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2일 연중 제 3주일 설
2023.01.22.mp3 3.36MB
제1독서: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 민수기의 말씀입니다. 6,22-27 22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3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일러라. ‘너희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축복하여라. 24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25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26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27 그들이 이렇게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제2독서: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 야고보서의 말씀입니다. 4,13-15 사랑하는 여러분, 13 자 이제, “오늘이나 내일 어느 어느 고을에 가서 일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장사를 하여 돈을 벌겠다.” 하고 말하는 여러분! 14 그렇지만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15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 하고 말해야 합니다.
복음: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35-4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39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40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
◈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님
겨울의 태백산 설경도 아름답지만 산과 산으로 이어지는 지리산의 겨울 또한 눈으로 아름답습니다.
지리산에 가서 천왕봉에 올라가면 대부분 날씨가 나쁩니다. 겨울에 몇 차례 올라가 보면 바람이 얼마나 세차고 갈 때마다 눈이 내리며 얼굴을 스치기 때문에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사방이 흐릿하고 천왕봉 주위만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날씨가 나쁘기 때문인지 그곳 사람들의 얘기가 ‘정월 초하루에 천왕봉에 올라 해를 바라보려면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곳에 올라 갈 때마다 바람이 얼마나 세찬지 나간을 붙잡아야 하고 날라 가지 않은 것만이라도 감사해야 합니다.
그 때만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실을 다행이라 생각하며 감사하게 되지요.
민수기 저자는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알리라고 하면서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신 말씀을 전합니다.
그들이 이스라엘 백성을 축복하면 하느님께도 백성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는 약속하십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아론의 후손인 사제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복을 계속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사막생활을 마치고 정착생활로 들어서고 예루살렘 성전에서 그들이 바치는 희생제물을 통하여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은 서로 화해를 하며 관계를 돈독하게 가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삼대가 적을 쌓는다는 것은 가정이 서로 화합하고 서로를 위할 때 가능한 것이지요.
요즈음 핵가정으로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모습에서 사랑과 희생을 바탕으로 화목한 가정이 얼마나 소중하지를 배우게 해줍니다.
야고보 서간에서 저자는 어떤 일을 하든지 인간적인 장담을 하지 말고 하느님께 매사를 맡기고 주어진 일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그 사실을 루카 복음사가는 주인의 뜻을 따르는 종의 비유에서 그 의미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그래서 ‘주인이 돌아왔을 때 깨어 있는 종들은 행복하다.’라고 루카복음사가는 전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주인이 허리에 띠를 매고 그 종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의 시중을 들것이라고 말씀입니다.
보통은 종이 주인을 위해서 시중을 드는 것이 통례인데 주님께서는 반대로 주인이 종을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것입니다.
깨어 있는 종이 고마워서 주인은 그 종들을 위해서 특별한 호의를 베푸는 것입니다.
이것은 종말론적인 표현으로 이 세상에서 성실하게 살아온 신앙들에게 하느님 나라에서는 기쁨과 평화의 대접을 받으리라는 의미와 연결되는 것이지요.
설을 맞아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제사상을 차려 놓고 연도를 바치는 시골본당의 모습은 오랫만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손주소녀들을 앞 세워 제사상에서 절을 하는 노부부의 모습, 그 옆에 아들 며느리의 모습들이 정스러워 보입니다.
가정이 ‘작은 교회.’ ‘기초 공동체’라는 말이 실제로 다가오는 모습이지요.
세상이 각박하고 또 혼란스럽다 해도 이렇게 고향을 찾고 조상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풍습이 있는 이 땅은 희망이 있고 꿈을 펼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아론과 그 후손들에게 축복을 주는 권한을 주셨듯이 이 땅에는 가정을 통해서 은총을 내리시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가정이 있기에 사랑을 실천하고 여러 가지로 사람이 살아가는 덕을 실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설을 맞아 구차한 생활 속에서도 서로 떡국과 음식을 나누며 자녀들에게 덕담도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런 시절부터 조상들에게 제사를 바친 후에 어른들에게 새배를 하며 동네 사람들이 다 한 식구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서로 존경하고 사랑하면서 성실하게 복음의 정신대로 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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