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은하수와 백합
 
 
 
카페 게시글
시 해석 및 시 맛있게 읽기 스크랩 대가천 2―은어낚시/ 이하석
은하수 추천 0 조회 55 16.08.05 19:0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대가천 2은어낚시/ 이하석


 

나는 은어를 본다.

물의 힘줄 속에 그것들의 길이 있다.

물의 힘줄을 은어들이 당겨 강이 탱탱해진다.

 

나는 은어를 본다.

강의 힘줄이 내 늑간근에도 느껴진다.

그밖에 중요한 것은 없다.

 

나는 은어를 본다,

언어에 기대어서.

이건 물론 중요한 게 아니다.

 

누가 강의 힘줄을 풀어놓느냐.

강에는 은어가 올라와야 한다.

그밖에 중요한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 시집 고추잠자리(문학과지성사, 1997)

........................................................

 

  대가천은 가야산에서 발원하여 성주를 지나 고령을 거쳐 낙동강에 합류하는 이 지역의 주요 하천이다. 대가천의 대부분 구간은 성주군에 속해 있으며, 하류의 일부만이 고령군을 통과한다. 그 고령이 이하석 시인의 고향이다. 고령(高靈)의 지명은 산 높고 물이 신령스럽다는 뜻을 지닌 산고수령(山高水靈)에서 유래되었다. 대가천은 예로부터 물 맑기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맑은 물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대가천 계곡은 무흘구곡(武屹九曲)’으로도 불린다. 곳곳에 탄성이 절로 나오는 비경을 간직하고 있어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30번 국도는 드라이브 코스로 소문나 있으며 여름철 캠핑 장소로도 손색없는 곳이다.


  하지만 70년대까지만 해도 대가천 명물이었던 은어가 지금은 자취를 감추었다. 꺽지 낚시는 그런대로 되지만 은어는 올라오지 않는다. 낙동강 수질오염과 하천 콘크리트 보가 주원인이다. 맑고 깨끗한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은어는 세종실록지리지등에 대가천의 특산물로 기록될 만큼 흔하게 서식하던 물고기였다. 은어와 연어를 같은 어종으로 알고 있거나 헷갈려 하는 사람이 있으나 겉모양부터 다르다. 강으로 돌아온 연어는 은빛비늘이 서서히 무지개 색으로 변해 확연한 혼인색을 띄는 데 비해 은어는 등에 한 줄기 검은 줄이 있는 것 말고는 얼핏 온몸이 은빛에 가까운 회백색이고 비늘도 없다.


  그리고 연어는 붉은살 생선이고 은어는 흰살 생선이란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둘 다 이름이 고상하고 우아하다는 것 말고도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민물고기의 양귀비라 불리는 은어도 연어처럼 모천을 찾는 회귀성 어종이란 점이다. 자신의 근본을 찾아가는 상징으로 연어와 함께 인용되는 물고기인 것이다. 시인은 어린 시절의 은어낚시 추억을 떠올린다. 시인이 살고 있는 대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지만, 고향 땅을 밟을 때면 그 탱탱한 물의 힘줄로 건강했던 대가천의 펄펄 뛰던 은어를 함께 생각한다. ‘강의 힘줄이 내 늑간근에도 느껴질 만큼 은어의 은빛 오름 길이 몹시도 그리웠던 것이다.


  지금 봉화 등지에서는 은어축제가 한창이다. 몇 년째 정부 지정 유망축제에 연속 선정돼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봉화은어축제는 수십만 관광객과 수백억 대의 경제유발효과를 거두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내성천을 흐르는 강물을 막아 양식한 은어를 풀어 잡도록 하는 단순 체험이지만 은빛 찬란한 은어낚시 향수를 웬만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성주군에서도 은어 서식 환경 조성과 생태하천 복원을 위해 대가천 수질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고 들었다. 은어가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있도록 은어 방류도 몇 차례 실시했다. 하지만 은어축제의 벤치마킹을 염두에 둔 사업은 아닐 것이다. 다만 강의 힘줄을 풀어’ ‘강에는 은어가 올라와야하므로. ‘그밖에 중요한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권순진


 

A Different Shore - Nightnoise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