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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 "일제 잔재 조화" 방향 논란 국화(菊花)의 계절이다. 나라꽃 국화(國花)가 없는 일본(흔히들 일본 國花를 벚꽃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은 딱히 정해진 國花가 없음) 황실을 상징하는 꽃인 菊花가 오히려 일본 國花에 더 가깝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 우리나라 장례식장에서 국화(菊花)를 조화(弔花)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일제 잔재라는 지적이다. 원래 우리나라는 상여나 사람이 죽으면 꽃을 많이 썼는데, 그 꽃은 다 조화(造花)였다. 국화(菊花)를 사용하는 장례문화는 일본에서 왔다는 것이다. 성공회대학교 서해성 외래교수에 따르면 장례식에서 처음으로 국화(菊花)를 조화(弔花)로 사용한 것은 순종 황제 국장(國葬) 때인데 이는 원치 않게 일본 주도로 이뤄졌고, 일본이 일본식 분향소를 만들었다. 국화를 당연히 조화로 사용하는 오늘날 장례문화의 뿌리가 일제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객관적 사료(史料)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장례식장에서 일제가 꽃피운 국화의 잔재와 관련, 또 다른 문제는 국화를 올리는 조문 시 꽃의 방향에 대한 논란이다. 영정(신위) 쪽으로 꽃송이를 향해야 한다는 주장과 조문객 쪽으로 꽃송이를 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후자(後者), 즉 꽃자루(줄기)가 영정을 향하게 국화를 올리는 것 또한 일본식이라는 주장이다. 다음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Daum의 토론마당인 '아고라'에 나오는 글이다. 국내에서 헌화는 일제 강점기부터 실시되었으므로 당연히 일본이 원류라 생각된다. 일본에서 헌화는 주로 기독교식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 원류는 일본 신도의 '타마구시호우텐(玉串奉奠)'이다. 신도(神道)는 황제(인간)를 신격화한 종교로 야스쿠니 신사 등 일본 내 8만개의 신사가 있는 일본 국교이다. 신도에는 玉串(타마구시)라는 제사, 참배에 사용하는 종이나 삼베를 묶은 나무 가지가 있다. 마음을 담아 띄워 보낸다는 의미와 참배했다는 증거로 사용한다. 이것을 제단에 바칠 때 하는 방법이 헌화에도 접목됐다. 이것이 타마구시(玉串)이다. 원래는 나무가지에 돈을 묶었다. 일본의 헌화는 신사 참배할 때와 같이 줄기가 영정을 향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꽃을 영정에 푹 찌른다는 느낌도 난다. 김정 성균관 부관장은 꽃의 방향은 이와 같은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헌화(獻花)란 꽃을 드린다는 의미다. 드린다는 헌(獻·바칠 헌)은 "손에 잡혀드린다" "품에 안겨드린다" "음식을 먹여드린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헌화는 돌아가신 고인에게 드리는 만큼 '사선생후(死先生後)'라 하여 아무리 손아랫사람일지라도 위 어른에게 드리는 꽃인 까닭에 공손히 꽃송이가 자기의 눈높이 보다 높게 두 손으로 오른손은 줄기 쪽을 잡고 왼손은 약간 위쪽을 맞잡고 들어가 고인의 영정 앞에 서서 굴신례(屈身禮)를 한 다음 제단에 올려놓는다. 오른손으로 잡은 줄기 쪽이 신위(영정) 쪽이 되도록 오른손이 고인 쪽으로 향하도록 드리는 것이 음양(陰陽)으로도 올바르며, 드린다는 의미도 합당하다. 오른손이 신위 쪽으로 향하도록 드려야 음양(陰陽)으로 올바르다는 이유는 우리의 관혼상제 예법이나 의례의 예절 법에 '공수 법(拱手法)'과 '차수 법(叉手法)'이 있다. 공수법이란 '공손 공(拱), 손수(手)'로 손을 공손히 하는 법을 말하고 차수 법(叉手法)이란 '손 엇갈릴 차(叉)'이므로 공손하게 하는 그 손을 어떻게 엇갈리게 처리를 하느냐 하는 뜻이 되는 것이다. 하늘을 향한 것은 양(陽)이고 땅을 향한 것은 음(陰)이므로 음(陰)인 뿌리(줄기) 부분이 신위 쪽으로 가도록 하는 것이 음양(陰陽)의 이치에 합당하다고 할 수 있다. 꽃의 근원은 음(陰)인 땅에서부터 시작, 뿌리가 먼저이고 '사선생후(死先生後)'이기 때문에 뿌리(줄기) 부분이 신위 쪽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 꽃송이를 영정 쪽으로 놓는 것은 고인에게 꽃의 향기를 드리는 의미라고 한다면 헌화(獻花)라고 하지 말고 헌향(獻香)이라고 하고 향기를 드린다고 해야 의미에 맞다. 또한 헌화란 꽃을 바치는 것이니, 고인이 그것을 받는다는 가정 하에 받으시기에 편하게 놓아야 한다. 차례를 지낼 때 신위를 기준으로 음식을 진설하고 신위를 기준으로 수저를 놓는 것과 같은 이치다. 좌우간 이같이 고인의 자리(영정이나 신위)에서 줄기를 잡고 꽃을 볼 수 있도록 조문객 쪽으로 꽃을 향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과, 고인이 꽃의 향을 맡도록 신위 쪽으로 꽃을 향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대통령들의 국민장에 올린 국화의 방향도 제 각각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국민장의 경우 영결식장과 분향소에 올린 조화의 방향도 달랐다. 국화 방향을 놓고 어느 기관에 자문을 받는가에 따라 꽃송이와 줄기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부나 성균관 등 관련 기관단체에서 이 방향이 맞으니 그렇게 하라고 하기에는 너무 늦었고, 설사 이와 관련된 메뉴얼을 내놓는다고 해도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현실 속에서 설득력을 지닐 수 없다고 본다. 그렇다면 국화를 올리는 조문 시 어느 방향으로 놓는 것이 바람직할까? 정답은 없다. 단지 하나의 방법은 가장 먼저 오는 조문객이 상주의 의향을 물어보거나 고인에 대해 잘 아는 상주가 방향을 미리 결정해 조화를 놓아두면 다음 조문객의 기준이 될 것이다. 굳이 꽃의 방향이 일치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요컨대 조화의 방향이 문제가 아니라 고인의 명복을 비는 문상객의 애도(哀悼)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칠곡 신문방송 스마트뉴스 2017. 10. 2/ 이성원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