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酷寒)으로 봉장 주변이 꽁꽁 얼어붙고
팔공산의 아침 최저 온도는 -4℃, 한낮 기온은 4℃다.
지난주부터 종봉장 주변으로 방화선 작업을 했었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서 예상보다 지연되어 어제 마무리 했다.
등산로와 이어지는 부분에 낙엽과 마른풀을 완전히 제거하고
3-4m 정도로 방화선을 만들었는데, 이제 조금 마음이 노인다.
소문으로 철사 고리를 넣어 죽은 벌들을 끄집어 내봤는데,
한 통에 십여마리 정도 나온다. 아직 낙봉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내부가 습해서인지 소문으로 물기가 흐르는 통도 보이는데,
갑자기 추워지면서 내부에 결로현상이 생긴 듯....ㅠ
가끔은 벌통을 열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겨울 월동 벌은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하다.
궁금하다고, 좀 이상한 것 같다고 월동중인 벌을
내검하면 봉구가 풀리면서 소동을 하고 낙봉이 많아질 수 있다.
또한 봉구가 형성된 벌을 자극하면 활동하면서 많은 꿀을
소모해서 봄이 오기 전에 식량이 다 떨어져서 아사(餓死)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월동 벌은 그냥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이 상책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월동중인 벌을 한 통 살짝 열어서
막대 온도계로 봉구 온도를 체크해보니 31.2℃다.
지난주 봄날처럼 따스한 날이 이어지더니 산란 시작된 듯....
개포를 조심스레 열었는데도 몇마리가 날아오르더니
이내 곤두박질 치면서 죽어간다. 화사한 봄날이 그리워진다.
매실 꽃망울이 터지고 향기로 그윽한 봄날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