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를 쓰니 AI가 답장을 보냈다…“인공지능 시대의 외로움 고찰”
서울앤 기사 등록 : 2024-08-15 16:49 수정 : 2024-09-05 16:01
Look at ME '청년 마음 전시' - 랜덤 다이버시티 2024 : 더 레터(~9월29일)
지난주 ‘문화가 흐르는 예술섬 노들’은 케이(K)-컬처 특별 주간으로 뜨거웠다. 첫날 시작을 알린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의 ‘청년 마음 콘서트’는 한강을 찾은 젊은 관객층의 마음을 공략했다. 싱어송라이터 스텔라장, 윤마치, 그리고 숙명여대 음악치료대학원이 무대에 올라 청년층에 공감과 위로를 전했다. 공연은 막을 내렸지만 노들섬 잔디마당 무대 맞은편 노들라운지에는 2030 청년세대의 고민을 공감하는 전시가 다음달 말까지 이어진다.
전시는 대부분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돼 문턱이 낮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들과 시간을 오래 보낼 수 있고, 기획 의도처럼 자신을 들여다 보며 돌보기 좋은 전시다. 3개 국어로 적힌 작품 목록과 기획 의도 등을 전시장 입구에서 습득해 입장할 수 있다. 전시 포스터에도 9개의 작품 감상에 필요한 시간을 마치 음악 재생목록처럼 제시한 것이 눈길을 끈다.
뉴미디어 아트 그룹 디스크리트 레이블소속 작가이자 카이스트 출신 공학자인 천체는 새로운 기술 변화의 스펙트럼과 사회적 맥락의 조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외로움, 잃어버리는 나 그리고 너’라는 주제로 미디어 아트 체험 공간을 조성했다. 소셜네트워크 속에서 방금 건져낸 듯한 ‘메아리 합창단’이 관람객의 목소리를 입을 모아 따라 하고, ‘집중의 삼각지대’에서는 가벼운 게임으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유쾌하게 건넨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공을 들인 공간은 ‘받는 사람=보내는 사람’ 코너(사진)다. 작품명 그대로 미래의 나에게 손편지를 쓰면, 이내 인공지능이 손글씨와 유사한 필체로 답장을 보낸다. 2025년의 나와 필담을 나누는 경험은 그 자체로 위로가 된다. 같은 자리에서 익명의 타인과 편지 교환을 하는 체험도 이뤄진다. 편지를 출력해, 무작위 서랍에 넣고 다른 서랍의 내용물과 바꿔 읽는다. 어두운 조명 속 타인이 체험하는 광경을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다가 차분하게 결과물을 읽는 방식이 편안함을 준다.
주최 쪽은 정기 전시마다 인기를 끌었던 예약제 유료 체험을 진행하고 ‘청년 마음 송’ 공모도 한다. 노래로 청년의 고민을 나누고 싶다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2분 30초 내외의 노래에 쓰일 가사 500자를 21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공감왕 1명에게 상금 100만원을 수여한다.
장소: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 1층 노들라운지
시간: 화~일 오후 1~9시
관람료: 무료(색추출 실험 체험비 1만8천원)
문의: 02-737-7555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과장
사진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서울문화재단과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의 협력전시
Look at ME ‘청년 마음 전시’ <랜덤 다이버시티 2024 : 더 레터>
디스크리트레이블이 참여
전시일정 : 2024년 8월 1일(목) ~ 9월 29일(일)
전시장소 : 노들라운지
운영시간 : 화요일 – 일요일 오후 1시부터 9시 (매주 월요일 휴관)
“내 감정을 AI가 분석해서 세상에 하나뿐인 색으로 만들어준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의미 있어요.
이 색깔이 나다움을 표현하는 새로운 매개체로 느껴져요.”
“세상이 너무 복잡해서 나의 감정과 마음을 도무지 알 수 없는 순간들이 많은데,
이 전시를 통해 나의 마음을 또 다른 방식으로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내 감정과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변하겠지만, 이건 안 변하잖아요.
다시 돌아오지 않을 나의 이 젊은 순간들이 행복한 기억으로 영원히 남아있으면 해요.”
‘랜덤 다이버시티 2024’는 서울문화재단과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이 함께 하는 협력전시 <Look at ME ’청년 마음 전시’>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2030 청년세대가 가진 고민을 함께 공감하며 마음 건강 증진을 지원하고, 청년 마음 전시 참여를 통해 청년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돌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랜덤 다이버시티’는 특정 기억이나 감정을 색이나 향, 소리 등 또 다른 감각으로 치환하는 참여형 미디어 아트 작품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매년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새로운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랜덤 다이버시티 2024’의 주제는 ‘편지(The Letter)’이다.
유튜브의 시대에 누군가에게 글로 나의 마음을 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지만, 사실은 그 누구와도. 심지어 자기 자신과도 연결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SNS로 대표되는 연결의 도구들은 오히려 우리 사이를 더욱 구분 짓는 비교의 도구가 되어버렸고, ‘숏폼(Short-form)’이라는 시간의 도구는 도파민 중독이라는 무의미한 보상에 의지해 진정한 나와의 만남을 가로막는 단절의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번 전시는 ‘생성형 AI(Generative AI)’라는 최신의 기술과 ‘편지’라는 전통적 커뮤니케이션의 교집합에서 진정한 마음 공감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질문한다.
전시는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된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AI시대의 외로움과 고립을 주제로 기술에 매몰되어 사라지는 개인과 관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두 번째 파트는 나 자신에게 편지를 쓰는 공간으로 생성형 AI를 통해 미래의 나에게 답장을 받을 수 있는 작품과 함께 익명의 누군가에게 위로의 편지를 남기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메인 작품인 ‘랜덤 다이버시티-색추출’ 작품을 통해, 나의 감정을 색으로 치환하여 간직함으로써 ‘나’ 스스로를 또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유의 사항
노들섬 내 주차장은 협소하여 상시 만차되며, 주차장 진입로 및 주변 교통이 매우 혼잡하여 주차에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대중교통을 적극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차 및 교통난으로 인해 당일 관람이 불가하거나 관람을 포기한 경우, 예매 취소 및 환불, 변경은 불가합니다.
전시 연계 체험 워크숍은 사전 예약으로만 진행하고 있으며, 만 13세 미만의 어린이인 경우 보호자 동행 하에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본 전시와 관련한 자세한 안내는 디스크리트레이블 02-737-7555로 연락 바랍니다.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