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날의 사색(思索)
서문곤
세월은 먼저
걸음의 속도를 가져가고
손끝에 작은 떨림을 남긴다.
오래 알던 이름 하나가
문득 떠오르지 않는 저녁,
우리는 조금씩 어제의 자신에게서 멀어진다.
그래도 옷깃은 여미고
거울 앞에 잠시 머물 일이다.
낯선 것을 배우려는 마음도
저물녘 창가의 불빛처럼 꺼뜨리지 말 일이다.
뻔뻔함을 당당함이라 부르지 않고
제 허물 앞에서
조용히 낯을 붉힐 줄 아는 사람.
늙는다는 것은
사라지는 것들을 붙드는 일이 아니라
흩어지는 마음을 한 올씩 주워
빈 저녁의 옷자락처럼 가지런히 접어두는 일.
그렇게 우리는
조금 느리고, 조금 외로워도
마지막까지
제 안의 단정함을 입고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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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커피향문학/자작
저무는 날의 사색(思索)
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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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
26.09.25 18:5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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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세오님
조금씩 늙어 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군요
"늙는다는 것은
사라지는것들을 붙드는 일이 아니라
흩어지는 마음을 한 올씩 주워
빈 저녁의 옷자락처럼
가지런히 접어 두는 일"
내용이 좋아요
빈 가슴에 한아름 채워 봅니다
감사드려요 세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