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1921
신심명121
동봉
제3칙
제7장 진여眞如
제1절
진실하고 한결같은 진여법계는
너도없고 나도없는 텅빈세계라
어서빨리 서로서로 응하려하면
애오라지 둘아님을 말할뿐이다
진여법계眞如法界
무타무자無他無自
요급상응要急相應
유언불이唯言不二
-----♡-----
진여와 법계는 같은 말이다
나는 이를 성과 명에 비유하였다
이른바 이름이라는 것이
눈으로 확인 가능한
사물에만 붙이는 것이 아니다
귀에 들리는 소리에도
향기와 냄새에도 이름이 붙는다
물론 혀에 맛으로 느껴지는
음식과 영양에도 이름이 있다
하물며 피부에 와 닿는 것들이랴
진여는 언어 이전의 세계다
말로는 도저히 다 표현할 수 없다
생각으로도 다 드러낼 수 없다
고개는 끄덕일 수 있을지 모르나
딱 이것이라며 갈래를 잡을 수는 없다
이를 한마디로 심오하다고 한다
'참眞인 듯如'이란 말도 군더더기다
진여도 그러한데 하물며 법계랴
제법무아諸法無我라 하듯이
무아가 그대로 제법이다
법계法界는 산스크리트어
다르마 다투Dharma dhatu의 풀이다
부파불교는 대승불교와 달리
의식의 대상이 되는 모든 사물을
가리켜 한마디로 법계라 한다
그렇다면 대승불교는 어떠한가?
법계란 모든 현상이며 모든 존재다
이는 모든 존재를 포함한 세계며
온갖 현상의 집합集合이다
우주 그 자체를 가리킨다
어디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자
우주the universe는 시공간이다
집 우宇 자는 공간이고
집 주宙 자는 시간이다
지붕과 우주를 뜻하는 갓머리宀에
'어디서 어디까지'라는 넓이의 뜻
공간적 개념이 클 우于 자다
보통 '어조사 우'로 풀이하지만
하늘一과 땅一을 이음亅으로서
경도와 위도로 표현되는 공간이다
집 주宙 자도 갓머리宀 아래에
말미암을 유由 자로 채웠다
'말미암다'는 순우리말로
어떤 현상이나 사물 따위가
원인原因이 되고 까닭이 됨이다
원인이 있다면 으레 결과가 따른다
다른 말로 어떤 현상이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에 앞서 동기가 있다
연역법의 세계에서는 이처럼
시간의 관계성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공간宇과 더불어 시간宙이
한데 어울림이 코스모스다
우주의 뜻 코스모스cosmos는
수학과 천문의 뜻 코co와
일순과 순식간의 뜻 모mo가
하나의 개념으로 만나면서
cosmos, 우주의 뜻이 되었다
유니버스가 전체요
또한 광활함을 의미한다면
코스모스는 곧 시간과 공간이다
비록 시간과 공간이 있다 하더라도
시공간만으로 우주가 가능할까
물론 시간과 공간만으로도
우리는 그를 우주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천체天體가 없는
그야말로 텅 비어있는 시공간이
우주의 가치를 지닐 수 있을까
천체가 내재하기에 우주다
사람과 생명붙이와 함께
사물 없는 세상은 의미가 없듯이
산山이 산일 수 있는 것은
높은 멧부리와 깊은 골짜기와 함께
숲과 새들과 동물이 어우러지고
온갖 생명붙이가 살아가며
봄꽃, 여름 숲, 가을 단풍, 겨울 눈이
저절로 상상되는 것이 산 아닐까
논밭, 과수원, 정원 따위가 없는
시골을 상상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시공간에 어울리는
내재된 사물이 함께 함이 세상이다
법계法界라는 두 글자에는
이른바 법의 이치가 잘 담겨 있다
법法 자가 뜻하는 게 무엇일까
세간의 법계는 법조계를 뜻하지만
불교계에서는 불법의 범위와
불교도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다
정말 이들만이 법계일까
물氵흐름去이 법法이라고들 한다
물흐름이 어떻게 그려지는가
대지 위로 흐름일까
물氵흐름去은 눈에 보이는
대지 위로 구불구불 흐름이기보다
대지土 아래로 흐름厶이다
땅 속으로 흐르는 물의 양이
땅 위로 흐르는 물보다 훨씬 많다
산골물, 도랑물, 시냇물, 설거지물과
강과 하천, 호숫물의 총합보다도
훨씬 많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물의 덕은 중력을 거스르지 않고
아래로 낮게 흐름이라고 한다
물은 정말 낮은 곳으로만 흐를까
물은 변신의 대가大家다
수증기가 되어 대기大氣를 타고
하늘로 피어올라 구름이 되었다가
마침내 빗물로 대지를 적신다
물은 차가운 기운을 만나면
돌보다 단단한 고체 얼음이 된다
물은 상황에 따라서 마실 물이 되고
차茶와 커피와 술酒이 되고
맛있는 요리가 되고 개숫물이 된다
드넓은 우주에서 생명이 있느냐를
판가름할 수 있는 조건이 뭘까
뭐니 뭐니 해도 물이 첫째다
천문학자들이 지구 밖에서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을 찾는데
언제나 그 기준은 물이다
법 법法 자에서 물氵흐름去을
낮은 곳으로의 흐름도 중시하겠지만
대지土 아래厶의 은근한 흐름
이보다 멋진 법이 있을까
법계法界에서의 법法만큼이나
법계의 계界도 매우 중요하다
법法이란 이처럼 드러내지 않지만
우주의 위치와 운동의 질서며
입자와 파동과 에너지며
생명붙이들의 삶의 실상이다
이처럼 실상과 질서의 영역이 계界다
지경 계界 자가 지수화풍이라는
네 요소田를 바탕으로 하여
적절介한 쓰임새를 얘기하고 있다
법계에는 십법계十法界가 있는데
미계迷界의 육법계六法界와
오계悟界의 사법계四世界다
중생계인 미계迷界는
천상계天上界
인간계人間界
수라계修羅界
축생계丑生界
아귀계餓鬼界
지옥계地獄界가 있다
위의 미혹迷惑한 세계
곧 육법계가 중생계衆生界라면
오계悟界, 곧 깨달음의 세계는
거룩한 성자聖者들 세계다
이를 사성육범四聖六凡이라 한다
성자들의 네 부류 세계는
첫째 불계佛界를 비롯하여
둘째 보살계菩薩界와
셋째 연각계緣覺界와
넷째 성문계聲聞界가 그것이다
나는 앞서 진여법계를 두고
하나의 신분에 두 이름이라고 했다
곧 성姓과 이름名처럼 말이다
성을 앞에 놓고 이름을 뒤에 둠이
우리나라 문화요 풍습이라면
서양 문화는 이름을 앞에 두고
본관과 성을 뒤에 붙인다
그처럼 진여眞如가 앞에 놓이고
법계法界가 뒤에 놓이든
또는 그 반대든 둘은 한 몸이다
-----♡-----
참고자료1
지구에는 얼마나 많은 물이 있을까? | MyWater - https://m.water.or.kr/life/around/around01_detail.do?CONTS_ID=CONTS_00000000000455
-----♡-----
물의 변신은 무죄/사진 꾸밈 동봉
-----♡-----
04/18/2020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첫댓글 사진을 보다가
일체유심조라!
그 큰 법문에 감사하다가
주위에 넘쳐나는 큰 법문들에
어리둥절해집니다
들리는 것이, 보이는 것이
어느 것 하나 법문 아닌 것이
없습니다.
내가 오롯이
법 속에 있슴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