그것을 재료로
우리는 누군가를 위로하며
누군가에게 꿈을 주고
많은 사람들을 배부르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다시 책을 보게 되거나
영화를 보고 싶어 하게 됩니다 .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말들이
앤의 머릿속에 있었구나 음미하게 되지요 .
“ 엘리자가 말했어요 .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난다는 거니까요 .”
“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 , 라고 말씀하셨어요 .
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
“ 침대는 잠만 자는 곳이 아니에요 .
꿈을 꾸는 곳이기도 해요 .”
“ 아침은 어떤 아침이든 즐겁죠
오늘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하고 기대하는
상상의 여지가 충분히 있거든요 .”
“ 이제부터 발견할 일이 잔뜩 있다는 건 멋진 일이니까요
뭐든 미리 다 알고 있다면 시시하지 않겠어요 ?
제가 상상할 거리가 없어지잖아요 .”
“ 오늘 아침은 비가 안 와서 다행이에요 .
슬프고 우울한 일을 극복하기 위해선
날씨가 화창한 편이 좋거든요 .
전 이 고난을 꼭 이겨 낼 거예요 .”
“ 정말로 행복한 나날이란
멋지고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날이 아니라
진주 알들이 하나하나 한 줄로 꿰어지듯 ,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날들인 것 같아요 .”
“ 길 모퉁이란
그 앞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모르는데 매력이 있는 거 아니겠어요 ?
초록빛으로 반짝이는 부드러운 그늘이 있을지도 모르고 ,
본 일도 없는 풍경이며 눈이 번쩍 뜨이는 아름다운 곳이 있을지도 모르고 ,
에움길이나 언덕 또는 골짜기가 있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제가 가는 길에는
평화와 행복의 꽃이 잔뜩 피어 있을 거예요
저는 언제나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테니까요 .”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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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주절주절 하다보니 10번이나 올렸네요
읽어주시고 댓글로 반응해 주신 분들 그렇게 만남을 가지고 서로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7월은 몇 주 바빠질 것 같습니다.
볼일 좀 보고 다시 기회가 되면 쓰지요.
이렇게 쓰자면 말리지만 않으면 20년 쓸 수도 ㅎㅎㅎ
그새 폰으로 눈팅만 하겠습니다.
000, ~~~, ^^^, @@@ 등, 여러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ㅎㅎ
‘빨강머리 앤’ 노래 듣다보니 ...
오랜 친구를 만나고 있는 듯한 묘한 감동이 있네요.
혹시 제스퍼님이 앤으로 환생을 해서 이렇게 이렇게 귀를 즐겁게 하나봅니다.
머리 색깔도 붉게 물드고 있지 않는가요?
늘 조잘조잘거리고 엉뚱한 사고도 치고 혼나면서도 발랄함을 잃지않고...
아~ 오늘 마음껏 동심으로 빠져드네요~~~^^
데헿 >.<
키스했당.
(첫번째 동영상의 자막 하나....ㅋㅋㅋㅋㅋㅋㅋㅋ)
@제자도 신기하지 않아요?
누군가를 기쁘게해 주려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게 말이예요!
@제자도 ㅎㅎㅎ
앤 셜리는 중독성이 매우 강한 여자이지요.
친구가 되지 않을 수 없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가
마침내 그녀를 사랑한 모든 사람에게서 환생해버린다는.. ㅋㅋ
전 사실 캐나다 와서 이 소녀에게 중독되어버렸지요 ㅋ
앤을 좋아하는 사람끼리는 다 친구가 된다는데요 ^~^
@jasper 우리도 소설하나 써서 사랑할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창안해 볼까요?
다수가 참가하여 이야기를 이어가며... 여러지역 여러나라로 여행도 시키며 성장시키는 캐릭터...ㅎ
어때요?
@제자도 그럴수만 있다면... ㅎㅎㅎ
앤이 PEI 사람들을 100년이 지나도록 먹여살리는 것처럼
소설 하나만 잘 쓰면 많은 사람들 먹여 살릴 수 있겠지요 ㅎ
일단 스크랩을 한뒤에.....
일단 감사드립니다^^
성장동화를 보며 꽤 많은 감명을 받곤하지요. 빨강머리앤도 제가 참 좋아하는 캐릭터..
살아가는 것, 살아내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니 유익합니다.
혹시 써니님도 중독되어 앤이 환생한 건 아닌지요?
앤의 향기가 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