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0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24-2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25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26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샬롬 라우렌시오(로렌스, 래리) 형제님 축일 축하합니다!
'라우렌시오 성인은 스페인의 우에스카에서 태어났습니다. 로마 교회의 일곱 부제 가운데 수석 부제였던 라우렌시오의 임무는 교회의 재산을 관리하고 빈민들을 구호하는 일이었습니다. 258년 무렵 로마 발레리아누스 황제의 박해 때, 박해자들이 교회의 보물을 바치라고 하자 라우렌시오 부제는 교회의 재산을 남몰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 뒤 그들을 박해자들 앞에 데려갔습니다. “이들이 교회의 재산입니다.” 이에 분노한 박해자들은 라우렌시오 부제를 불속에 넣어 처형하였습니다. 라우렌시오 부제는 가난한 이들이 바로 교회의 보물임을 일깨워 준 성인입니다.'(매일미사 2308)
예수님을 따르는 최고의 길인 순교로 주님의 영광의 월계관을 받아쓴 순교자 라우렌시오 성인은 교회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가난한 교회여야 함을 자신의 순교로 보여주고 일깨워준 성인입니다. 가난한 이들은 모든 재난의 최고 피해자들입니다. 이 세상에서 온갖 고초를 겪으며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살아갑니다. 이 가난한 이들이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로서 풍요롭고 행복하게 사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입니다. 라우렌시오 성인처럼 가난한 이들을 섬기는 교회, 가난한 이들에게 아낌없이 내어주는 교회가 진짜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발을 들여놓기도 힘든, 금관의 예수로 화려하게 장식된 곳은 껍데기 뿐이지 진짜 교회가 아닙니다.
예수님을 섬기며 따르는 이들은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얻습니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많은 달콤한 열매를 맺습니다. 예수님을 섬기며 따르는 최고의 길은 무엇일까? 초대교회 박해시대 예수님을 섬기며 따르는 최고의 길은 순교였습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초대교회 칫 순교자 스테파노 이후 교회는 유다, 사마리아, 갈릴래아를 넘어 땅끝까지 복음이 전해졌습니다. 순교자들의 피로 많은 열매를 맺었습니다. 조선 땅에 복음이 처음으로 전해졌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만 명이 넘는 순교자들의 피로 한국 교회는 자라 많은 열매를 맺었습니다. 박해 상황이 끝나면서 교회 안에서는 순교에 준하는 예수님을 섬기며 따르는 길로 수도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나라의 비유로서의 수도생활의 모범에 따른 모든 믿는 이들의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삶으로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의 나라는 풍성한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섬김과 봉사의 삶, 가난한 이들과의 공감, 연대, 나눔의 삶이 오늘날 교회가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비유가 될 수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생태복지마을 공동체가 지향하는 것입니다.
죽음 너머에 대해서 알지 못할 때, 인생은 허무고 순교는 무의미한 것이 됩니다. 코헬렛이 말한 것처럼. 그러나 <코헬렛>이 제기한 죽음의 문제에 대해 <지혜서>는 창조의 계시를 통해 인간은 영원한 생명을 지닌 불멸의 존재임을 드러내 보여줍니다. 때가 되었을 때,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파견하시어 인간은 영원한 생명을 지닌 불멸의 존재임을 입증해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이루어질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선포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예수님 때문에 자기 목숨을 내놓는 이들은 하느님의 나라에서 월계관을 쓰고 아버지의 영광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습니다.
입추가 지났지만 폭염과 열대야는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밥집 집없는 식구들을 위해 만든 상설장터 임시 쉼터에 사는 식구들과 철거 전 빈집들에 사는 식구들이 걱정입니다.
가난한 이들의 고초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얼마나 나약하고 부족하고 불완전한 죄인인가를 깊이 깨닫습니다. 그리고 인류의 '공동의 집'인 지구의 자연과 환경 보호에 대한 무관심이 얼마나 큰 불행을 자초하는지를 봅니다.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이 얼마나 큰 죄악인지를 깊이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