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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트-손쉬운 실내운동 스크랩 박나물에서 연민의 정을 느끼다
산적의 딸 추천 0 조회 278 07.09.04 20:42 댓글 8
게시글 본문내용

 

 

(하늘수박 꽃과 박이 열려있는 초가집)

 

선인들은 박을 애용했다. 여물기 전에는 박나물을 무쳐먹고 잘 익은 박을 타서는 바가지를 만들었다. 바가지가 금이라도 가면 실과 헝겊으로 덧대 쓰기도 했다. 시간이 빠르다 보니 벌써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얘기다. 박은 가난의 상징이다. 물질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은 박은 더욱 초라한 존재가 되었다. 그렇게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갔던 박은 이제 추억이 되었다.

  

그런데 박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플라스틱에게 빼앗긴 자리가 아니라 먹거리로서 바람을 타고 있다. 박의 순수 담박한 요리가 자극을 멀리하는 요즘 트렌드와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몸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성인병 예방 식품으로서 그만이라니 멀리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어쩌면 흥부네 박에서 나온 금은보화는 박 속에 들어있는 항노화 물질 등 이로운 성분이 아니었을까? 건강만큼 소중한 게 없으니 말이다.

 

다양한 박요리

 

  

(박나물, 박속을 채 썰어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물기를 빼둔다.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조갯살을  볶다가 데친 박속을 넣고 물을 조금 넣는다. 자작자작하게 끓으면 소금간을 한다. 조갯살 대신 쇠고기 다진 것을 넣어도 되고 그냥 박속만으로 만들어도 된다)

 

박은 나물로 먹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음식으로 거듭나고 있다. 박속밀국낙지탕, 박고지김밥, 박 수제비, 박 칼국수, 박잎전, 박버섯불고기, 박만두 등. 그중에 특히 충남 서산에서 맛 본 박속밀국낙지탕의 시원한 맛은 생각만으로도 맛을 돋군다.

 

 

(박잎)

 

 

(박잎전)


박 익는 계절이다. 마침 지인이 박잎과 박 한 통을 보내왔다. 정성껏 조리해 먹는 걸로 고마운 말을 대신 해야겠다. 박잎으로는 전을 부쳤다. 밀가루 반죽에 잘게 썬 양파 당근 등을 넣고 박잎에 옷을 입혀 부쳤다. 첫잎에 쩍 들어 안기는 맛은 아니지만 먹을수록 입맛을 끌어 당긴다. 혀가 낙지의 움직임과 같은 부드러움을 알아챈다.

 

박나물에서는 아련함이랄까? 어떤 연민의 정이 느껴진다. 아마도 입에 풀칠 걱정해야 하는 서민의 음식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먹을 것 없던 그 시절, 박 한통으로 찬을 낸 소박한 밥상을 대했던 가족에 대한 연민일 수도 있겠다.

 

 

(박나물은 열량 걱정 없이 먹어도 된다)

 

박나물은 조리에 교를 부리지 않아야 한다. 소금과 참기름만으로 만들어 먹었던 선인들의 조리법이 온갖 꾸밈이 난무하는 요즘 음식에  시사하는 건 무엇일까?

 

 

(박속수제비가 끓고 있다)

 

 

(박속수제비)

 

 

(시원하고 정갈한 박속수제비)

 

 

(부드러운 박속을 먹다 보면 마음까지 부드러워진다)

 

나물을 만들고 남은 박으로는 수제비를 끓였다. 조개로 맛을 낸 국물에 박속을 나박썰기 해서 넣고 수제비도 떴다. 채 썬 파를 넣고 소금 간을 한 후에 한소끔 더 끓여 담아냈다. 풍요롭고 입을 즐겁게 하는 맛은 아니다. 하지만 음식이라는 게 어디 맛이 전부이던가? 음식이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면 입이 즐거운 음식보다 한 수 위라고 볼 수도 있겠다.  2007.9.4 맛객(블로그= 맛있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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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7.09.04 21:59

    첫댓글 주말에 가서 요것들 해달라 하는건디....^^ 박이 없을라나?! 저도 요번 주말엔 얌전히 앉아 매실이나 손보고 바~알레공연이나 봐야겠네요. 참 솔향기님 귀곡산장 해결되셨다 하시더군요.

  • 07.09.05 09:38

    산딸님~~~잘지내시죠? 호박잎 보다 박잎 쪄서 쌈해먹으니 더 맛있더라구요^^*

  • 07.09.05 10:04

    박잎도 먹고 박도 먹는군요, 전라도에서는 바가지만 만들던데요, 박레시피 고맙습니다

  • 07.09.05 17:44

    박잎도 쌈해 먹어요? 우와. 그 맛이 궁금한데요? 산딸님 친정엄마가 그렇게도 박나물을 좋아하는데 제가 도통 요리에 자신이 없어서리... 글 그대로 해봐야겠어요. 다행히 봄이님이 준 박씨가 열려서 3기는 건졌거든요. 참 그리고 오늘 바가지 보냈습니다.

  • 작성자 07.09.06 00:17

    제 닉네임으로 검색을 하면 "흥부네 박속음식 해먹기" 와 박요리방법 몇가지를 써놓은 글이 있습니다.

  • 07.09.06 19:58

    우와, 알겠슴다. 얼른 빼서 엄마 보여드려야겠어요.

  • 07.09.15 06:52

    산적의 딸 님 위에 글을 판매용 자료로 활용했으면 합니다... 이번에 식용박을 수확해서 올려 놓았거든요

  • 07.10.01 10:36

    친정에서는 박나물을 많이 해 먹는데 서울에서는 구경 할 수가 없어요...정말 맛있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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