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돼지웃음 □
□ 2023 옥자
3월
낡은 소문이 덮이고 새로운 소식이 날리는 날
진호랑 만나 돼지껍데기에 소주 한잔 찌그린다
° 너 지금도 시 안 쓰냐
찡그리는 내 소주잔을 보면
° 너 옥자 소식은 알고나 있냐
□ 2018 옥자
유명한 시인님이 가르쳐주시는 문학회
에서 처음 본 옥자
이목구비는 각자 놀다 온 듯하고
키는 세로는 짧고 가로는 긴
옥자. 그녀
웃으면 묘하게 각자 놀던 이목구비가 한 가운데로 모여
애매모호하고 진공묘유하게 귀여운
내가 '아기돼지웃음'이라 놀려댔던
□ 문학회 옥자
우리는 일곱 명 회원으로
일주일에 한 번 모여 합평을 했다
옥자의 시는
얼굴만큼 독창적이였고
키만큼 독특했다
나는 옥자의 시를 볼 때마다
질투 혹은 부러움 그리고 혹은 자랑스러움 못난 한탄으로
속앓이를 했다
합평후 선생님이 간만에 회식을 시켜주신 그날도
옥자 시에 대해
질투 혹은 부러움 그리고 혹도 자랑스러움 못난 한탄으로
속앓이를 하며 소주를 웬수처럼 들이붓고 있는데
옥자. 그녀
나 보고 집에까지 바래다 달랜다
옥자 집 앞
취한 그녀가 뒤돌아서며 서서히 말한다
'라면 먹고 갈래'
□ 그날 옥자
선생님이 A문학상 심사위원장으로 내정되셨다
회원 모두 당연하게
A문학상에 응모하였다. 옥자만 빼고
왤까, 잠시 생각만 하니
A문학상 2등 상인 우수상에 우리 문학회에서
나하고 다른 한 분이 당선되었다
눈치챘겠지만, 그날 축하 뒤풀이가 있었고
옥자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나도 덕담으로
° 너가 응모했으면 대상은 넌데 아쉽다
옥자는 술을 좀 과하게 마시는 듯했지만
지금, 내 기분은 롯데월드 청룡 열차였다
술 ㅊㅐ
옥자를 바래다주는 길. 그녀 집 앞
취한 옥자가 뒤돌아서며, 갑자기
° 어떻게 선생님이 심사위원장이신데 우수상이 둘이나
나올 수 있어? 짜고 쳐도 너무한 거 아니야?
경멸
가득한 옥자 눈빛
바라보는 '라면 먹고 갈래'를 기대했던 놀란 나의 눈동자
□ 이날 후 옥자
옥자는 이날 이후로 문학회에 나오지 않았다
나는 얼마 후 입대하면서 시집 대신 전기기사 입문서를 갖고 갔다
□ 2023 버스 안 옥자
진호랑 헤어지고 집에 가는 버스 맨 뒤 자석
폰으로 A신문사 신춘문예 올해의 당선작을 검색해 본다
독특하고
독창적인 시
나를 속앓이 만들었던 익숙한
맨 밑 당선 소감과 묘하게 웃고 있는
'아기돼지웃음'
첫댓글 영화 옥자 그건가요
제가 영화는 못보고 이름만 표절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