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우리나라의 경제계 및 문화계 인사들이 모여 <사단법인 우리술문화원(이하 문화원)>이
라는 비영리 민간단체를 만들었다. 문화원은 우리나라 고유의 다양한 술을 비롯한 각종 전통 문화자
원을 과학화, 산업화하고 문화를 창달하기 위한 공익사업을 펼쳐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격
증진에 힘쓴다는 거창한 창립목표를 내걸었다. 애주가 이화선이 집필한 「동아시아 술 문화사」도
문화원에서 지원한 비용으로 발간되었다.
모든 유기체는 적당한 조건이 갖춰지면 저절로 발효하여 술이 된다. 인류는 발생 초기부터 술을 마셔
왔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100% 공감이 가는 사건이 있었다. 어릴 때 해마다 봄이 되면 어른들을
따라 깊은 산속으로 봄나물을 뜯으러 갔었는데, 어느 핸가 하도 목이 말라 썩은 더덕뿌리에 고여 있
는 맑은 물을 마셨다가 취해서 혼이 난 적이 있었다. 수렵‧채취생활을 하던 초기인류도 그처럼 우연
히 술이라는 음료를 경험하게 되지 않았을까? 마셔 보니 기분이 좋아 또 찾게 되었고, 그러다가 인위
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으리라.
고대그리스의 주신(酒神) 디오니소스가 포도주 양조장 주인이었다면, 인도의 주신 소마는 암리타(A
mrita)라고 하는 감로주를 만드는 양조장 주인이었다. 암리타는 산스크리트어로 불멸이라는 뜻이라
고 하니, 술 이름으로는 제격이 아닌가 싶다. 고구려 건국신화에는 천제(天帝)의 아들 해모수가 하백
의 딸 유화를 술에 취하게 만들어 교접했다는 내용이 있다. 그 결실이 주몽이었다. 고려 문신 이규보
가 지은 『동국이상국집』 「동명왕 편」에 나오는 얘기다. 해모수가 만약 현대에 살았더라면 Me to
o에 걸려 승천도 못하고 망신만 당했을 뻔했다. Me too 신고 1호 사건으로 관심을 모았던 안희정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판결인데, 신고한 김지은이 애처로워서 어쩌나?
제1장 <동아시아의 증류주>는 증류주의 기원과 제조방법 및 이동경로에 대한 얘기다. 지금까지는
물론 앞으로도 증류주가 어디에서 최초로 만들어졌는지는 명확하게 밝혀낼 수 없을 것이다. 몽골 또
는 중국에서 처음 만들어 비단길을 타고 서역으로 전해졌다는 설, 반대로 서역에서 처음 만든 증류주
가 비단길을 타고 몽골이나 중국으로 전해졌다는 설, 이동경로가 육지가 아니라 바다였다는 설 등이
분분할 뿐 기록이 없기 때문에 어느 것이 정설이라고 확인할 방법은 없다. 어차피 명확하게 밝혀질
일도 아닌데 주장하는 학자마다 제 주장이 옳다고 다투는 모양새가 가소롭다. 인류의 보편적 지혜나
취향으로 보아 여러 지역에서 비슷한 시기에 자연발생적으로 비슷한 증류주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제2장 <누룩의 출현과 동아시아의 발효주>에서는 누룩의 기능과 계통을 분류한 후 콩과 연결하여
그 기원을 추적한다. 제3장 <고대 한민족 디아스포라와 술>에서는 ‘강제적으로 공간이동을 당한 한
민족의 디아스포라를 사례로 들었다.’고 설명해놓았다. 그리스어인 디아스포라는 식물의 파종 또는
민족대이동을 뜻하는데, 여기서는 분명 민족대이동을 뜻했을 것인즉 굳이 디아스포라라는 ‘유식한’
용어를 고집한 이유가 떫다. 고분벽화를 중심으로 삼국의 술문화를 탐색해보겠다니 읽어는 보겠지
만, 상당히 빈정이 상하는 문화적‧언어적 사대주의다.
제4장 <꿀술>에서는 곡주나 포도주의 범주를 벗어나 다양한 술의 기원에 대해 알아본다. 저자는 꿀
술의 기원이 인류 발생 훨씬 전인 중생대의 쥬라기와 백악기 사이임을 논증으로 밝혔다고 자랑한다.
고급 양장으로 된 책이라 368페이지짜리 치고는 책값도 만만찮은 2만 3천 원인데, 이따구 얘긴 줄 알
았더라면 사지 않았을걸 싶어 벌써 책값이 아까워진다. 인류 발생 이전에 자연계에서 저절로 발효된
술 얘기가 왜 필요한가 말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모든 유기체는 적당한 조건을 만나면 발효하여 저
절로 술이 된다. 당연히 38억 년 전 지구상에 처음 유기체가 발생했을 때부터 어디엔가는 알코올이
발생했을 것이다. 중생대에 처음 꽃식물이 탄생했다면 당연히 꿀술도 저절로 생겨났을 터, 굳이 논증
할 필요도 없다. 그것이 인류와 만났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이야기 거리가 되는 것 아닌가.
모델 문가비
외모와 체격과 비부색은 분명 혼혈인데 부모 모두 한국인이란다.
먼 조상 누군가로부터 물려받았을 DNA가 저 아이한테서 발현된 생물학적 신비!
제5장 <동아시아의 유목문화와 술>에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음식문화와
달리 선택적으로 수용한 술문화에 대해 재료적 특수성, 자연환경, 문화적 배경 등을 분석한다. 제6장
<동아시아 양조기술의 전승과 현대적 재해석>에서는 소동파의 술인 ‘동파주’와, 조선시대 서유구(17
64~1845)가 지은 「임원경제지」에나오는 ‘동파주’를 비교했다. 서유구는 「조선시대 과학의 순교
자」 <정약용의 그늘에 가린 서유구> 편에서 소개했던 인물이다. 끝으로 한국의 여러 전통명주 가운
데 ‘호산춘’과 ‘석탄향주’의 제조기법과 재료를 분석했다. 고향 술 ‘호산춘’ 얘기가 반갑다. 이 가운데
재미있는 얘기만 골라서 소개한다.
출처:문중13 남성원님 글
첫댓글 전쟁 공포가 저만큼 물러난 것 만도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수 없으며 이를 바탕으로 서서히 남북간 교류를 해나가는게 상식적인 순서로 여겨 집니다. 개성 남북공동 연락사무소의 개소를 위한 전력,건설자재,기술장비를 헌신적? 으로 전담하는 우리와는 달리 뒷짐지고 느긋이 지켜보는 북한, 또한 한국의 꼴? 로 치부하는 미국의 못마땅한 혹평, 매사가 서두르면 화를 불러일으키는 졸속을 가져 옵니다. 월요일 아침 입니다. 새로운 한주 활기있게 시작 하십시요.