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유시민 총리론이 급부상하면서 인터넷과 SNS 온라인이 북새통이 됐다. 갑자기 유시민 총리 추대설이 제기된 것이다. 8일 저녁 유시민 총리설이 대두되자 유시민 총리설을 실천해 옮기려는 네티즌 수만명이 유시민 총리를 추대한다면서 유시민 홈페이지로 몰려들고 아고라에 유시민 작가를 총리로 추대하자는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유시민 총리 추대설은 과거 유시민 작가가 썰전에서 “대통령이 총리에게 모든 실권을 넘겨주고 자신은 의전만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하면 총리를 하겠다”고 한 발언이 근원이 됐다.
한 네티즌은 “말이 씨가 된다고 했으니 국정 중단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할 것도 없다. 유시민 말대로 그렇게 하면 된다. 박근혜의 배후에 또다른 비선실세가 자리하고 있던 말던 박근혜는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유시민이 책임 총리를 맡아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 18대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 4개월을 대리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유시민 작가를 책임총리로 발탁하자는 주장은 이뿐 만이 아니다. 유시민 총리 추대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유시민 작가의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자가 일순간에 몰리며 접속이 불가한 상태다. 유시민 작가의 홈페이지는 웹호스팅 전문업체 카페24의 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순간접속부하(트래픽)가 평일 사용량을 초과해 모든 접속 회선과 용량이 소진됐을 때 소위 ‘다운’이 된다. 이로 미루어볼 때 유시민 총리 추대설에 동의하는 네티즌이 족히 수만명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포털 청원 게시판인 다음 아고라에서는 유시민 작가를 총리직으로 둬야한다는 청원글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지난 8일 밤 11시33분이 지난 시각까지도 여전히 유시민 전 장관의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없다. 해당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서비스 연결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잠시 후 다시 접속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메시지 화면 외에는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이는 유시민 작가를 총리 후보로 추천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이 전개되면서 그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포털 다음 아고라의 ‘청원(8일 밤 11시30분 기준) 게시판’에는 ‘거국내각 총리로 유시민 청원’ ‘유시민 총리 청원 한 곳으로 모아 서명들 합시다’, ‘유시민을 총리로’, ‘유시민을 총리후보로 청원합니다’, ‘유시민을 거국내각 총리로’라는 글들이 청원 베스트에 일제히 올랐다.
이에 앞서 유시민 작가는 지난 3일 방송한 종합편성채널 JTBC ‘썰전’에 출연해서 “총리를 하라면 할 것 같다. 단 조건이 있다. 모든 행정 각부의 임무를 총리에게 권한을 넘겨주겠다는 대통령의 조건이 있으면 국민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1년4개월 희생할 의향이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네티즌들이 이날 유시민 총리 추대에 붙인 주장을 모아 보면 “노무현 정신 운운하는 김병준 이고 뭐고 여야가 합의하면 총리를 수락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약속이 있었으니 손학규고 누구고 김병준을 거부하면 노무현 정부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주장이나 최순실 게이트니 박근혜 게이트니 더 이상 따질 것도 없다”는 것으로 일단 유시민 작가가 총리직을 수락하고, 정치권에서 밀며 언론이 전파해주고 나서 유시민이 책임 총리로서 내각을 장악한 다음 법대로, 순리대로 모든 어지러운 사안들을 처리하면 된다는 주장이 팽배해 있다.
이미 지난 8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을 13분간 면담한 자리에서 사실상의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의 지명 철회를 언급하면서 국회에서 총리를 지명하면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여·야 합의로 총리를 국회에서 추천해 주시면 그 분을 총리로 임명해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하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유시민 작가도 지난 3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총리를 하라면 하겠다. 대신 조건이 있다. ‘모든 행정 각부의 임무를 총리에게 넘겨주겠다’는 대통령 조건이 있으면 국민과 국가를 위해 1년 4개월 정도 희생할 의향이 있다”고 총리 수락의 조건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4일부터 올라오기 시작한 유시민 총리 청원은 9일 현재 10여 건을 넘어서며 모두 약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했다. 모두 합치면 적지 않은 인원이다. 정의당 소속인 유시민 작가는 박근혜정부 들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전업작가, 시사평론가 시사프로그램 패널 등으로 활동하며 최근 JTBC의 시사토크쇼 ‘썰전’에 출연해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총리 추대설 당사자인 유시민 전 장관은 16대·17대 국회의원, 참여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국민참여당과 통합진보당의 전 대표 등을 두루 지냈다. 유시민 작가의 저서로는 ‘거꾸로 읽는 세계사’, ‘후불제 민주주의’ 등이 있다.
