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행은 한겨울 한국의 골프장이 꽁꽁 얼어붙었거나 눈이 와서 골프장이 문을 닫았거나 그린이 그린색이 아니고 누리끼리 할 때 따뜻한 남쪽나라에 공치러 간다면 다들 그러려니 하지만 한여름에 베트남으로 공치러 간다고 하니 더운데 왜 열대지방으로 공치러 가냐고 묻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런데 베트남으로 한여름에 골프여행을 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피서 겸 골프여행이다. 한여름 우리나라도 엄청 덮다. 이 더운데 공 치는 것도 사실 고역이다. 골프에 대하여 모르는 사람은 “이 더위에 저 짓을 왜할까?” 하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래서 나는 한여름엔 더우니까 시원한 남쪽나라로 공치러가고 한겨울엔 추우니까 따뜻한 남쪽나라로 공치러 가는 것이다.
-달랏 골프장의 눈물의 미아리고개홀-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칠막팔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7월 말일부터 8월초까지 휴가 황금기라고 한다. 거의 대부분의 한국인의 휴가가 이 시점에 몰려 있으니 각 휴가지 마다 차량이 몰려 교통 혼잡은 물론이고 호텔비는 부르는게 값이며 그나마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설사 호텔을 구했다 하더라도 인파에 치이고 바가지요금에 짜증나고 제대로 된 휴가를 즐기기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제주도에도 몇 번 공치러 가보았지만 회원권이 있어서 그린피를 면제 받는다 해도 호텔비와 식비등 경비가 만만치 않다. 그래서 주머니사정이 넉넉지 못한 나의 피서법은 싸구려 자린고비 해외여행이다. 동남아에서는 공치는 횟수를 감안하면 국내에서 공치는것보다 훨씬 싸게먹힌다.
열대지방은 덥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그렇지 알고 보면 열대지방도 추운 곳이 엄청 많다.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는 만년설에 덮혀 있으며 히말리아는 제3의 극지방이라고 한다.
즉 열대에 위치해 있더라도 고산지대는 덥지 않다. 그러면 골프장이 있는 시원한 남쪽나라는 어디일까? 찾아보면 의외로 많다. 가장 유명한곳은 중국의 춘성시이다. 그리고 필리핀의 바기오지역도 시원하고 말레이시아의 하이랜드도 비교적 시원하다. 태국의 칸차나부리나 치앙마이도 고산지대 이긴 하나 지대가 많이 높지 않아 쬐끔 시원하다. 그래서 나는 베트남의 달랏이 골프여행지로는 최고라고 추천하고 싶다.
달랏은 호치민시에서 북쪽으로 약300km에 위치해 있는데 해발고도가 약1,700m이며 연중 기온이 15도~25도로서 에어콘도 난로도 필요 없는 베트남 최고의 휴양도시이다. 그리고 8월은 우기로서 비오는 날이 많지만 비가 우리나라의 장마처럼 하루 종일 오는 것이 아니라 길어봐야 한 두시간 만에 그치기 때문에 공치다가 비오면 쉬면서 캐디들과 농담 따먹기 하거나 아니면 꾸벅꾸벅 졸다가 비 그치면 공치면 된다. 한국의 골프장처럼 꼬박꼬박 밀려서 18홀 도는 것이 아니고 그저 아무홀에서 편한 대로 치면 되기에 비가와도 공치는 데는 지장이 없다. 참고로 달랏은 8월이 가장 추워서 긴 팔 옷이 필요하다.
-달랏시내 한가운데의 호수-
해외여행을 할 려면 우선 뱅기표를 사야한다. 항공권은 정해진 가격이 없고 팔고 사는 시점과 여행사 혹은 인터넷등 구입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지난5월초에 10여년전부터 베트남 갈때마다 항공권을 구매했었던 “굿모닝 베트남”이라는 여행사사장에게 전화가 왔다. 7월말 출발가능한 할인항공권이 아주 싸게 나와있는데 구매하시겠냐고 해서 친구들과 공동으로 구매하게 되었다. 나는 이때에도 “이거 너무싼데 혹시 사기당하는거 아니야?” 라고 미심쩍으면서도 “10여년간 잘이용했었으니까 설마?”하고 베트남 가는 항공권을 5월에 여행사 특판가격으로 조기구매 하였다. 가격은 249.000 + TAX167,000 합계 416,000원 으로 성수기요금은 보통 110만원 이므로 약40% 가격이다. 항공권구매 후 약2주후 e-ticket이 메일로 왔기에 안심하고 여행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은 베트남의 우기에 가는 여행이므로 날씨를 고려하여 계획을 세웠다.
우선 호치민에 도착하여 날씨가 좋으면 판티엣으로 가서 2박2일 공치고 달랏으로 이동하고 날씨가 나뻐서 공 못 칠 정도라면 바로 달랏으로 이동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우선 판티엣의 Ocean Dunes cc에 접속하여 특별한 가격할인 행사가 있나 살펴보았다.
-판티엣 Ocean Dunes Hotel-
예상대로 골프 패캐지도 있고 오후 막 티 할인 행사도 있고...
-Ocean Dunes Golf Club-
그 다음은 달랏의 듀팍호텔 예약하기...
호텔에 E-mail 보내어 내가 친구들 델고 갈테니 좀 깍아 달라고 했더니 요렇게 답신이 왔다.
Dear Mr. Suh,
Welcoming you back at “Le Petit of VietNam”!
Thank you so much for your interest at our hotel again.
We remembered you the last time on period of December, 2012; we hope you have enjoyed your stay at our hotel.
Concerning your request, please have a look attached file for the golf package 2013 which discount 100.000VND/ day/ room from Monday to Thursday.
Should you need any information or assistance,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Thank you and best reg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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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at Golf Club-
이렇게 호텔도 잡아놓고 같이 가는 친구의 딸이 은행에서 근무하기에 빳빳한 신권100딸라짜리로 쓸 만큼 미리 환전도 하고 더욱이 이번 여행에는 그동안 수십 차례 해외여행을 다니면서도 쑈핑엔 별관심이 없던 울마님이 웬일인지 부산롯데면세점에서 소위 말하는 명품까지 사재끼고....
그리고 드디어 출발전날 여행갈 가방까지 미리 싸놓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그런데 갑자기 여행사 사장한테서 전화가 왔다. “사장님. 죄송합니다. 티켓을 확보 못했습니다. 뱅기값은 담 주 월요일에 돌려드리겠습니다. 호텔차지도 물어드리겠습니다.” 맙소사~그동안 무언가 찜찜했던 것이 이렇게 현실이 되고나니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 굿모닝 베트남 홈페이지에 가보니 홈페이지는 폐쇄되었고 본사가 인천에 있다 보니 쫓아가기도 뭐하고 결국 올 휴가는 항공권사기에 돈 날리고 모든 계획이 엉망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여행사 사장은 계속 거짓멘트만 날리며 변상하겠다고 하지만 알고 보니까 4년 전에도 똑같은 숫법으로 사기 쳐서 1년6개월 형을 살고 나왔다고 했다. 이번에도 나와 같은 피해자가 수십명은 될 텐데 그 많은 금액을 물어 줄 것 이라고 믿지는 않는다.
결국 믿는 도끼에 발 등 찍힌 꼬라지가 되고 말았다.
사실 피해금액은 1인당 40만원정도인데 현실적으로는 엄청 큰 피해를 당한 기분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나같이 피해를 당하시는 분이 없도록 이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