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랑> 시크릿가든 이번회에선 라임의 아버지가 마지막 마법의 약을 먹이고, 두 사람은 다시 영혼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주원이 21살 화재사고를 당한 이후의 기억을 상실한 것으로 나왔죠. 시가의 결말이 해피엔딩일지 비극일지 분분한 의견들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딱 한 장면만 믿고 가면 무난할 것 같습니다. 아래에서 따로 간단히 언급하겠습니다.
시가는 지난회와 이번회에서 특히 폭풍눈물 소리를 들었는데, 저는 지금까지 한국드라마에서 눈물장면과 눈물스토리를 10%만 줄여줄 것을 1년 넘게 주장해오고 있는 터라,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없지 않았습니다. 라임이 혼수상태에 빠지자 주원은 라임과 자신의 영혼을 바꾸는 모험을 감행하죠. 그런데 앞으로도 비오면 또 영혼 바뀔 것입니다. 그러니 비올 때마다 서로 영혼 바꿔가면서 편지교환을 하는 몇 장면 빠르게 보여줘도 재밌었을 것입니다. 그 시간 동안-정확히는 라임 아버지가 등장하기 전까지- 눈물이 너무 많았습니다. 지난회와 이번회는 이야기보다 주로 격렬한 감정씬 위주였죠. 이번회엔 조금 다른 측면에서 윤슬 역 김사랑에 관한 포스팅을 하려고 합니다. 이번회에 김사랑이 딱 1분 40초 나옵니다. 그런데 그에 관해선 특별한 이유가 있어보입니다. '시크릿가든' 결말은 조인트만 믿고 가자! 그냥 지나치면 아쉬우니 하나만 간략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이번회에서 주원은 기억상실에 걸려서 라임을 못알아봅니다. 21살 화재사고 이후로는 기억을 못하죠. 부분기억상실이고 퇴행현상까지 나오네요. 과연 주원은 다시 기억을 되찾게 될까요? 드라마에서 힌트를 주었습니다. 아래 사진이죠. 라임이 주원의 조인트를 까려고 하자, 주원의 몸이 먼저 반응하면서 왼쪽 다리를 살짝 피합니다. 아마도 이 장면 보고서 뭔가 안심이 되고 웃음을 지었던 분들이 많았을 듯합니다. 물론 드라마의 결말은 막방이 나오기 전에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모르고 보는 게 더 재밌을 때도 많죠.
시크릿가든 18회, 라임의 조인트까기
시크릿가든에서 김사랑이 최고였던 장면 그런데 이번회에서 가장 큰 굴욕을 당한 출연배우가 있습니다. 바로 김사랑이죠. 김사랑은 시가에서 현빈, 하지원, 윤상현과 더불어 중요한 조연급 배역입니다. 그리고 현재 시가는 최종 2회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클라이막스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상황이죠. 그만큼 중요한 회라 할 수 있는 18회에서 김사랑은 정확히 1분 40초 나왔습니다. 전체 1시간이 넘는 분량에서 1분 40초 출연한 인물이라면, 조연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일입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초반부터 이렇게 된 것은 아닙니다. 분명히 김사랑이 후반부에서 제대로 살아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김사랑이 최고였던 장면을 꼽자면, 14회에 파티장면에서 라임-주원을 방해하던 주원의 맞선녀를 김사랑이 데리고 나와 꺼지라고 말하던 장면이었습니다. 그때 김사랑이 맡은 윤슬의 대사가 압권이었죠. 가십걸의 대사를 빌어와서 대략 '이 바닥에선 내가 미친년이야!'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대사만 따로 보면 거칠게 보이지만, 김사랑이 입고 있는 의상이 중요합니다. 모피코트에 목에는 화려한 금목걸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은 윤슬과 비슷한 부유층 환경의 인물이었죠.
시크릿가든, 김사랑 명장면 명대사
그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의 윤슬 대사는 그 자체로 야성의 주얼리에 버금가는 액세서리와도 같습니다. 서로 비슷한 가격대의 주얼리와 의상을 입고 있는 상대를 압도하기 위해선, 마치 고산 벼랑위를 넘나드는 독수리 발톱을 생으로 목걸이 만들어서 걸고 있는 것 같은 기세로 족할 것입니다. 또한 이 장면에선 윤슬이 라임에게 호의를 베푼 셈이기 때문에, 이후로 두 사람은 비밀(가령 영혼체인지와 같은)을 공유할 수 있을 만큼 가까워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전개되지 못했습니다. 비단 라임과의 관계에서만이 아니라, 윤슬과 오스카와의 러브스토리도 윤상현 혼자 북치고 장구치다시피 하며 가까스로 장면이 나왔을 뿐입니다. 김사랑은 14회를 끝으로 캐릭터가 거의 죽은 것처럼 보일 지경입니다.
김사랑의 청담동 며느리 패션 그 이유는 윤슬의 의상과 외모가 너무 과했던 것 아닐까요? 아래 사진은 15회에서 오스카가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윤슬에게 사랑을 말하는 장면입니다. 오스카는 마치 과거로 돌아간 것만 같다고 하는데, 그 상대역인 윤슬은 소위 청담동 며느리 패션 같은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왔습니다. 김사랑의 몸매가 부각되긴 했지만, 심하게 노티가 나는 것은 물론이고, 마치 '사랑과 전쟁' 같은 불륜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니 김사랑이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오스카의 대사를 받아준다 하더라도 시청자 입장에선 그런 감정전달이 잘 안되는 분위기였습니다.
