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s://v.daum.net/v/20230517154734484
'수술실 베테랑' PA간호사들, 불법의료 보이콧…의료현장 혼란 우려
유준상입력 2023. 5. 17. 15:47수정 2023. 5. 17. 16:07
'제도 밖' PA 간호사 급증세…현재 1만여 명 추산
그간 위법·탈법 경계서 의사 대신 일부 의료행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6일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현장 간담회에 참석하는 가운데 고려대 안암병원 간호사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 1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진료보조(PA·Physician Assistant)간호사들이 관례적으로 해왔던 '간호사 업무 외 의료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나서면서 의료현장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가운데, 대한간호협회(간협)는 17일부터 의사의 불법 의료행위 지시를 거부하고 간호사 면허증 반납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간협은 "불법진료에 대한 의사의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전개한다"며 "대리처방, 대리수술, 대리기록, 채혈,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동맥혈 채취, 항암제 조제, L-튜브(tube) 및 T-튜브 교환, 기관 삽관, 봉합, 수술 수가 입력 등 불법지시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일명 '수술실 간호사'라고 불리는 PA간호사들은 수술장 보조 및 검사 시술 보조, 검체 의뢰, 응급상황 시 보조 등이 주된 역할로, 위법과 탈법의 경계선상에서 의사의 역할을 일부 대신해왔다.
이들은 진료 거부 등의 집단행동은 하지 않는 대신 그동안 관례적으로 해왔던 '간호사 업무 외 의료 행위'는 더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문제는 PA간호사가 의사 수 부족과 필수의료 기피 등으로 인해 2010년 생겨난 이후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병원간호사회에 따르면 2016년 3353명이던 PA는 2019년 4814명으로 3년 새 43% 증가했으며, 현재는 전국에 1만명 이상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 현장에서 역할이 작지 않지만 공식적인 절차 없이 도입되면서 사실상 법 밖에 있다. 미국 등에서는 PA 직역이 제도화돼있지만, 국내에서는 의사 단체 등의 반대로 의료체계에 공식적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복지부 역시 이런 상황을 인정하면서 지난달 25일 발표한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안에서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PA간호사가 활동하는 영역은 대부분 외과, 흉부외과 등 필수의료 영역이면서도 의사들이 기피하는 진료과여서 참여 정도에 따라 '준법투쟁'이 수술 지연 등 차질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PA인력(288명) 대상 설문에서 93.4%가 의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간협 관계자는 "간호사들이 의료 현장에서 의사의 역할을 대신하는 관행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참여를 강제할 수는 없지만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대한 간호사들의 분노가 크다.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98% 이상이 '적극적 단체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Copyrights ⓒ (주)데일리안,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