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꼿꼿하게 한 시간을 내내 자리 지키면서 왼손에 마이크
를 들고 생수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목소리의 변화도 없이 강연을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지금 증명하고 계신다.
보고도 믿기지 않으니 ᆢ ᆢ ᆢ
기억력도 또렷하고 언어 구사 능력도 변함이 없으시다.
늘 즐겁고 건강하게 지내시길 빕니다.
본인 云
초등학교 다닐 때 무슨 일인지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잦았다. 깨어나보면 엄마 품이였고 ᆢ ᆢ ᆢ
해서 스물까지 사는 게 꿈이었다.
중학교 때 아버지가 다니던 교회를 다니면서 하느님께 건강을 주시면
제 일이 아닌 하느님의 일을 하겠다고, 맹서를 했는데 신기하게 지금까지 건강하단다.
해서 지금도 (기독교 + 철학자)를 겸한 강의를 마다하지 않는다.
민족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삶이 도산 안창호 선생의 삶과 맞닿아 있다.
살아있는 동안 하느님의 일을 게을리하지 않으련다.
요즘 여기저기에서 賞을 주겠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 나이에 무슨 상이냐고 거절을 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100살까지 사느랴 고생을 많이 했다고 주는
賞이라면 받을 만 하지 않는가?
다시 생각해보니 사느랴 고생한 것이 그때는 고생이었다
지만 지나고 보니 행복임을 느낀다.
재탕이고 맹탕이면 또 어떠랴, 노 철학자를 만나는 느낌
이 더 큰 걸 ?
언제 김형석 교수님의 강연을 또 들을 수 있으랴 싶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 귀를 열었다.
계산해보니 교수님 대비 딱 65%쯤 살았다.
그럼 35%의 시간을 빈둥거리며 소비한다면 될까, 아니
될까 ?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을 갖는다.
인문학이란 무엇이냐?
내게 베푼 사회에 대하여 봉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빚을 갚는 것이란 걸 새삼 일깨워 준 귀한 시간들이다.
생각을 정리하는 동안 양복에 넥타이 부대들이 공원에서
산책 겸 걷는 운동을 하고 있다.
문득 현역시절 김밥 한 줄에 우유 한팩 들고 선정릉을
한바퀴 씩 돌던 그때가 겹쳐진다.
다음 주에는 가을이 오고 있는 선정릉을 걷고 개성집도 둘러 볼 일이다.
-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