유시민을 총리로 임명하라는 국민들의 청원이 폭발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이쯤되면 광풍이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다. 왜 수많은 이들이 유시민을 총리로 임명해야 한다고 외치는 것일까? 현실 정치에 실망한 수많은 이들이 그 해법으로 선택한 이가 바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방송 속 발언이 현실로? 국민들이 유시민을 다시 찾는 이유
11월 8일 오후 늦게 그동안 중국에서 도피해왔던 차은택이 입국했다. 최순실 때와는 달리 차은택은 공항에서 검찰에 의해 곧바로 검찰청으로 이송되었다. 우병우의 황제 소환은 여전히 검찰이 개혁 1순위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국정 농단을 도모했던 우병우가 민정수석 자리에서 물러났음에도 여전히 머리를 조아리는 현직 검찰들의 행태는 그들이 결코 범죄자를 제대로 가려낼 능력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침묵하던 최순실은 뒤늦게 대통령이 먼저 제안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연설문이나 보고서 등은 모두 박 대통령이 부탁을 해서 봤다는 식이다. 박 대통령은 두 번의 사과를 통해 이 모든 것은 최순실의 일탈이 만든 결과이고 자신의 억울한 피해자라고 주장해왔다. 이제는 서로 비방하겠다는 선포와 비슷한 상황이 되었다.
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앞장서 진행해왔던 안종범은 우병우가 민정수석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자신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우병우를 저격하는 발언이다. 민정수석 자리에 있으면서 최순실과 박근혜의 비리 사실을 알고도 방치 혹은 함께 국정을 유린한 우병우로 인해 억울하게도 자신이 모든 죄를 뒤집어쓰게 되었다고 발언하기 시작했다.
JTBC <썰전>
박근혜 정권은 최순실이라는 비선 실세에 의해 이끌려왔다는 사실을 이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됐다. 최순실이 검찰에 붙잡힌 이후 박 정권은 다른 실세에 의해 이끌려가고 있는 듯하다. 정치 검사 출신이자 이명박을 위기에서 구한 최재경을 민정수석으로 급하게 앉힌 이유는 이런 사실을 명확하게 해준다.
거대한 비리 사실에 연루된 자들은 하나 같이 사실을 부인해왔다. 모든 증거들이 언론에 의해 추적되어 밝혀지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뻔뻔했다. 검찰은 논란이 불거지고 국민들의 분노가 폭주하는 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았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민정수석 자리에 있던 우병우를 끌어내지 않았다. 민정수석이라는 자리에 앉아 자신의 비리 사실을 수사하는 검찰의 보고서를 받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현 정부의 민낯이다. 모든 범죄의 중심에 서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자리를 내놓지 않고 시간 끌기에 여념이 없는 이유 역시 그 거대한 범죄 사실에서 출구 전략을 짜기 위한 술수일 뿐이다.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최근 대구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연설문이 화제가 되었다. 조금 투박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더욱 박근혜 정부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에서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모습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JTBC <썰전>
박 대통령의 일방적인 행보는 국회까지 이어졌다. 10여 분 동안 이어졌던 짧은 국회의장과의 면담에서 박 대통령은 준비해온 발언만 반복하다 돌아갔다. 자신의 권력을 완전히 내려놓고 국정을 바로잡기 위해 살신성인하겠다는 모습은 보이지 않은 채 총리 임명을 국회에서 하면 자신이 받아들이겠다는 말만 해놓고 다시 구중궁궐 속으로 들어갔다. APEC 회의도 불참하는 식물 대통령의 이 황당한 주장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이런 파국을 정리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다음 아고라를 중심으로 '유시민 총리' 추대가 불처럼 확산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실 정치를 하는 자들을 더는 믿을 수 없다는 분노 때문이다. 여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명박근혜 정부로 인해 잃어버린 10년의 세월은 국민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었다. 그 긴 시간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다.
유시민 전 장관은 <썰전>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논란에 대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총리로 추대가 된다면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단 ‘모든 권한을 총리에게 일임한다면’이라는 단서가 주어졌다. 방송에서 했던 발언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수많은 셈법이 필요할 것이다.
정치권에서의 고민과 달리 국민들은 유시민이 이 난국을 제대로 해쳐나갈 핵심적인 인물로 판단하고 있다. 강단 있고 현명한 그라면 그 어느 쪽에도 휩쓸리지 않고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유시민 전 장관이 그동안 보여왔던 강직함이 총리 후보 추천 열풍으로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다음 아고라 청원운동 ‘유시민을 책임총리로...’
유시민 총리 열풍은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정치권은 정치 공학적인 방식으로 바둑을 두듯 경쟁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희망적인 메시지를 받지 못하는 국민들은 현실 정치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유시민에 대한 열광은 곧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영화 <변호인>과 <무현, 두 도시 이야기>에서도 그 그리움은 명확하게 드러났다. 사리사욕을 위해 국정을 농단해왔던 이명박근혜 정권으로 인해 노무현에 대한 그리움은 말 그대로 사무치도록 강하게 일고 있다. 그 노무현 정부의 핵심이었던 유시민에 대한 총리 열풍은 그렇게 우리에게 다시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요구하게 되었다.
비정상의 정상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말과 우주의 기운을 받아 정치 굿판을 벌이는 박 정권은 이미 존재 가치가 사라진 존재다. 그런 그들이 여전히 국민들을 위한 정치보다 자신들의 안위만 챙기는 정치를 하고 있는 현실은 경악스럽기만 하다. 이런 현실에 대한 돌파구로 국민들은 박 대통령의 하야와 유시민 전 장관의 총리 임명을 주장하고 나섰다. 국민들의 바람이 무엇인지 정치꾼들은 잘 새겨들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