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통문 37]『아름다운 사람(51)-Antman 최재천 교수
아무리 책을 읽지 않은 시대라 해도, 꼭 읽어야 하는 책은 쌔고쌨고, 또 그 책을 기를 쓰고 읽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어제 하루종일 동물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펴낸 신간 『호모심비우스, 양심』 (최재천과 팀최마존 글, 더클래스 3월 25일 4쇄 펴냄, 203쪽, 16000원)을 읽으며 든 생각입니다. 불과 두 달 좀 넘어 4쇄라니 드문 일일 것입니다.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200쪽도 안되니 얼른 읽으셔야 합니다. 아니,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양심(良心, conscience)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을라구요? 그러나, 반드시 읽으셔야 하는 까닭은, 우리가 지금 ‘양심 실종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도 그렇지만, 우리도 어릴 적부터 많이 들어왔던 말이 양심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양심이 있는데, 저 놈은 양심도 없는가 봐” “양심에 털이 났어” “아이고, 지 애비가 누구인지 양심이 한심하다” 등의 말이 언제부터인가 일상대화에서 사라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양심의 가책’ 등 살려서 자주자주 써야 하는 우리말인데도 말입니다. 그런데요? 양심이라는 게 무엇일까요? 사전이나 법률적 정의에 관계없이, 저는 ‘사람마다 원초적으로 지니고 있는 마음의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원초적인 마음의 소리는 어떠한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이자, 내 안의 깨끗한 그 무엇일 것입니다. ‘깨끗한 그 무엇’ 때문에 우리는 욕망을 자제하기도 하고 실현하기도 합니다.
자연과학자로서 이름이 많이 알려진 저자의 ‘양심’과 관련한 직간접적인 글 7편을 꼼꼼이 읽으며, 머리가 환해지는 것을 여러 번 느꼈습니다. 그가 2023년 서울대 졸업식에서 후배들에게 한 축사(15분)를 읽고, 유튜브에서 새로 들으며,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작금의 정치상황을 초래한 국회의원을 비롯한 위정자, 고위관료들에게 귀가 터지라고 읽어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名文이어서도 그렇지만 단연코 감동적입니다. 선배로서, 학자 교수로서, 인간으로서, 그 모든 것을 걸고 ‘眞心 그 자체’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곧 제 졸문 읽기를 중단하고 유튜브 검색을 해 들어보시기를 강추합니다.
단언하건대, 서울대 법대 출신들이 지금 이 나라를 허벌나게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어느 유튜버가 말했지요. 그들중 구제불능의 70%는 바다에 빠트려버려야 한다구요. 그들은 陽地에서 한평생 한번도 제 마음 속에 있는 ‘양심’이라는 고귀한 가치를 끄집어내지 못하고 살고 있는 ‘가련한 동물’에 다름아닙니다. 양심이 실종된 사회는 슬퍼도 너무 슬픕니다. 우리가, 우리 인간사회가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하고, 잊지 말아야 할 최고의 德目이 본래의 양심이 아닐까요? 良心을 회복하고 常識대로 사는 게, 바로 公正하게 사는 것일텐데요. 저자가 명명한 ‘호모 심비우스’는 ‘共生하는 人間’을 뜻합니다.
전라고6회 동창회 | [찬샘별곡 Ⅱ-1]어느 숲 속의 작은 오두막집 - Daum 카페
그 길이 그렇게 至難한 길일까요? ‘두 마음(兩心)’을 없애고 마음 깊숙이 內在돼 있는 '良心'을 소가 되새김하듯 끄집어내어 끊임없이 마음을 기르는 게 '養心(양심)'일 터인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요? 지난 연말에는 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생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20여일간 글을 써 펴낸 책이 『상식』(commonsence)이었습니다. 우리의 어깨를 으쓰거리게 만드는 모처럼의 快著였지요.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定立해 줍니다. 사탄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멧돼지부부는 아예 차치하고, 저 한줌거리도 되지 않은 ‘親尹부역자’들의 妄動을 보면서, 一喜一悲하지 않을 지혜를 알려주더군요. '양심 불감증'에 걸린 그들은 입만 열면 거짓말입니다. 도산 선생은 꿈에서라도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했거늘. 가슴에 손을 얹을 줄 모르는 그들이 어찌 일반적인 우리와 같은 種의 인간일까요?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예의염치가 없는 인간들이 차라리 가엾기까지 합니다. '양심적인 인간, 상식적인 인간, 공정한 인간'이 어찌 우리 삶의 目標가 될 수 있을까요? 이 세 가지 德目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고, 언제나 변할 수 없는 ‘基本바탕’일 것이니 말입니다.
