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과 신사
An Officer and a Gentleman
“상처받은 젊음, 그들이 전하는 사랑의 미학”
글 -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교무부
“Love lifts us up where we belong(사랑은, 가야할 길로 우리를 이끌어주지요).”
영화 ‘사관과 신사’의 주제곡에는 이렇게 멋진 가사 하나가 숨어 있다. 성장기의 상처를 안고 자란 젊은 그들의 이야기가 막을 내릴 즈음 한 곡 노래 속에 울리는 가슴 가득한 환희. 마음을 열어 가고 진심을 나누는 사랑, 그것은 지쳐 방황하는 삶을 바른 길로 이끄는 별과도 같았다. 지금도 태양의 젊음, 그 속에서 이글거리는 사랑의 이야기는 잔잔하게 내 가슴에 금빛 물결을 일으킨다.
사생아로 태어난 잭 마요는 엄마의 자살 후 필리핀 해군기지의 해군으로 있는 아버지를 찾아간다. 그는 어린 시절을 해군기지에서 보내게 되고 대학 졸업 후 해군 항공사관학교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잭은 사관학교 단짝 시드 월리를 비롯해 여러 좋은 친구들을 만나 진정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또한 엄격하고 냉혹한 교관 폴리는 그들을 가혹하게 대하지만 그 훈련은 그들의 젊음을 강하게 담금질해 나갈 뿐이다.
힘겨운 훈련이 4주째로 접어들었을 때 파티가 열리고, 그곳에서 잭은 시드와 함께, 제지공장에 다니는 여공 폴라와 리넷을 만난다. 그후 잭을 향한 폴라의 애정은 점점 깊어가지만 잭은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한편, 리넷과 교제하던 시드는 리넷의 거짓된 애정에 대한 충격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다.
성장기의 상처로부터 친구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를 억누르는 고통에 힘겨워 하는 잭. 하지만 그를 향해 커져가는 폴라의 사랑과 친구들의 우정, 그리고 교관 폴리의 가르침은 끝내 그의 상처를 치유하고 닫혀있던 마음을 열게 한다. 드디어 사관학교의 험난한 과정을 친구들과 무사히 마친 잭은 자랑스런 장교 계급장을 달고 폴라에게 달려간다.
1982년 제작된 영화 ‘사관과 신사(An officer and a gentleman)’는 리처드 기어와 데브라 윙거의 풋풋한 매력, 그리고 순수한 사랑의 감동을 잘 담아낸 주제곡으로 여러 영화팬들의 기억에 한 부분을 차지한 영화이다. 오랜 추억의 영화지만 그 속에 담겨진 젊음과 사랑의 감성은 시대와 세대를 떠나 아직도 신선함으로 우리에게 다가선다.
‘사관과 신사’는 국내에서 1983년 1월 1일부터 6개월 동안 168일이나 롱런하여 서울에서만 56만명 이상의 관객을 맞이해 1983년 흥행 1위의 작품이 되었다. 흑인 상사역의 루이스 고셋 주니어는 성실한 연기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였으며 조 카커와 제니퍼 원스가 부른 멋진 듀엣곡 ‘Up Where We Belong’은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사실, 이 영화의 감성포인트라 할 수 있는 사랑과 상처의 치유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바로 그 부분을 환희에 가득찬 이 주제음악이 채워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제가상의 자격은 충분하다.
참고로 제목 ‘An officer and a gentleman’은 두 인물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사관학교에서 추구하는 일종의 덕목이다. 즉, 장교로서의 당당함과 신사로서의 품격과 부드러움을 갖춘 이를 말한다. 사관학교라는 공간적 배경이 가진 배움과 도약의 색깔, 그 젊음의 활주로를 ‘사관과 신사’라는 제목으로 그려 놓은 것이다.
사랑, 이 영화에서 그것은 친구와 동료 그리고 청춘남녀의 관계 속에서 다뤄지고 있는데 결국 한 인간의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의 문을 여는 보편적인 의미의 사랑으로 귀결된다.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있던 잭이 동료들과 어려운 순간들을 함께 극복하는 과정에서 뜨거운 동료애가 가슴에서 솟기 시작했고 잭의 마음은 서서히 열려간다. 또한 잭과 시드가 보여준 애정의 형태에서도 사랑의 본질을 엿보게 되는데, 잭과 폴라 그리고 시드와 리넷 이들 커플들의 관계는 달콤한 연애감정이라는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했지만 그 감정의 발전방향은 달랐다. 연애 감정이 미끼가 되어 거짓된 관계의 비극에 이른 시드와 리넷의 모습이, 진심으로 상대를 아끼는 순수한 관계의 잭과 폴라의 모습과 잘 대조되고 있는 데서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문득, 세상에서 가장 뜨거우면서 순수한 것이 있다면 그것이 태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그 태양이 인간의 마음속에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사랑일 것이라는 감상에 젖는다. 만물을 밝히고 그 속에 깃드는 에너지로서 그리고 그 내부에 어떤 불순물도 섞일 수 없는 순수의 태양과 같은 사랑.
모든 이들에게는 분명 그 태양이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만약 그 빛이 약하고 투명하지 못하다면 다시금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조건 없이 상대를 아끼고 보살피는 뜨거운 그 진심의 힘을….
영화정보
ㆍ감독 : 테일러 핵포드
ㆍ제작 : 마틴 엘펀드
ㆍ각본 : 더글라스 데이 스테워트
ㆍ출연 : 리처드 기어(잭 마요), 데브라 윙거(폴라 포크리피키), 데이빗 키스(시리 워리), 리사 블런트(리넷 포머로이), 루이스 고셋 주니어(에밀 폴리)
ㆍ제작연도 : 1982년
ㆍ개봉 : 1983년 1월 1일
ㆍ상영시간 : 122분
영화상식
ㆍ롱런(long-run) : 연극이나 영화의 장기 흥행
출처 -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대순회보 7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