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민심’ 은 없었다. 광화문 데모 참관기(參觀記)
광화문 데모를 참관하였다. 참관(參觀)은 국어사전에 ‘어떤 모임이나 행사들에 참가하여 지켜보는 것’을 뜻한다고 되어 있다. 나는 이 사전의 뜻대로 12일 저녁에 3시간 동안 광화문 데모를 참관하였다.
나의 참관기를 짧게 쓰면 이렇다. 참 많은 사람이 모였더라. 그들의 구호는 박대통령의 퇴진이었다. 좌파들이 쓰는 ‘성난 민심’이란 과장된 표현이다. 평화적인 데모였다. 경찰을 한 사람도 못 봤다. 나는 어느 축제에 참여한 것처럼, 스포츠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한 것처럼 조금은 즐거웠다 등이다.
위 요약을 다 길게 자세히 쓸 필요는 없다. 내가 본 데모 군중의 ‘성난 민심’에 대해서만 글을 쓴다. 나는 대통령의 하야도 반대하고 탄핵도 반대 하는 사람이다. 한 마디로 민심이 성났다는 표현은 선동이다. 내가 본 그들은 어느 운동경기를 응원하러 온 사람들과 같았다.
이번 최 순실 사태를 둘러싼 여야의 싸움을 호랑이 박대통령과 연합한 이리떼들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손학규 등과 얼굴을 가린 채 싸움터에 나온 유승민) 간의 싸움이라고 한다면, 오늘 내가 데모 현장에서 본 군중은 박대통령에게 직접 달려드는 싸움꾼들이 아니고, 양측의 싸움을 응원하러온 응원단(應援團)이었다.
그 데모군중은 다행하게도 박대통령에게 직접 달려드는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싸움을 거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내가 서울역에서 오후 4시 40분에 시청역으로 가기 위해 환승을 할 때, 시청역은 이미 군중이 밀려 그 군중이 거대한 한 마리의 뱀이 되었다. 이 때 한 사람이 “박근혜 퇴진”을 1분 사이로 세 번이나 외처도 어느 누구하나 반응하지 않았다. 이들 모두 데모현장으로 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모두 조용했다.
나는 시청 앞 광장의 데모를 참관했다. 그리고 시청에서 동아일보와 교보문고가 있는 사거리까지 갔다가 다시 시청역으로 와서 전철을 탔다. 나는 거대한 인파를 헤치고 돌아다녔는데, 소란했으나, 데모 열기는 뜨겁지가 않았다. 사회자의 구호를 따라 군중이 구호를 외치기는 했으나 흥분하지 않았다. 응원단 수준도 안 되는 구호제창이었고 함성이었다. 분노를 표출하는, 성난 함성은 결코 아니었다.
대모군중의 함성과 구호는 자기가 속한 소속 팀에 대한 열렬한 응원이 아니라 이겨도 좋고, 져도 별거 아니라는 식의 열기 속에 이루어졌다. 행진 속의 나는 마치 어느 축제장을 거니는 기분이었다. 군중들도 기뻐하고 즐거워하였다. 누구하나 악에 바친 사람은 없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경쾌하고 힘찬 노래 때문이었을까? 모두가 즐거워하였다. 가수들은 신나게 노래를 불러댔다. 데모가 아니라 축제였다.
위에서 말한 이리 떼들이 데모현장에 와 있고 군중 수가 백만이라고 사회자가 떠들어 댔으나, 그 이리 떼들처럼 군중은 박대통령의 퇴진을 갈구(渴求)하지는 않았다. 단언컨대, 이번 광화문에 모인 그 군중을 보고 ‘성난 민심’이란 말을 만들 수는 없다. 이 말은 선동으로 국민을 화나게 만들어 정권을 도둑질 하려는 자들의 선전 구호다.
박대통령은 그와 이리 떼들 간의 싸움을 응원하러 나온 국민들을 어떻게 대우하고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오늘의 데모 군중이 직접 대통령에게 싸우자고 달려들어서는 안 된다. (끝)
풍악을 울려라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016년 민중총궐기'서울하야페스티벌'..집회인듯 집회아닌 집회같은
주부 전유진씨가 12일 오후 12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광화문광장에 서 있다. 곽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