전라고6회 동창회 | [찬샘통문 8]도올 김용옥의 『상식』이라는 책 - Daum 카페
세종대왕과 진배없는 賢君이자 聖君이었던 정조대왕은 政敵에게조차 ‘書信政治’를 했습니다. 한자투성이이지만, 그 속에 ‘뒤쥭박쥭’이라고 쓴 諺文을 발견하고 웃음을 터트린 적이 있습니다. '內亂 이전'과 '내란 이후'로 大別해 봅니다. 저는 소위 말하는 '2찍'들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살면서 누구나 잘못 판단하거나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허나 일국의 지도자인 대통령이라면 그런 치명적인 실수를 하면 안되겠지요. 잊지 않아야 할 것은, 지금 우리가 보수와 진보의 진영과 이념싸움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크게 보면 '極右와 野黨을 비롯한 凡保守간의 百尺竿頭' 싸움입니다. 민주당이 진보인가요? 아무리 뒤쥭박쥭한 상황이어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때입니다. 양심을 회복하고, 상식선에서, 공정한 사회를 위하는 공생하는 인간들이 되어야 할 판인데, 虛送歲月이 웬 말인지요? 국가적으로 엄청난 낭비입니다. 21세기 초정보사회, 대명천지 세상에서 말입니다.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곤충과 동물사회에서 배우라고, 이제껏 어느 生命도 하나 허투루 다루지 않은 자연과학자(spiderman이 아닌 antman)의 ‘외로운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부단히 읽고, 좋은 강의(특강)도 듣고, 생각하며,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어차피 태어났으니, 왜 태어났고 왜 죽는지? 무엇이 가치있는 삶인지, 제대로 알고 살며 죽어야 할 것이 아니겠는지요? 언제까지나 눈이 건강하고, 머리가 명철하고, 가슴이 따뜻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이 걱정입니다.
전라고6회 동창회 | [찬샘별곡 Ⅲ-32]동물생태학자 ‘최재천’ 박사의 경고? - Daum 카페
‘서울대 졸업식 축사’를 비롯한 기념비적이고 기록적인 ‘양심’에 관한 글 6편을 읽어보지 않으시렵니까? 비하인드 스토리도 무궁무진하더군요. ▲동물 복제에 대한 윤리적 고찰 ▲제돌이와 그 친구들을 아시나요 ▲벨라(돌고래)의 자유를 찾아주세요 ▲실험실을 떠나 시위 현장으로 향한 과학자 1000여명 ▲한국 과학계의 현실과 미래 ▲호주제 폐지에 앞장선 까닭 등이 그것입니다. 학자의 양심을 갖고 孤軍奮鬪한 그의 이야기와 글에 눈물까지 납니다. 그 나이에도 아주 해맑은 얼굴의 소유자인 저자는 ‘consilience’를 ‘통섭(通攝)’이라고 처음으로 飜譯했다더군요. 그의 信條는 “알면 사랑한다”이고 “나누고 공존하자”입니다. 감정을 앞세워 핏대만 세우지 말고 “토론을 넘어 숙론(熟論)하자”고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호모 심비우스(共生하는 人間)’이 된다고 말입니다. 저자가 언제까지나 健康하시고 健筆, 健勝하기를 기원합니다. 영원한 독자 신새벽 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