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비둘기는 산비둘기색 옷을 입었다
야생화/최상섭
모악산 위를 흘러가는 구름이 되어
느을 산위에 있고 싶다던 산구름은
산이 제 안의 집인지 산처럼 푸른 옷을 입었다.
노오란 민들레며 수선화, 개불알꽃 그리고
산수유의 빨간 열매를 가지고 싶은 야생화는
풋풋한 바람처럼 언제나 들녘을 서성인다.
산도, 들도 다아 지 고양인지
천리를 떠도는 행복의 씨앗은 어느 길 옆
가을꽃의 품에 안기어 호수의 눈 속에 푹 빠졌다.
우리들은 항상 머언 길을 걸어가면서도
다시 만나는 강물이 되고 구름처럼 나목의 둥지에 머물다
또 떠나가지만 그리움을 추억이라 말하지 않는다.
머언 구름을 벗하며 낙락장송이 되고 싶은 산구름
새들의 노래 소리며 일점 바람에 간지러운 풀꽃
어느 세월에 천리를 간들 시방도 토담을 넘지 않은 행복의 씨앗
산구름은 한 둘금 소나기를 그리워하고 풀꽃은 아침이슬이 반갑지만
시방도 불어오는 바람 한 점에 행복의 씨앗을 심고 숲을 보면
산비둘기는 산비둘기색 옷을 입었다.
첫댓글 모두가 제자리에 있기를,제 빛이기를 꿈꾸고 희망 합니다.그러나 때로는 제자리를 이탈하고픈 욕망의 날개를 달고 날아가고 싶지요.야생화의 꿈처럼...행복한 씨앗이 되어 어디인들 못가랴. 어느 길옆의 가을꽃,어쩌면 코스모스일지도, 아니면 태양의 괘적만을 쫓는 해바리기일지도 모를 꽃의 품에 안기어 그 아름다운 눈속에 빠지고 싶어하는 시적화자의 꿈을 현실로 표현하고 있는듯 합니다.이별의 끝이 만남이 되고,만남의 끝이 이별이 되는 우리들의 인연! 산구름은 소나기를,풀꽃은 아침이슬을 그리워하고,시적화자의 그리움의 대상은 언제나 산비둘기처럼 제 빛깔로 제자리에 있습니다. 웬지 애틋한 느낌이 듭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무엇에든 젖어들 수 있다는 것이 행복입니다. "산비둘기는 산비둘기색 옷을 입었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시어에 마음이 끌립니다. 가을에는 가을에 젖고, 겨울에는 겨울에 젖고, 봄이 오면 또 봄에 젖어야지요. 나는 고집스럽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에든 누구에게든 나를 다 내어주고 그것에 함몰되어 나 없이 살고 싶습니다. 시를 배우고 쓰다보니 어느새 나는 없어지는 것을 알았습니다. "산비둘기는 산비둘기색 옷을 입었다" 좋은 시, 잘감했습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져서 다들 움츠리고 있고 월천동 마을도 고요하기만 합니다.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켜주시는 야생화님,찬바람이야 불든말든, 얼음이야 얼든말든 여전히 파릇한 풀꽃들을 피워내시니 존경스럽습니다.찬바람에 야생화 얼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좋은시 감사합니다.
산비둘기가 산비둘기색 옷을 입은 것처럼 구름은 구름대로 풀은 풀대로 행복은 행복대로 제 모습과 개성을 갖고 싶어합니다. 본질의 빛깔은 형상의 빛깔을 지배합니다. 제 모습의 빛깔을 보이지 않는 것은 잠시 자기 일탈의 경지를 추구하기 위한 변신입니다. 그러나 다시 산구름은 산위에 있고, 야생화는 야생화 풀밭에 있고, 행복은 사람의 마음에 있을 것입니다. 산비둘기가 산비둘기 빛인 것처럼
좋은 시, 다시 한번 더 감상하고 갑니다. 건강 건승 건필하십시오.
사람이 사람의 옷을 입고, 사람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네게서 사람 멋이 보이고 사람 맛이 나고 사람의 옷을 입고 사는지....아직도 수행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이 성탄절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으로 나신 날입니다. 사람의 옷을 입고 오셨습니다. "산비둘기 산비둘기색 옷을 입"은 것처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