시크릿가든, 김사랑 청담동 며느리 패션
'러브 액츄얼리'의 명장면마저 무너진 김사랑의 핑크요가복 15회에 이어 16회에서도 가관입니다. 오스카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명장면을 패러디해서 윤슬에게 사랑을 고백합니다. 도화지에 커다랗게 글자를 써서, 용서해달라며 다시 시작하자는 말이었죠. 이 장면 너무도 유명한 장면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도 김사랑은 오스카의 대사를 받을 만한 상황이 못되었습니다. 핑크색 요가복을 입고 섹시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가, 오스카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 저 도화지를 펼쳐들지만 그 장면이 남녀시청자들에게 그리 감동적으로 전달되기엔 김사랑의 몸매가 과하게 부각되고 있죠. 영화에선 집안과 집밖을 경계로 하는 문턱을 사이에 두고 저 장면이 나옵니다. 그 경계는 남자가 결코 넘어갈 수 없는 다리와도 같은 것을 상징합니다. 가로막혀 있다는 의미이고, 그 바깥에서 전하는 메시지였죠. 그러니 안타까움이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가에서 윤슬과 오스카는 김사랑의 요가복장만 부각되고 말았습니다.
시크릿가든, '러브 액츄얼리'마저 무너진 김사랑 요가복
이야기보다도 요란하게 번쩍였던 주얼리 16회와 17회 모두 김사랑의 의상은 장면과 매치되지를 않습니다. 오스카가 두 사람의 스캔들 기사 났다고 좋아서 찾아오지만, 윤슬은 빨리 언론에 전화해서 아니라고 해명하라고 합니다. 옛날에 오스카가 윤슬에게 했던 그대로를 전한 셈이었습니다. 오스카가 그 기억을 떠올리며 자책하지만, 윤슬의 검정색 털목도리에 감정이 먹혀버리고 맙니다. 17회에서도 오스카와 투닥거리며 뭔가 사랑에 진도가 나갈 것처럼 굴지만, 윤슬의 요란한 목걸이게 부딪혀서 감정이 살아나질 않습니다. 특히 윤슬이 라임을 만났을 때, 라임의 고민을 듣고 뭔가 도와주겠다는 말을 하지만, 두 사람이 영혼체인지라는 비밀을 공유할 정도까지 진척이 되지를 못했습니다. 윤슬의 화려한 의상이 겉보기엔 별 것 아닌 듯하지만, 시가 이야기 전개에서 아주 중요한 전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윤슬에게 감정이입하고 정감을 느끼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번 윤슬의 의상문제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의아한 점이 있습니다. 그에 관한 남녀심리에 대해선 남자들보다 오히려 여성분들이 훨씬 더 잘 아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크릿가든, 김사랑의 요란한 넥클리스는 라임의 비밀을 들을 수 없이 멀어지게 하고
가령 이런 것입니다. 어떤 여성이 상대 남자를 좋아는 하는데, 예전 추억 때문에 화가 많이 난 상태입니다. 이젠 남자가 오히려 여자에게 더 적극적이고, 여자는 화가 풀릴 때까지 두고 보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여자는 남자를 만날 때 어떤 옷을 입고 나오나요? 매번 요란하고 화려한 옷을 입지는 않을 것입니다. 15회에서 오스카가 윤슬에게 마치 과거로 돌아간 것 같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아마도 그 말을 들은 다음 윤슬이 입고 나올 옷은 청담동 며느리 패션이 아니고, 그냥 수수한 캐주얼이었을 것입니다. 두 사람의 예전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의 그런 옷. 대신에 윤슬은 그런 캐주얼을 입고서 오스카에겐 전보다 더욱 도도하게 굴었겠죠. 그랬다면 결국 오스카는 꼼짝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윤슬은 옷의 조화가 없이 화려함 일변도의 의상만 입고 나왔고, 시청자들이 윤슬이란 인물에 정감을 느낄 틈을 주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그대로 주인공 라임과의 관계로도 이어집니다.
결국 1분 40초의 굴욕을 당하다 윤슬은 오스카의 사랑을 다시 시작할 생각은 있는데, 쉽게 오스카를 용서할 마음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조금도 틈이 없어 보입니다. 결국 지금까지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별다른 진척이 없었고, 급기야 18회에선 윤슬의 분량이 1분 40초에 불과한 굴욕을 당하고 맙니다. 1분 40초. 그것도 아무 것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대체 무슨 일인데?'로 끝입니다. 그것도 윤슬이 안나와도 아무 상관이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오스카가 주원을 걱정하는 장면인데, 윤슬은 라임-주원의 영혼체인지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이죠. 오스카가 주원을 생각하며 눈물 짓고 있지만, 윤슬은 1분 40초 동안 그저 오스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멍하게 쳐다볼 뿐입니다.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영혼체인지 이야기에서 바깥으로 밀려나고야 말았습니다. 윤슬이 수수한 캐주얼옷을 한 번이라도 입고 나왔다면, 오히려 그 존재감이 알게 모르게 부각되지 않았을까요.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첫댓글 와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